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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주주제안 수용' 에스앤디, 멀어진 오너2세 사내이사 진입여상완 부사장, 13년째 미등기 '가업승계 지연'

이우찬 기자공개 2024-03-27 08:11:4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앤디의 최대주주인 여경목 대표가 재무적투자자(FI)의 주주제안을 대거 수용한 반면 오너 2세 여상완 부사장의 사내이사 진입은 이번에도 미뤄졌다. 주주행동이 수면 위로 떠오른 탓에 여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아예 올라가지도 못했다. 여 대표가 고령에 접어든 상황이지만 2세 승계작업은 가닥을 잡지 못하는 분위기다.

에스앤디는 지난 22일 정기주주총회를 마쳤다. 2대 주주로 있는 유안타세컨더리 2호펀드가 경영 참여를 선언하며 주주행동을 개시한 상황에서 대주주인 여 대표가 주주제안을 받아들였다. 주주제안 중에는 이사 선임 안건도 포함됐다. 유안타가 제안한 기타비상무이사와 상근감사가 모두 선임됐다.

여 대표의 장남인 여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올리지도 못한 셈이다. 1954년생인 여 대표는 70세를 넘겨 고령에 속한다. 한국식품기술사협회 부회장을 겸직하며 왕성하게 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긴 하지만 시장에선 가업승계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85년생인 여 부사장은 여 대표에 이어 개인 2대 주주다. 에스앤디에서 최고운영책임자로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그는 최대주주인 부친 여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23.3%에 해당하는 지분을 넘겨받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사내이사 선임은 대외적으로 오너십을 단단하게 구축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됐다. 다만 이번 유안타의 주주행동 탓에 여 부사장의 이사회 진입 여부를 고민할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다. 2011년부터 경영 수업을 받아온 여 부사장의 등기임원 선임은 시간 문제로 보였으나 주주행동이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시장에선 가업 승계에 당분간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이슈 이외에도 주가 측면을 고려해야 해서다.

여 대표는 350억원어치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한 주식소각을 받아들였다. 공개매수가는 3만원이다. 유안타의 주주제안을 수용하면서 에스앤디 주가는 지난 25일 종가 기준 2만8200원까지 상승했다. 유안타가 주주행동을 공식화한 지난달 6일 종가(1만7360원)보다 62% 올랐다. 주가가 상승하면서 오너 입장에서는 지분 이전을 위한 증여 카드를 쉽게 꺼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개매수 절차가 마무리되고 유안타의 엑시트가 종료된 뒤에야 승계 작업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주총을 거쳐 유안타의 추천 인사들이 에스앤디 경영에 관여하게 됐다. 먼저 강인식 GB벤처스 투자본부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유안타가 주주 제안한 함영섭 상근감사도 있다. 전임 최병록 감사의 경우 비상근이었던 점과 대조된다. 감사의 견제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예측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감사는 기업의 회계와 업무를 감사한다. 이사회에 임시주주총회의 소집을 청구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이사회는 여 대표와 강 비상무이사, 김동철·여익현 사외이사로 재편됐다. 사내이사로는 여 대표 혼자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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