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한미약품 '통합그룹' 탄생]신동국 입장에 바뀐 판세, 한미 이사회 4가지 가능성가처분 인용시 통합 올스톱, 기각되더라도 이사회 변수에 따라 통합 향방 결론
최은수 기자공개 2024-03-25 08:36:45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3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그룹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임종훈 사장을 지지를 선언하면서 OCI-한미그룹의 통합 작업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28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 전 신주발행가처분 결과가 나오는 만큼 이를 지켜봐야 하는데다 국민연금의 지지까지도 필요해졌다.통합을 가로막을 변수가 크지 않다고 봤던 OCI그룹 측에선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이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경우의 수에 따라 어떤 행보로 나아갈 지 검토하고 있다.
◇'백중세'된 흐름, 낙관하던 통합 이사회 장악 어려워
OCI-한미그룹의 통합 전략은 '개인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판단을 기점으로 변곡점을 맞았다. 그간 거의 제기되지 않았던 통합 무산에 대한 가능성도 본격적으로 얘기되고 있다는 점도 주요한 포인트다.
양그룹 통합의 선결요건은 신주발행으로 추가 지분을 취득하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OCI그룹 총수 이우현 회장을 비롯한 인사들이 입성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소송으로 신주발행 무산 가능성에 이제는 이사회 입성 가능성까지 쉽지 않아졌다.
임종윤·종훈 사장을 비롯해 신 회장까지 비토를 놓으면서 통합에 분명한 반대세력 지분은 40.57%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현재 통합추진하기 위한 전열 마련에는 박빙의 표대결이 불가피 하다.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 자체가 OCI그룹 입장에선 달가운 일이 아닌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다른 캐스팅보터인 국민연금공단의 판단에 관심이 몰린다. 국민연금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 의결권 행사 지침과 관련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은 모두 엇갈린 상태다. 임종윤 사장 측이 이사회를 장악할 가능성도 한층 높아지면서 기존 OCI그룹의 원안대로 통합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경우의 수는 4가지, OCI 판단에 따라 통합 무산 가능성
일단 임종윤 사장이 제기한 신주발행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OCI그룹은 딜을 종결할 가능성이 높다. 신주발행까지 마무리 돼야 OCI그룹이 확실한 지배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OCI그룹 측은 이 점에 대해 신주발행이 막히면 모든 딜을 '올스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바 있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고 신주발행이 가능하게 되면 이사회 구성에 있어선 4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먼저 이사 총수를 10명으로 두는 한미사이언스 정관상 남은 자리는 최대 6자리다.
한미사이언스의 기존 이사진은 사내이사 송 회장, 대법관 출신 김용덕 김앤장법률사무소 기업법연구소장,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출신 신유철 변호사, 곽태선 에스앤엘파트너스 선임미국변호사 등이다. 송 회장 외 3명은 사외이사다.
이들은 임기가 남아 있어 자진 사임하지 않는 한 그대로 간다. 또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는 집중투표제를 채택하지 않았다. 표 대결을 통해 하나라도 많은 표를 얻는 6인의 후보가 이사회에 합류할 수 있다.
더불어 기존 이사진에 이미 사외이사가 3명이라 사외이사 최소 요건 비율인 4분의 1(25%)은 이미 채웠다. OCI-한미 측(임주현·이우현·최인영·박경진·서정모·김하일)과 임종윤 사장 측(임종윤·임종훈·권규찬·배보경·사봉관) 추천 인사 모두 규정에 가로막혀 이사회에 합류하지 못할 일은 없다는 의미다.
이를 고려할 때 이번 주총 결과에 따른 이사회 구성 시나리오는 △OCI-한미그룹 구성 △OCI-임주현-임종윤측 공존 △임주현 사장 제외된 OCI-임종윤측 공존 △임종윤 사장 측의 형태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고 신주발행이 가능해지면 OCI그룹은 이사회 구성의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우선 통합의 가장 이사적인 조화인 OCI-한미그룹 인사들의 구성 외에는 모두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우선 3개 세력의 구성인 'OCI-임주현-임종윤측 인사'의 구성까지는 OCI그룹이 감내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OCI그룹은 본인을 제외하고 통합이라는 중대한 변화가 논의된 데 분노한 임종윤 사장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진행한 바 있다. 통합그룹에서 함께 새로운 미래를 그리자고 설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구도에 대해선 임주현 사장이나 임종윤 사장 측이 반대할 가능성이 큰데다 갈등 가능성도 있다.
임주현 사장이 제외된 OCI-임종윤 측의 공존은 OCI그룹 입장에선 새로운 파트너와 손을 잡는 문제이기 때문에 역시 쉽지 않은 결정이 된다. 또한 지속적으로 OCI그룹은 임주현이라는 합리적이고도 온화한 리더십이 없는 한 통합은 의미가 없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진 바 있다. 마지막으로 임종윤 사장 측이 장악한 이사회 구성으로 마무리 되면 OCI그룹과 한미그룹과의 통합은 신주 발행이 가결되더라도 최종 결렬로 마무리 된다.
이 회장은 이번 사안과 관련돼 "가처분 결과 및 주총 상황을 지켜보고 최종적인 행보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신동국 회장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한 후 답변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신 회장은 지지발언이 공개된 후 경영권을 둔 분쟁보다 회사 안정과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 및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는 별도의 입장문을 냈다. 이 역시 임종윤 사장 측 홍보채널을 통했다.
신 회장은 입장문에서 "궁극적으로는 중차대한 과정에서 대주주 일가 모두의 참여와 관계 정상화도 함께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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