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최대주주 플레이그램, MDS테크에 '병주고 약줬다'②최대주주 판단 덕에 매출은 성장, 자금조달 창구로 적극 활용 '난감'
노윤주 기자공개 2024-04-08 07:51:32
[편집자주]
글로벌 시장에 생성형AI 바람이 거세다. 기류를 제대로 탄 곳은 다름 아닌 엔비디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을 제치고 시총 3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파란이다.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줄만한 이슈다. 하지만 가려져 있는 곳이 많다. 엔비디아 협력사로 SK하이닉스 정도만 잘 알려져 있다. 눈을 넓히면 엔비디아의 사업과 연결된 국내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과연 어떤 기업들이 있을까. 엔비디아 밸류체인에서 활약하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지배구조, 성장 전망 등을 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15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DS테크는 2022년 경영권 손바뀜을 겪었다. 한컴그룹에서 플레이그램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빗썸 출신 김재욱 대표가 개인회사인 트라이콘홀딩스를 통해 플레이그램을 인수한 뒤 MDS테크까지 계열사로 편입시켰다.업계는 우려 담긴 시각으로 주주 변경 과정을 지켜봤다. 김 대표가 과거 비덴트, 비티원 등 코스닥 기업을 인수한 후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한 바 있기 때문이다. 2년이 지난 현재, 우려했던 대로 플레이그램은 MDS테크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금융권에서 자금을 차입했다. 교환사채(EB) 발행에도 MDS테크 지분을 활용했다.
다만 실적 성장 측면에서 최대주주 변경이 도움이 됐다. 플레이그램은 MDS테크 인수 후 인공지능(AI)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홍보했는데 결과적으로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해외 협력사와의 파트너십을 늘리고 이들 제품의 국내 총판에 역량을 쏟으면서 정체돼 있던 실적을 다시 성장시킬 수 있었다.
◇플레이그램, 자금 조달 담보로 MDS테크 주식 활용
MDS테크의 최대주주 플레이그램은 작년 말 기준 지분 21.4%를 보유하고 있다. 플레이그램은 김재욱 대표가 2021년 인수한 기업으로 전신은 엔케이물산이다. 포장재료 공급을 주 업으로 삼던 곳인데 김 대표는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신사업을 적극 전개하겠다고 밝혔었다.
플레이그램은 김 대표 체제가 시작된 뒤 한컴그룹으로부터 MDS테크와 하위 계열사 일부를 인수했다. 김재욱→트라이콘홀딩스→트라이콘1호 투자조합→플레이그램→한컴MDS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그려졌다.
김 대표는 코스닥 시장에서 이름이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주요 주주인 비덴트, 버킷스튜디오의 옛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였다. 한 때 잠시나마 빗썸코리아의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현 빗썸 실소유주인 이정훈 전 의장과 빗썸을 두고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으나 강종현, 강지연 남매에게 버킷스튜디오 지분을 매각하고 경영권 분쟁에서 빠졌다. 그 후 선택한 곳이 플레이그램이다.

버킷스튜디오와 비덴트는 계열사간 순환출자,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외부 기업 인수 자금을 마련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플레이그램이 알짜회사인 MDS테크를 자금 조달에 이용하기 위해 인수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우려는 일부 현실이 됐다. 플레이그램은 MDS테크 지분을 담보로 차입금을 늘리고 있다.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에서 총 150억원을 빌렸다. 담보로 제공한 MDS테크 보통주는 1364만1418주다. MDS테크 발행 주식 15.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무상증자로 부여받은 주식을 장내매도하고 EB발행 등에 지속 활용하면서 지분율이 31.51%에서 21.4%로 줄어들기도 했다. 올해 2월에도 아이즈비전을 대상으로 50억원 규모 EB를 발행했다. 교환대상으로는 MDS테크 보통주 192만3067주(2.2%)를 설정했다. EB발행 목적은 콘텐츠사업부 콘텐츠 구매 대금 등이다.
대체불가토큰(NFT) 사업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프레이그램 싱가포르(PLAYGRAM SINGAPORE PTE. LTD)' 법인도 MDS테크에 매각했다. MDS테크는 종속회사 MDS퍼시픽( MDS Pacific Pte., Ltd)을 통해 이 회사를 66억원에 인수해 합병을 진행했다. 블록체인 사업을 전개하지 않는 MDS테크가 사실상 인수할 필요 없는 회사였다.
◇AI로 방향 틀어준 최대주주, 실적 향상에는 득 됐다
다만 최대주주 변경이 도움을 준 부분도 있다. 엔비디아와의 협업 확대가 대표적이다. 플레이그램은 MDS테크 인수 후 플레이그램은 MDS테크 인수 후 사업 목적에 △컴퓨터 그래픽 소프트웨어 개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을 추가했다.
엔비디아 제품 총판 업무는 기존에도 전개하고 있었지만 사업 목적에 AI를 추가하면서 AI 관련 엔비디아 임베디드 솔루션 제품을 적극적으로 들여오기 시작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회사 슬로건도 'AI 중심 임베디드 솔루션 제공사'로 변경했다.

당초 MDS테크의 고객은 정부, 대기업이었다. 고객사 요구에 맞춰 파트너사의 솔루션을 일부 맞춤 수정해 제공하는 게 주업이었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은 가능했지만 수주 총량 확대에 한계가 있었기에 성장 속도도 더뎠다.
최대주주 변경 후에는 맞춤 개발보다는 임베디드 솔루션, OS 등 상품의 판매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연결기준 2021년 1493억원이던 매출이 2023년 1553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억원에서 87억원으로 확대됐다.
MDS테크 관계자는 "주주 변경 후 가장 많이 바뀐건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 확대"라며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드 등 파트너사들의 주력 상품을 국내에 들여오는데 집중하면서 매출 성장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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