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브릿지론 리스크 점검]재무안정성 구축 '제일건설', 우발부채 대응 여력 확보②부채비율 80% 하회, 올해 2400억 미수금 회수…장기 사업장 내년까지 본PF 전환 예정
이재빈 기자공개 2024-05-02 07:12:21
[편집자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브릿지론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개발사업이 늘고 있다. 불어나는 이자에 사업성이 떨어져 부지가 공매로 넘어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브릿지론에 신용을 보강한 건설사들도 리스크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벨은 2년 이상 브릿지론을 사용한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건설사 우발채무 리스크와 출구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07:5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제일건설의 장기 우발부채 규모는 보유한 현금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모든 우발부채 현실화를 가정했을 때 보증한도 기준 1500억원 이상의 현금이 더 필요하다.다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경우인 데다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한 만큼 추가 유동성 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와 내년에 걸쳐 대부분의 장기 우발부채도 해소될 예정이다. 보증한도 기준 840억원은 올해, 1198억원과 1040억원은 내년 각각 본PF 전환이 예상된다.
◇현금성자산 2371억, 장기 브릿지론 대비 61.33% 그쳐
제일건설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37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 반면 단기금융상품은 154억원에서 243억원으로 늘었다. 가용 현금은 2733억원에서 2614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890억원을 기록했다. 공사미수금이 1634억원에서 4638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 이유다. 공사선수금 감소(-1174억원)와 미수수익 증가(-309억원), 선급금 증가(-420억원) 등도 현금유출을 야기했다.
영업활동에서 현금 유출이 이어지면서 제일건설은 차입으로 유동성을 보충했다. 지난해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986억원이다. 단기차입금으로 8825억원, 장기차입금으로 300억원, 사채발행으로 460억원 등 총 9585억원을 확보했다. 상환한 부채 규모는 6599억원이다.
현금 유동성 유지에는 성공했지만 우발부채 현실화 대응은 쉽지 않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장기 우발부채(4262억원)를 웃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유동성은 장기 우발부채의 61.33%에 그친다. 사옥으로 사용하는 서울 동작구 사당동 복합개발 사업과 우발부채 해소가 예정된 인천 구월 농산물도매시장 개발 사업 관련 신용보강을 제외한 3218억원으로 한정해도 부족하다.
시행사의 기한이익상실(EOD) 등으로 인해 우발부채가 현실화될 경우 자체 보유한 현금만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우발부채 대비 감정평가액이 높은 토지가 담보로 제공된 상태인 만큼 사업지를 처분하면 대출 상환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 제일건설의 시행사 지분 투자금과 사업지를 모두 잃게 된다.
◇자본 대비 부채 100% 하회, 신용등급 'AA' 수준 재무비율 보유
제일건설 부채비율을 고려하면 차입 등을 통한 추가 유동성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제일건설의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79.69%를 기록했다. 재무활동으로 현금을 조달하면서 전년 대비 9.47%포인트(p) 늘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이다.
100%를 하회하는 부채비율은 건설업계에서도 낮은 편이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건설업 특성으로 인해 부채비율 100%를 넘지 않는 시공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기업평가의 부채비율 평가기준은 △100% 이하 AA △150% 이하 A △200% 이하 BBB △300% 이하 BB △300% 초과 B 등이다.
부채비율만 두고 보면 신용등급 AA급의 재무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차입금의존도도 26.64%로 AA에 해당한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7위로 한기평 기준 신용등급 A 수준이다.
올해 들어 적잖은 공사미수금이 회수되면서 현금이 추가 확보된 점도 제일건설의 우발부채 대응여력을 높이는 요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고덕강일과 용인역덕, 파주운정A5 3개 현장에 2865억원의 공사미수금 청구잔액이 설정됐다.
이와 관련 이달 12일 제일건설은 2415억원을 회수하면서 관련 미수금의 84.29%를 해결했다. 연말에 준공이 몰리면서 공사대금 유입이 일시적으로 지연됐으나 올해 1분기에 대부분 해소된 셈이다. 2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확보되면서 장기 우발부채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도 확보됐다.
◇청량리 개발 연내 착공, 장암터미널·부산외대 내년 본PF 전환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대부분의 사업장을 본PF로 전환시켜 브릿지론 우발부채를 해소할 계획이다. 실질적인 장기 우발부채 사업지 세 곳 중 한 곳은 올해, 두 곳은 내년 본PF 전환이 예정돼 있다.
동대문어반피에프브이가 시행을 맡은 서울 청량리 정신병원사업은 올해 착공을 앞두고 있다. 동대문구 청량리동 46번지 외 5필지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840억원의 신용보강이 제공된 사업지다.
당초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개발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조성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준공 후에는 리츠가 부동산을 운용한 후 매각하게 된다. 이미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상태로 현재 본PF 대주단을 모집하고 있다.
보증한도 기준으로 1198억원의 신용보강이 제공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복합개발사업은 내년 착공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10월 지구단위계획 지정을 받아 사업 추진이 본격화된 상태다. 지하 6층~지상 39층, 공동주택 204가구, 오피스텔 324실, 업무시설 등으로 복합개발될 예정이다.
부산외대 부지 개발사업 역시 2025년 착공 예정이다. 보증한도 기준으로 1040억원의 신용보강이 제공돼 있다. 오는 5월부터 부산시와 공공기여 관련 협상이 시작될 예정으로 3분기 중으로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이재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화 건설부문을 움직이는 사람들]박철광 개발사업본부장, 대형 복합개발 진두지휘
- [2024 이사회 평가]NHN, 경영성과·구성·평가개선프로세스 개선 '숙제'
- [2024 이사회 평가]GS건설, 검단사태에 아쉬운 경영성과…참여도 고점
- [한화 건설부문을 움직이는 사람들]이준명 인프라사업본부장, '그린 인프라' 성과 과제
- [한화 건설부문을 움직이는 사람들]'견적 전문가' 김민석 본부장, 원가율 관리 '특명'
- [thebell note]책임준공 표준계약서에 거는 기대
- 대우건설, 올해 정비사업 수주 3조 바라본다
- [한화 건설부문을 움직이는 사람들]비스마야 프로젝트 정상화 물꼬 '전략통' 김승모 대표
- 교보자산신탁, 계정대 유동화로 800억 확보
- [건설사 CFO 성과 분석]김우석 한화 전략부문 실장, 복합개발·자금조달 '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