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 Showbiz]샤롯데씨어터, 뮤지컬 마니아 성지로…넥스트스텝은윤세인 롯데컬처웍스 공연사업팀장, 그룹 브랜드 가치 확장
이지혜 기자공개 2024-03-26 08:14:24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6년 10월 28일, 샤롯데씨어터가 문을 열었다. 샤롯데씨어터 개관은 한국 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뮤지컬 전용 극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노른자땅인 서울 잠실에 샤롯데씨어터를 짓느라 롯데그룹은 450억원이나 들였다.혹자는 샤롯데씨어터가 수익을 낼지, 홍보가 될지 우려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샤롯데씨어터는 이런 시각에 애써 반박하지 않았다. 대신 국내 최고의 작품을 엄선해 무대에 올렸다. 덕분에 지금은 ‘샤롯데씨어터 공연작은 검증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를 받으며 프로듀서가 가장 선호하는 극장에 등극했다
윤세인 롯데컬처웍스 공연사업팀장은 샤롯데씨어터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함께 한 인물이다. 의자, 커튼부터 홍보까지 샤롯데씨어터에 윤 팀장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그의 꿈은 샤롯데씨어터가 ‘뮤덕(뮤지컬 덕후, 마니아)의 놀이터’가 되는 것이다. 뮤지컬을 사랑하게 만들고 뮤지컬을 사랑하는 모든 이가 머무는 공간을 지향한다.
◇“감동 깊게 우러나는 ‘장독’같은 매력이 뮤지컬의 강점”
윤 팀장이 롯데그룹에 자리를 잡은 건 올해로 딱 21년차다. 2년을 뺀 19년 동안 윤 팀장은 샤롯데씨어터, 뮤지컬로 경력을 채웠다. 본인조차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롯데그룹에 오기 전 윤 팀장의 전공이나 커리어는 뮤지컬과 거리가 있었다.
일본 와세다대학교에서 연극영화과를 전공한 그는 영화 제작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2003년 SM엔터테인먼트로 자리를 옮겨 동방신기와 보아 등 인기 아티스트의 한국과 일본 콘서트를 집중 지원했다. 이때 라이브 콘텐츠에 매력을 느낀 그는 2005년 롯데그룹의 제안을 받아 뮤지컬 사업추진실에 자리를 잡았다.
윤 팀장은 “라이브 콘텐츠 쪽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 롯데그룹이 뮤지컬 전용 극장을 짓는데 같이 일하자고 제안했다”며 “처음 생각과 달리 샤롯데씨어터 개관을 위해 내외부 인테리어, 홍보와 마케팅, 계약서를 만드는 것까지 모든 일을 다 해야 했다”고 말했다.
하루하루 격무에 시달렸던 그가 버틸 수 있었던 건 뮤지컬의 매력 덕분이었다. 특히 뮤지컬 <라이온킹>은 윤 팀장에게 의미가 깊다. 첫 뮤지컬 작품이자 샤롯데씨어터의 개관작이다. 2006년 <라이온킹>을 개관작으로 삼은 건 고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었다. 성과도 상당했다. 국내 최장기 연속공연, 최다 관객 동원 등 굵직한 신기록을 세웠다.
윤 팀장은 뮤지컬이 마치 ‘장독’과 같다고 했다. 같은 작품을 여러 번 볼수록, 시간이 더해질수록 감동이 더 진해진다는 의미다. 빠르게 만들어 한 번 먹고 마는 인스턴트 음식, 인스턴트 작품과 다른 지점이다. 뮤지컬에 회전문 관람, 즉 같은 작품을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마니아가 유독 많은 이유다.
그는 “<라이온킹>, <오페라의 유령>같은 명작은 수십년씩 공연을 하기에 모든 스텝이 작품을 아끼고 보존하려 애쓴다”며 “어릴 때 봤던 작품을 자녀와 함께 볼 정도로 오랫동안, 관객과 스텝의 추억과 정성이 모여 작품을 만든다는 게 뮤지컬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샤롯데씨어터, ‘작품성과 대중성+공공성’까지 잡는다
샤롯데씨어터 개관 당시 윤 팀장은 극장 홍보에 일부러 공을 들이지 않았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윤 팀장은 “극장은 작품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좋은 콘텐츠를 언제, 어떻게 가져올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했다”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이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대중성과 작품성이 공연작 선정의 기준이라면 공공성은 윤 팀장의 지향점이다. 그는 “샤롯데씨어터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좋은 작품을 선택하되 극장으로서 공공성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며 “뮤지컬 마니아가 즐기는 공간이 되는 동시에 처음 뮤지컬을 접한 관객이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관객의 저변을 확장하는 게 샤롯데씨어터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탄생한 게 ‘몽 드 샬롯’이다. 몽 드 샬롯은 공연작에 맞춰 음식을 제공하는 스토리텔링 레스토랑으로 2022년 12월 문을 열었다.
윤 팀장은 “9가지 코스요리를 작품의 스토리를 맞게 구성하고 결말은 공연에서 알 수 있도록 만든 콘텐츠"라며 “수익성을 지향하기보다 관객이 샤롯데씨어터와 뮤지컬을 사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놀라운 점은 샤롯데씨어터의 운영은 물론 뮤지컬 제작과 투자, 마케팅, 몽 드 샬롯 등 갖가지 이벤트를 단 15명이 진행한다는 것이다. 개별 직원의 업력이 길어 여느 극장보다 효율성이 좋다고 윤 팀장을 설명했다. 일당백의 용사인 셈이다.
◇브랜드 가치 제고와 확장이 과업
샤롯데씨어터가 국내 1위 뮤지컬 극장으로 공고하게 입지를 다진 지금, 윤 팀장은 브랜드 가치의 확장을 고심하고 있다. 현재 눈여겨보는 사업은 브랜드를 활용한 극장 운영 대행업이다.
윤 팀장은 “극장을 운영한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만큼 상당한 노하우와 인프라가 생겼다”며 “브랜드 가치와 극장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다른 공연장을 운영하는 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그룹의 브랜드 마케팅에 샤롯데씨어터가 기여할 것으로 바라본다. 그는 “뮤지컬 시장은 작지만 콘텐츠 파급력은 엄청나다”라며 “그룹의 문화 마케팅에 있어서 샤롯데씨어터가 대중의 감성에 다가서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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