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퇴직연금 구루' 교보생명 조길홍 본부장의 '영업비책'연금시장 31년 베테랑, 네트워킹 무기…지급 단계 중요성 강조
이돈섭 기자공개 2024-03-27 08:15:17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08:03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의 조길홍 법인사업본부장(전무·사진)은 국내 퇴직연금 업계 전체를 통틀어 최고 선임격 선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8년생인 조 본부장은 전주우석대 일어일문과를 졸업, 1993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올해로 31년째 퇴직연금 시장에서 일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법인사업본부장직을 맡아 퇴직연금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지난해 말 교보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 위탁 규모는 12조5780억원(DB·DC·IRP 합계). 보험업계에선 삼성생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각 제도 적립금의 최근 1년 성과는 업계 최상위권 수준을 자랑한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교보생명 법인사업본부 사무실에서 만난 조 본부장은 '끈끈한 네트워크'를 성과의 비결로 꼽았다.
◇ 퇴직연금 시장 삼분지계 "지급 단계가 중요"
퇴직연금 시장이 형성된 건 불과 몇년 전 일이다. 과거 '종업원 퇴직적립보험' 이름의 금융상품은 보험사만 취급했다가 퇴직보험으로 변모하면서 은행들이 시장에 참여했고 2005년 퇴직연금 제도가 시행되면서 증권업계도 뛰어들었다. 시장 확대는 반길 일이지만, 보험사 입장에선 은행과 증권 참여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 사업에 전사 역량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 최근 생보업계는 성장동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업권 안팎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조 본부장은 이런 상황 속에서 차별화 전략이 절실하다고 판단한다. 퇴직연금 적립금을 끌어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급 단계에서 연금 형식으로 수령케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타 업권 사업자 대부분은 이 사업 영역에서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 적립금을 끌어모은 뒤 향후 연금을 수령할 때 자사 계좌를 이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평생고객 풀을 확대하는 걸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보험사에서 적립금을 운용하고 은행이나 증권 계좌로 연금을 수령케 하면 타 업권과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의견이다.
조 본부장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퇴직연금 중요성은 계속 커질 텐데 일시금으로 받으나 연금으로 받으나 차이가 없다면 연금 형식으로 수령하는 사람들은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망 시까지 종신 연금으로 수령한다고 했을 때 일정 수준 세금을 면제하는 등 연금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사 끈끈한 네트워킹 바탕 "글로벌 자산배분 강조"
40여년 간 퇴직연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교보생명 법인사업본부의 경우 임직원으로 하여금 특별한 이슈가 없는 이상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게 독려한다. 사원 시절 만난 고객사 직원이 과장, 차장, 부장 등으로 함께 성장해나가면 끈끈한 관계가 구축되고 둘도 없는 파트너가 되기 마련이다. 조 본부장 역시 그렇게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노무사와 세무사, 계리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로 이뤄진 컨설팅센터를 본부 내 구축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대부분 기업은 특정 임직원이 적립금 운용 결과를 책임지기 때문에, 부채 상황에 맞춰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는 데만 주력하는 게 현실이다. 추가 수익률을 내려다 자칫 역성과가 날 경우 옷을 벗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기업들이 대개 DB 적립금 운용 담당 KPI 항목에 운용 성과를 포함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책당국이 일정 규모 이상 법인에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설치케 하고 여기에서 IPS를 작성한 뒤 이에 기반해 투자를 집행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위원회 위원들이 서로 나누게 했지만, 위원들 역시 결과에 부담을 느끼긴 매한가지다.
조 본부장은 "대기업의 경우 적립금 규모가 수천억원에서 조단위로 올라가는 경우가 있어 재무 안정성을 1차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 위해선 관리 역할을 잘 하는 사업자에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보생명은 본부 직원들의 근무기간이 길다보니 서로가 서로를 믿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배당형을 찾는 기업의 경우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 등으로 장기간 성과를 추종할 수 있는 솔루션을 주로 제공한다. 실제 교보생명의 고객사 중 상당수가 이 컨셉트로 적립금을 운용하고 있기도 하다. 퇴직연금 사업을 함께 주도할 계열 자산운용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품을 적시에 소싱하는 능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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