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입찰가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 가격갭 더 벌어졌다매각 측 4000억대 제시…예비 원매자들 "2000억도 비싸"
남준우 기자공개 2024-04-17 08:02:22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10: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몸값에 대한 매각 측과 예비 원매자 간의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매각 측은 현재 4000억~5000억원의 몸값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예비 원매자들은 실사 과정에서 뚜껑을 열어보니 1000억~2000억원도 비싸다는 입장이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기 위해 본입찰에서는 일단 원하는 가격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후 진행되는 정밀 실사 등에서 매각 측과 다시 협상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측은 오는 19일까지 실사 일정을 마무리짓고, 25일 본입찰에 돌입한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등 예비 원매자 네 곳은 이날부터 비딩(Bidding, 가격 제시)을 할 계획이다.
예비 원매자들에 따르면 매각 측은 4000억~5000억원대의 매각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매각 주관사인 UBS를 통해 배포한 자료를 통해 추산한 가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22년 4분기부터 작년 3분기까지 영업이익 1500억원, EBITDA 300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약 4.5~5배의 멀티플을 적용하고 부채 4000억원을 제하면 1조1000억원의 몸값이 산출된다.
다만 매각 측은 이번 화물사업부 매각이 여객기 밸리카고(Valley Cargo) 물량이 빠진다는 점 등을 고려해 희망 매각가를 절반 가량 낮춘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예비 원매자들의 눈높이는 이보다 훨씬 낮다. 화물사업에 필수인 격납고와 지상조업 등은 매각 대상에서 빠진다. 사실상 화물기 11대와 CF6 엔진 54대, 약 800명의 임직원 등이 화물사업부로 넘어오는 자산이다.
해당 자산만으로는 항공 화물 사업을 제대로 영위하기 힘들다. 격납고 하나를 설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만 1000억원 내외로 알려져 있다. 지상조업을 위한 인프라 설치 비용도 마찬가지다.
인수 이후 진행해야 하는 CAPEX 투자 규모가 만만치 않다는 의미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노후 화물기 2대를 725억원에 구매하고 추가로 2대를 임차하기로 결정했으나, 임차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이 부분도 예비 원매자들의 부담으로 넘어오게 된다.
여러 정황들을 고려했을 때, 아시아나항공에 지급해야 하는 구주 인수가격 외에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신주 투입 비용도 고려해야한다는 것이 예비 원매자들의 입장이다.
다만 본입찰에서는 일단 매각 측이 원하는 가격을 제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매각 측은 제주항공을 포함해 총 두 곳의 우선협상대상자를 뽑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만큼 입찰 가격을 낮게 제시하기는 힘들다. 이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진행하는 정밀 실사에서 최대한 가격을 낮추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장 관계자는 "매각 측이 현재 4000억~5000억원의 매각가를 희망하고 있다"며 "인수 이후 사업에 필요한 투자금 등을 고려하면 이 가격은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포함되기 위해서는 일단 원하는 가격을 맞춰줄 수밖에 없다"며 "일단 입찰 가격은 원하는대로 맞춰주더라도 향후 정밀 실사 과정에서 몸값을 최대한 낮춰야 딜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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