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브릿지론 리스크 점검]코오롱글로벌, 울산·대전사업 본PF 전환 걸림돌은①장기 우발부채 4700억, 올들어 대전 봉명동 착공에 부담 경감
이재빈 기자공개 2024-04-19 08:01:58
[편집자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브릿지론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개발사업이 늘고 있다. 불어나는 이자에 사업성이 떨어져 부지가 공매로 넘어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브릿지론에 신용을 보강한 건설사들도 리스크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벨은 2년 이상 브릿지론을 사용한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건설사 우발채무 리스크와 출구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글로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브릿지론 우발부채 대부분은 대출약정 체결 후 2년 이상 경과한 장기 사업지에 제공돼 있다. 장기 사업지에 제공되고 있는 신용보강 규모는 7000억원을 상회한다. 사업성이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업지에 거액의 신용보강에 제공돼 있는 구조다. 다만 대전 유성구 사업장이 최근 본PF 전환에 성공하면서 현재 장기 우발부채 규모는 4700억원으로 줄었다.남은 장기 우발채무는 구체적으로 대전 주상복합 사업지에 2680억원, 울산 공동주택 사업지에 2020억원으로 나타났다. 두 사업지의 착공 및 분양 계획은 연기되고 있다. 대전 사업지는 부지 내 방송국 이전 문제가, 울산 사업지는 분양경기 침체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브릿지론 신용보강 7225억, 대규모 사업장 2021년 대출약정 체결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말 기준 부동산PF 관련 우발부채 규모는 1조8167억원으로 집계됐다. 1조9347억원을 기록한 전년 대비 6.1% 감소한 수치다. 한해 동안 우발부채가 충당부채로 전환된 사례는 없었다.
사업 단계별로 살펴보면 본PF 사업지에 제공된 보증한도가 1조937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우발부채의 60% 이상이 상대적으로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이 낮은 본PF에 제공됐다.
브릿지론에 제공된 신용보강 규모는 7225억원이다. 총 4개 사업장에 자금보충 확약 등의 형태로 신용을 보강했다. 보증금액 기준 사업지별 신용보강액은 △대전 유성구 주상복합 2495억원 △대전 중구 주상복합 2680억원 △울산 남구 공동주택 2020억원 △경남 김해 주상복합 30억원 등이다.
경남 김해를 제외한 3개 대형 사업지 모두 2021년에 대출약정이 체결된 사업지다. 브릿지론 신용보강액의 99.58%에 달하는 7195억원이 2년 이상 장기화 사업지에 제공돼 있는 구조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브릿지론을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이자비용으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돼 시행사의 기한이익상실(EOD) 등 사업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대전 유성구 주상복합 사업장은 최근 본PF 전환에 성공하면서 브릿지론 우발부채 부담을 덜어냈다. 대전 유성구 봉명동 543번지 일원에 아파트 562가구와 오피스텔 129실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 보증으로 지난 3월 본PF 전환에 성공했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코오롱글로벌의 장기 우발부채 규모는 4700억원으로 줄어든다.
◇미착공 장기화 사업지, 착공 및 분양 목표 2년 가량 지연
아직 본PF로 전환되지 않은 사업지 중 가장 많은 신용보강이 제공된 곳은 대전 중구 선화동 주상복합 사업지다. 대전광역시 중구 선화동 95-3번지 일원 2만262㎡ 부지에 지하 5층~지상 49층, 연면적 21만9799㎡ 규모로 공동주택 998가구와 오피스텔 92실, 근린생활시설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시행은 인텐션개발이 맡았다.
사업은 2021년 10월 1620억원 규모 대출약정을 체결하며 시작됐다. 자금보충약정 및 조건부 채무인수 형태로 신용보강을 제공한 코오롱글로벌은 이듬해 1월 수주를 공시했다. 대출약정액은 2022년 3월부터 투입되기 시작했다. 처음 대출약정을 체결할 당시 설정된 사업추진 목표는 2023년 5월 착공 및 2027년 3월 준공이었다.
착공 목표시점은 2023년 브릿지론 리파이낸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차례 변경됐다. 시행사는 브릿지론 만기를 2024년 3월로 변경하면서 만기시점 본PF 기표와 같은해 9월 착공 및 분양 개시를 신규 목표로 설정했다.
하지만 지난 3월에도 착공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시행사는 브릿지론 만기를 1년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 브릿지론 만기 시점을 고려하면 3년 이상 고금리 브릿지론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기가 수차례 연장되는 과정에서 코오롱글로벌의 신용보강 규모는 2680억원으로 확대됐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사업부지 내에 자리한 방송국 이전이 끝나는대로 본 PF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사업성 등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20억원의 신용보강이 제공돼 있는 울산 사업지는 2021년 5월 대출약정이 체결됐다. 코오롱글로벌의 자금보충 및 채무인수 의무가 제공된 사업지다. 최초 대출약정액은 600억원으로 책정됐다.
이 사업은 울산광역시 남구 야음동 363-1번지 일원에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3만8246㎡ 부지에 연면적 13만7708.69㎡, 지하 2층~지상 30층 규모로 공동주택 803가구가 조성된다. 2022년 10월 기준 사업비는 9294억원이다. 시행은 성지디앤디가 맡았다.
당초 2022년 6월 착공 및 분양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사업부지 매입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착공 일정이 한차례 연기됐다. 이 과정에서 대출약정액은 920억원으로 증가했다.
울산 지역의 주택시장 침체도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 발표를 보면 2월 울산의 주택 인허가 건수는 23건으로 전년동월(1203건) 대비 98.1% 급감했다. 착공 건수도 21건에 그치며 전년(40건) 대비 47.5% 줄었다. 미분양 가구수는 2713가구를 기록하며 전월(2725가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청약 성적에서도 울산 부동산경기 침체가 엿보인다. 지난 3월 특별공급 및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힐스테이트 문수로 센트럴은 559가구 모집에 52건만이 접수되며 0.0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됐지만 착공 및 분양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점도 시행사가 지역경기 침체를 의식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앞서 사업지는 2022년 10월 울산시로부터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건축허가 직전 단계로 통상 사업계획 승인 이후 6개월 내에 착공 및 분양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승인 이후 5년 이내에 착공하지 않으면 인허가는 취소된다.
다만 코오롱글로벌 측은 지역 부동산경기 침체가 아닌 토지확보 지연이 착공 지연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10월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당시 토지 확보율이 95%에 그쳤는데 지난해말에서야 사업 추진에 필요한 토지 확보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또 코오롱글로벌 사업지는 울산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주거지역에 자리한 공동주택 사업지이기 때문에 분양경기 침체의 여파도 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울산 사업장은 신용보강이 이중으로 제공된 곳이기도 하다. 코오롱글로벌이 제공하고 있는 신용보강액 2200억원 중 1100억원은 매입확약, 920억원은 자금보충 형태로 제공됐다. 시행사에 EOD가 발생할 경우 코오롱글로벌이 1100억원을 투입해 토지를 매입하겠다는 확약을 제공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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