[고개드는 서울 도시정비사업]5개월 만에 재개 '여의도 한양', 현대·포스코 '2파전'①'안정성 vs 이익' 수주 전략 차이 뚜렷, 이달 23일 시공사 선정 예고…시정 조치탓 지연
전기룡 기자공개 2024-03-22 07:48:37
[편집자주]
서울시 도시정비 사업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 규제와 원자재수급 불안정으로 표류했던 각종 사업이 곧 시작될 조짐이다. 1970년대 지어진 노후 단지 조합들이 최근 사업 속도를 높이자 서울시가 지원 의사를 밝히며 화답했다. 둔촌, 흑석, 한남, 용두, 여의도 등 각지 사업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서울시 내 주요 도시정비 사업의 각종 이슈와 현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15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이 시공사 선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 서울시의 시정 조치로 인해 수주전이 한 차례 미뤄진 지 5개월여만이다. 잡음이 불거졌던 사업지 내 롯데슈퍼 부지를 매입하는 절차도 마무리됐다. 이번 수주전도 5개월 전과 같이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2파전 양상을 보인다.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모두 여의도 재건축사업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한양아파트를 랜드마크 단지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다만 현대건설은 '수익성'을, 포스코이앤씨는 '안정성'을 각자의 무기로 꺼내 들었다. 오는 23일로 예정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전체회의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여의도 1호 재건축' 타이틀 반납, 서울시 시정조치 영향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이 지난해 7월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내며 본격화됐다. 비슷한 시기 추진된 공작아파트와 목화아파트, 삼부아파트 등보다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였던 만큼 '여의도 1호 재건축사업'이라는 타이틀을 확보하는 것도 유력해 보였다.
당시 공고문에 따르면 부지 3만4879㎡에 연면적 29만430㎡, 지하 5층~지상 56층, 5개동, 956가구 규모로 계획됐다. 컨소시엄이 불가능하다는 제한을 뒀다. 입찰 마감 전까지 입찰보증금 50억원과 이행보증보험증권 100억원을 납부한 건설사에만 참가 자격을 부여하겠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총 150억원을 납입해 수주전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두 곳이다. 두 건설사 모두 각자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겠다고 설득했다. 한양아파트의 시공권을 확보할 경우 향후 예정된 여의도 정비사업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도 작용했다.
단지 내 홍보관을 마련하고 표심을 잡기 위한 작업도 이어졌다.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신탁 방식이기 때문에 조합총회가 아니라 '토지 등 소유자 전체회의'를 통해 시공사가 가려진다. 주택 경기가 바닥을 찍었지만 여의도 1호 재건축사업이라는 상징성 덕분인지 두 건설사는 치열한 경쟁 구도를 띄었다.
다만 계획대로 사업이 진척되지 않았다. 서울시가 입찰 공모 지침서에 상가 내 롯데마트 부지가 포함된 걸 문제 삼아 지난해 10월 시공사 선정 중단 시정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부지 소유자인 롯데쇼핑 동의를 받지 않았음에도 구역계에 포함된 것이 현행법령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KB부동산신탁은 중단 직후 인허가 자문과 법률 검토를 맡길 협력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공고도 올렸다. 지난해 12월에는 롯데쇼핑으로부터 898억원에 상가 부지를 매입하기 위한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여의도 1호 재건축이라는 타이틀을 공작아파트에 넘겨줬다. 공작아파트 시공권은 단독 입찰한 대우건설로 넘어갔다.

◇포스코이앤씨 '안정성 추구' vs 현대건설 '개발이익 극대화'
KB부동산신탁은 롯데마트 부지를 매입하고 3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를 재개했다. 시공사 선정이 예정보다 5개월 가까이 지연됐지만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모두 수주 의지를 꺾지 않았다. 그만큼 한양아파트가 지닌 상징성이 높다고 봤다.
눈에 띄는 부분은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모두 직전과 동일한 공사비를 제시했다는 데 있다. 현대건설이 책정한 공사비는 7740억원으로 3.3㎡당 823만원 수준이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7021억원(3.3㎡당 797만원)을 제안했다. 공사비 측면에선 포스코이앤씨가 우위를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사비와 함께 안정성에 무게를 둔 수주 전략을 내세웠다. 도급계약서에 입찰 마감일로부터 12개월간 그리고 실착공 이후 입주시까지 물가상승에 의거해 공사비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조항(제19조: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의 조정)을 담은 게 대표적이다.
소유주 환급금을 선상환해 토지 등 소유자의 금융부담도 덜어준다. 포스코이앤씨는 '시공사 대여금→토지 등 소유자 환급금→사업비→공사비' 순으로 상환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KB부동산신탁이 제시한 설계안을 대부분 수용해 향후 설계변경 등 잡음이 불거질 가능성 역시 최소화했다.
이와 달리 현대건설은 비싼 공사비를 감내하는 대신 개발이익을 극대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기존 전용면적 59·84㎡ 128실로 계획된 오피스텔을 전용면적 119㎡ 104실로 전환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복층과 테라스가 혼합된 하이엔드 오피스텔을 일반 분양할 경우 분양수익이 계획 대비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상가를 지하화하는 과정도 수반된다. 지하화 공사가 계획대로 이뤄질 시 근린생활시설의 계약면적은 2만2792㎡에서 2만6091㎡로 14.5%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건설의 도급계약서상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은 착공 시점에 일반 분양된다. 현대건설이 예상하는 가구 당 개발이익은 3억6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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