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넥스트 오너십]대화제약, 이례적 장수 CEO…2세 단독경영 시험대[대화제약] 6년임 노병태 회장 대표이사 사임…15년만의 오너 단독체제
정새임 기자공개 2024-04-04 08:25:19
[편집자주]
국내 제약사들은 창업세대를 넘어 2세, 3세로 전환되는 전환점에 진입했다. 공교롭게도 '제네릭'으로 몸집을 불린 업계가 공통적으로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다. 새로운 오너십을 구심점으로 신약개발·투자·M&A·오픈이노베이션 등에 나서고 있다. 이들 후계자들이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제약사 더 나아가 국내 제약업계의 명운이 갈린다. 더벨은 제약사들의 오너십과 전략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평사원에서 대표이사 회장까지. 오너 중심의 보수성이 강한 제약업계서 전문경영인이 회장까지 오른 사례는 매우 드물다.대화제약은 일찍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며 기존 제약사와 다른 길을 갔다. 15년간 회사를 이끈 노병태 대표이사 회장은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와 함께 제약업계 몇 안되는 장수 CEO로 꼽힌다.
최근 노 회장의 경영 은퇴가 결정되면서 대화제약은 새로운 변화를 맞게됐다. 오너와 전문경영인 공동체제에서 후계자가 전면에 올라서는 전환점에 섰다.
◇40년 '대화맨' 노병태, CEO 내려놓고 명예회장으로
2014년 김 명예회장이 복귀하긴 했지만 후계자에게 자리를 물려주기 위함이었지 노 회장을 불신임 한 건 아니었다. 2015년부터 노 회장은 김 명예회장의 장남 김은석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노 회장은 지난해 6연임에 성공하며 제약업계 장수 CEO의 상징적인 인물이 됐다. 근속 40년, 대표이사로 재직한 기간만 15년에 달한다.
그런 그가 올해 정기주총을 기점으로 경영에서 물러났다.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모두 내려놨다. 아직 임기가 2년 더 남은 상황이었기에 노 회장의 사임은 더욱 갑작스러웠다. 1961년생인 그는 정년 퇴임 나이를 약간 넘어섰지만 은퇴를 할 정도는 아니다.
노 회장은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명예회장으로 남는다. 창업주와 동일한 대우다. 오랜기간 회사를 위해 헌신한 그에게 예우를 표한 결정이다.
대화제약 관계자는 "노 회장의 퇴임은 일신상 사유"라며 "건강상의 이유라던지 노 회장이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사임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15년만의 오너 단독체제…경영 전면에 선 2세 김은석
이제 주목해야 할 건 노 회장이 떠난 대화제약이다. 오랜 기간 오너와 전문경영인 각자 경영체제를 유지했던 대화제약은 이제 오너 1인만이 남았다. 오너 2세가 단독대표로 전면에 올랐다.
노 회장 사임으로 대화제약은 김은석 대표 단독체제로 전환했다. 김은석 대표는 창업주 김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1975년생인 그는 2008년 입사해 2015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대화제약은 후대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도 오너와 전문경영인 투톱 체제를 유지했다.
오너 2세인 김은석 대표가 단독 대표이사로 서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은석 대표는 노 회장보다 14살 어리지만 그와 약 15년간 합을 맞추며 경영능력을 쌓았다.
오너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해도 경영방식이나 사업전략이 급격히 달라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최근 임원진의 변화라면 영업을 중심으로 임원 수가 꽤 줄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영업지부장 2명과 독일 관계사 대표 임원 1명이 퇴임했다. 미등기임원이 14명에서 11명으로 줄었다. 영업지부장 2명은 노 회장처럼 1990년대 입사해 영업의 길을 쭉 밟아온 인물들이다. 대화제약이 CSO를 통한 영업외주화를 꾀하면서 임원진에도 변동이 생겼다.
김은석 대표가 향후 어떤 비전을 내세우며 리더십을 발휘할지는 아직 공개된 바 없다. 앞으로 오너 단독경영 체제가 계속될 지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노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후 뒤를 이을 전문경영인을 곧바로 선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분간 오너 단독경영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대화제약 관계자는 "새로운 전문경영인 선임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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