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C형 VC 톺아보기]BNH인베스트먼트의 '두 기둥', 강지수-김진섭 파트너⑤2017년 합류, 바이오 박사·재무통 특색 투자…펀드레이징 합작 '올라운드 플레이어'
구혜린 기자공개 2024-05-07 09:24:34
[편집자주]
2005년 LLC(Limited Liability Company·유한책임회사)형 벤처캐피탈(VC)의 등장은 변곡점이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이 없어도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독립을 꿈꾸는 계기가 됐다. 실제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시작으로 LLC형 하우스가 생겨났고, 2016년 모태펀드에서 마이크로 VC 계정을 신설하며 그 수가 크게 증가했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는 LLC 특성상 필연적으로 펀딩에 어려움을 겪지만 내공을 쌓으며 수천억원 규모까지 AUM(운용자산)을 불린 곳들도 있다. 더벨은 업력 5년 이상, AUM 1000억원 이상의 LLC형 VC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미래 방향성과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0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늘날의 BNH인베스트먼트를 만든 배경엔 두 파트너 심사역의 '구슬땀'이 있다. 2015년 김명환 대표가 하우스를 설립하고 약 2년 뒤 영입한 강지수 전무와 김진섭 전무다. 바이오 박사와 국내 최대 피부과 운영사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백그라운드가 다른 이들은 각각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BNH인베스트먼트를 든든히 떠받치고 있는 두 기둥이다.두 심사역의 특징은 BNH인베스트먼트에서 벤처캐피탈(VC) 업을 시작했단 점이다. 바이오 전문 투자 성격과 개방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이들을 BNH인베스트먼트로 이끌었다. 책임감은 자유로움의 무게 못지않다. 출자자와 심사역의 교류가 필수란 김 대표의 철학하에 펀드레이징 업무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이들을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AI 바이오텍 투자 혜안 발휘, 강지수 전무
강지수 전무는 바이오 박사로 지난 2017년 BNH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뉴욕대(NYU)에서 환경의학(Environmental Medicine)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은 후 P.D(포스트닥터) 과정까지 완수했다. 이후 CJ그룹의 씽크탱크인 CJ 미래경영연구원에서 투자 및 인수합병(M&A)타깃 발굴, 신사업 모색 등 역할을 담당했다. 여러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 검토를 통해 자연스레 벤처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바이오 전문 하우스인 BNH인베스트먼트를 선택하게 됐다.
BNH인베스트먼트 합류 후 인공지능(AI) 기반 바이오텍 투자를 통해 하우스에 큰 수익을 안겼다. 지난해 그의 첫 투자 대상인 코어라인소프트가 잭팟을 터뜨리면서 실력을 입증했다. 강 전무는 코어라인소프트에 시리즈A 라운드와 시리즈B 라운드에 각각 10억원씩 총 20억원을 투자했다. 시리즈A 투자 당시의 코어라인소프트의 포스트 밸류에이션은 20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9월 코어라인소프트는 스팩 합병을 통해 1500억원 밸류에 순조롭게 상장했다.
상장을 앞둔 아이빔테크놀로지도 강지수 전무가 발굴한 딜이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실험체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혈액을 타고 약물이 어떤 세포로 이동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생체현미경을 개발한 곳이다. 강 전무는 아이빔테크놀로지의 기술 혁신성을 눈여겨 보고 2018년 조성한 하우스 3호 펀드로 첫 투자, 2020년 조성한 4호 펀드로 팔로우온해 총 50억원을 베팅했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받고 있는 상태로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투자와 더불어 하우스 사업 확장과 관련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강지수 전무는 "내부적 경쟁 없이 ‘네 딜이 내 딜이다’하며 팀으로 같이 일할 수 있는 게 하우스 강점"이라며 "심사역의 백그라운드가 많이 달라 사후관리도 같이 하며 여러 면에서 품앗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어떤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우리 회사를 어떤 색깔의 하우스로 만들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VC 환경이 어려우니까 고민도 더 깊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BNH인베 투자영역 확장 주역, 김진섭 전무
김진섭 전무는 30대에 BNH인베스트먼트에 파트너로 합류한 인물이다. 회계사 자격을 보유한 그는 삼일회계법인과 맥쿼리증권, AT커니, 신한 프라이빗에쿼티(PE) 등을 거친 '재무통'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피부과 및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오라클메디컬그룹에서 CFO를 지낸 독특한 이력이 있다. 계열사 오라클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전략적투자자(SI)로 벤처투자를 경험하며 좀 더 주도적인 투자를 원해 신생 VC인 BNH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39세 나이에 하우스 지분을 확보하면서 책임을 갖고 투자 업무에 임했다. 특히 그는 오라클메디컬그룹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약과 헬스케어에 집중된 하우스 포트폴리오를 뷰티, 미용기기 등으로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그렇게 발굴해 성과를 낸 딜이 피부미용 의료기기 업체 이루다와 K뷰티 유통 플랫폼 실리콘투다. 이루다는 프로젝트펀드를 결성을 주도, 실리콘투는 시리즈B부터 프리IPO 라운드까지 팔로우온 했으며 코스닥 상장을 통해 유의미한 회수 성과를 거뒀다.
시그니처 딜은 제이시스메디칼이다. 제이시스메디칼 투자로 멀티플 7배의 회수 성과를 거뒀다. 오라클메디컬그룹 CFO 시절부터 제이시스메디칼과 인연을 이어온 김 전무는 하우스 3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20억원을 베팅했다. 제이시스메디칼이 2015년 VC로부터 자금을 확보한 뒤 후속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감한 베팅이었다. 투자 후에도 차입여력 확보 지원 및 의료기기업 경험이 풍부한 본부장급 인력 영입 등 다각도의 지원으로 회사의 성장을 도왔다.
최근에도 여러 피부미용장비 관련 딜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김명환 대표를 포함한 파운더 4인 외에 하우스에서 처음으로 영입한 파트너답게 BNH인베스트먼트에 대한 깊은 애정도 보이고 있다. 김진섭 전무는 "BNH인베스트먼트가 국내 최고의 융복합 바이오·헬스케어 벤처캐피탈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톱클래스 바이오 전문 인력들이 와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하우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꾸준한 LP 교류로 남다른 투자·클럽딜 리딩"
BNH인베스트먼트 심사역의 강점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단 점이다. 여타 심사역처럼 투자와 사후관리 업무만 담당하는 것이 아닌 펀드레이징 업무를 책임지며 발로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강지수 전무와 김진섭 전무는 2017년 합류 후 사실상 하우스의 첫 블라인드펀드인 3호 펀드부터 지난해 멀티클로징한 5호 펀드까지 출자자(LP) 영업 업무에 몰두했다.
김명환 대표는 "LLC형 VC 소속 파트너는 펀드레이징 업무에도 특화되어 있어 사실 당장 독립을 해도 손색이 없는 인물들"이라며 "가장 최근에 만든 5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시 두 파트너 심사역이 펀드레이징을 위해 고생하는 것을 보며 일반 VC에 임원으로 영입된 이들관 다른 차원에서 정말 하우스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강지수 전무는 "LP 실무자와도 심사역이 교류해야 한다는 게 대표의 철학"이라며 "LP를 직접 만나니 어떤 고민이 있는지를 알 수 있어 투자할 때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좋은 딜은 다른 하우스를 초대할 수도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VC 업무의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은 자산"이라면서 "조직의 성장과 나의 성장이 같이 일어난다는 걸 느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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