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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C형 VC 톺아보기]'파트너 몫 지분 매입 명문화' BNH인베의 평등 문화④선·후배 막론 'n분의 1' 주식 취득 권한 부여, 전원합의 의사결정 구조

구혜린 기자공개 2024-05-03 07:11:33

[편집자주]

2005년 LLC(Limited Liability Company·유한책임회사)형 벤처캐피탈(VC)의 등장은 변곡점이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이 없어도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독립을 꿈꾸는 계기가 됐다. 실제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시작으로 LLC형 하우스가 생겨났고, 2016년 모태펀드에서 마이크로 VC 계정을 신설하며 그 수가 크게 증가했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는 LLC 특성상 필연적으로 펀딩에 어려움을 겪지만 내공을 쌓으며 수천억원 규모까지 AUM(운용자산)을 불린 곳들도 있다. 더벨은 업력 5년 이상, AUM 1000억원 이상의 LLC형 VC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미래 방향성과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H인베스트먼트는 평등을 지향하는 하우스다. 파트너 1인이 본인 몫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사전에 특정한 구조를 마련해놨다. 심사역에서 파트너로 전환 후 원한다면 'n분의 1'만큼의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 파트너의 의사결정 구조 역시 다수결이 아닌 전원합의 방식을 택하고 있어 조직의 지향점을 실현해나가고 있다.

◇"30대 심사역도 언제든 지분 매입 가능"

BNH인베스트먼트 파트너가 되면 명문화된 특정 확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파트너 심사역이 원하면 n분의 1 만큼의 지분을 매입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지분 100%를 파트너 인원 수대로 나눠 최대 본인 몫만큼의 지분을 매입할 수 있게 하는 권리를 주고 모두 이에 동의해야 한단 의미다.


현재 지분을 보유한 파트너 심사역은 총 3인이다. 김명환 BNH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김진섭 전무, 강지수 전무다. 김진섭 전무 및 강지수 전무는 지난 2017년 BNH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현재 기준 이들의 지분율은 김명환 대표가 49%, 김 전무와 강 전무가 각각 24%씩 보유하고 있다. 심사역 외 인력에도 지분 취득을 통한 경영참여 기회를 제공함에 따라 2016년 입사한 김인선 이사(경영지원실장)가 지난해 말 3%의 지분을 취득했다.

기존 주주의 구주를 매입할 수 있고 신주를 발행해 인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BNH인베스트먼트는 2015년 6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이후 한 차례 증자를 진행했다. 2018년 11월 자본금이 8억원으로 늘었다. 강지수 전무가 파트너 전환을 선택한 이후 신주를 발행해 자본금을 확충했다.

김 대표의 지분이 가장 많은 이유는 파운더 3인이 보유했던 구주를 김 대표가 매입했기 때문이다. 김명환 대표는 "심사역이 새로 오면 그 심사역이 회사의 미래가 돼야 하므로 이를 위해 기존 주주는 빠져줘야 한다고 본다"며 "30대 심사역도 언제든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물론 파트너 제안을 받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제안을 받더라도 본인이 일반 심사역 위치를 택할 수도 있다. 세 파트너 심사역 외에도 BNH인베스트먼트 내에는 변리사이자 KB국민은행 출신의 차승환 이사, KDB산업은행 출신 송민철 이사가 소속돼 있다. 송 이사는 최근 합류한 인물이다.

◇수평적 의사결정 → 포트폴리오기업 이해도 'UP'

제안에 신중한 이유는 파트너가 되면서부터 두 번째 권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BNH인베스트먼트의 의사결정 구조는 파트너 전원이 합의해야만 안건이 통과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다수결 원칙을 따르는 여타 벤처캐피탈(VC)의 의사결정 구조와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김명환 대표는 "BNH인베스트먼트 지분을 취득하면 파트너가 되므로 향후 하우스의 모든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매우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선배 파트너와 후배 파트너의 권한에 차등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같은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의사결정 구조 덕에 구성원은 전 포트폴리오사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포트폴리오사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견을 나누다보니 본인이 리딩한 투자 건이 아니더라도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포트사에 대응해야 할 이슈가 생길 땐 심사역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해 협력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지분 매입 활성화 정책과 수평적 의사결정 구조는 '휴젤 잭팟' 이후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펀드가 안 만들어졌다면 자본금만 감소하면서 분위기가 매우 삭막했을 것이고, 갓 들어온 심사역을 챙길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곳간이 두둑하게 출발한 건 행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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