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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넥스트 오너십]한독 오너 3세의 과업, 부친 못이룬 '오픈이노베이션 성과'광범위한 바이오 투자 결실 미미, 디지털헬스 신사업도 고민

정새임 기자공개 2024-03-13 09:19:47

[편집자주]

국내 제약사들은 창업세대를 넘어 2세, 3세로 전환되는 전환점에 진입했다. 공교롭게도 '제네릭'으로 몸집을 불린 업계가 공통적으로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다. 새로운 오너십을 구심점으로 신약개발·투자·M&A·오픈이노베이션 등에 나서고 있다. 이들 후계자들이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제약사 더 나아가 국내 제약업계의 명운이 갈린다. 더벨은 제약사들의 오너십과 전략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 전면에는 서지 않지만 전체적인 전략을 결정하는 한독의 오너 3세 김동한 전무. 아직 부친의 막강한 영향력 아래 있지만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분명하다. 오랜기간 사방으로 뿌려놓은 투자 씨앗을 싹트게 하는 일이다.

남들보다 앞장서 실천한 오픈이노베이션은 한독의 미래이자 과제로 떠올랐다. 디지털헬스케어라는 신사업을 확장하는 데에도 김 전무의 역할이 막중해졌다.

◇'남들과 다른 길' 일찍이 눈뜬 오픈이노베이션

한독은 여타 제약사와 조금 다른 길을 걸어왔다. 시작이 창업주의 의약품 판매 사업이라는 점은 같다. 창업주 고 김신권 명예회장을 필두로 1954년 세운 연합약품이 전신이다. 이후 김 명예회장이 독일 제약사 훽스트(현 사노피아벤티스)와 손을 잡으며 합작 법인으로 탈바꿈 했다. 국내 제약업 최초의 합작사다.

사노피와의 관계는 약 50여년 뒤인 2012년 완전히 정리됐다. 양사의 연은 한독의 사업 방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다수 국내 제약사가 가지 않은 희귀질환을 강화하거나 신약 개발을 위해 일찍부터 오픈이노베이션에 적극적이었다는 점 등이 꼽힌다.

오너 2세인 김영진 회장은 파트너사인 아벤티스파마의 현지법인 대표를 지내며 글로벌 제약사의 시각을 한독에 적용했다. 일반의약품을 통해 캐시카우를 만들고 이를 신약개발에 투자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약 15년 전부터 오픈이노베이션을 강조했던 배경이다.

제넥신, 툴젠 등 국내 바이오벤처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해외 벤처로도 눈을 돌렸다. 한독의 합자회사 경험을 살려 테바와 한독테바라는 새 합자회사도 차렸다. 자체 개발로는 가기 힘든 신약 개발의 길을 유망 기업과 협업해 이뤄내겠다는 구상이었다.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구사한 결과 약 10년 만에 계열사가 급격히 늘어났다. 현재 한독은 △제넥신 △툴젠 △레졸루트 3곳의 상장사와 △에스엘포젠 △일코젠 △킨젠 △칼로스메디칼 △한독테바, △엔비포스텍 △이노큐브 등 12곳의 비상장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 외에도 △웰트 △에스씨엠생명과학 △바이옴엑스 등 단순투자한 바이오텍도 10곳이 넘는다. 지난해에도 펀드 외 5곳에 투자를 단행했다.


◇거두지 못한 성과, 오너3세에게 주어진 숙제

김 회장이 주도해 짠 오픈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를 가시화하는 역할이 장남 김 전무에게 주어지는 분위기다. 김 전무는 회장 직속 부서인 기획조정실에서 경영전략을 세우는 일을 맡고 있다. 주요 투자 계획도 김 전무가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에서 논의된다.

부친이 R&D 협업을 필두로 다수 바이오텍 투자를 주도했다면 현재 김 전무의 기획조정실은 단순투자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김 전무의 역할을 제한할 수는 없다.

김 전무는 2022년 상무 직급으로 이사회에 입성해 주요 의사결정권한을 쥐었다. 비록 부친인 김 회장이 왕성히 경영활동을 하고 있어 그가 전면에 나서진 않지만 김 전무가 맡은 역할이나 비중은 꽤 크다.

부친의 바람과 달리 아직까지 한독의 오픈이노베이션 성과가 두드러진 부분은 없다. 유한양행은 국내 바이오텍 오스코텍과의 협업으로 '렉라자'라는 신약을 냈다. 한독은 제넥신을 통해 성과를 기대했지만 제넥신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계열 바이오텍 성과가 미진하고 경영상황이 악화하면서 한독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한독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투자에 대한 지분법손실 규모는 약 300억원에 육박했다.

지난해에는 연매출 500억원을 차지하던 도입 희귀약들이 원개발사의 인수합병(M&A)으로 판권이 회수돼 타격이 커졌다. 한독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도입 약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자체 신약과 신사업(디지털헬스케어)에서 성과를 보여야할 때라는 분석이다.

미래 신사업에서 김 전무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한독은 최근 디지털헬스케어를 신사업을 점찍고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 이 영역의 스타트업 닥터다이어리, 웰트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투자를 단행했다. 신사업을 주도하는 곳이 기획조정실이다. 한독이 토탈 헬스케어로의 변모를 꾀하는데 있어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무는 젊은 경영인답게 디지털을 융합한 헬스케어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가 대내외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게 된 것도 이 영역에 대한 높은 관심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김 전무의 디지털헬스케어 관심과 한독의 방향성이 맞아떨어지면서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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