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움키움그룹 오너 2세인 김동준 대표이사는 키움인베스트먼트에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하며 김대현 각자대표이사에게 사실상의 경영 총괄을 맡겼다. 사실상 키움인베스트먼트 경영에서 한 발 물러났음에도 각자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하는 명분은 ‘글로벌’이다.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글로벌 진출과 관련한 역할에 주력할 것이란 게 키움인베스트먼트 측의 설명이다.

중장기적으로 1조원 이상의 AUM을 목표로 하는 만큼 펀드가 커질수록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현재 결성중인 글로벌 공급망 펀드가 첨병이 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론 그룹사와 연계해 거점에 별도의 인력을 배치하는 것까지 바라보고 있다.

키움인베스트먼트가 국내 VC 중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 대한 관심을 가져온 하우스란 점에서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영국과 중국 운용사와 파트너십 펀드를 결성하는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취해왔다. 별도의 프로젝트펀드로 해외에 투자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1조 AUM 시대, 글로벌 투자는 선택 아닌 필수

지난 3월 15일 키움인베스트먼트의 주주총회에선 김대현 각자대표의 신규선임 뿐 아니라 김동준 대표이사의 중임도 결의됐다.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하며 김대현 대표가 사실상의 경영을 총괄하는 체제를 만들었지만 키움인베스트먼트에 대한 책임 경영은 유지하겠다는 김동준 대표의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각자대표 체제에서 대부분의 경영상의 결정은 김대현 대표가 맡는다.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의 단독대표를 함께 맡고있는 김동준 대표가 키움인베스트먼트에서 맡게 될 주요 역할은 ‘글로벌’에 집중될 예정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를 졸업하고 코넬대 MBA과정을 마친 김동준 대표가 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십분 발휘해 글로벌 진출에 역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구도는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각자대표 체제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최대 벤처투자조합을 운용하는 VC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도 각자대표 체제다. 전문경영인 신기천 대표가 경영을 총괄하고 최대주주인 이민주 회장의 사위인 이승용 대표이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 창출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글로벌 금융회사와 협업을 추진하려면 결국 오너의 결단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글로벌 확장에 있어선 단일 계열사가 아닌 그룹사가 나서야 하고, 최종 결정권자의 확실한 의지를 보여야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오너일가가 각자대표를 맡아 글로벌 투자자와 직접 소통하는 게 효율적인 측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수년내 1조원의 AUM 달성을 목표로 설정한 키움인베스트먼트는 AUM 확대에 맞춘 글로벌 확장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지에 대한 리서치를 본격화하고 직원 출장을 통해 다수의 미팅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구체화된 계획은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현지 거점 확보를 통한 투자까지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결성을 추진중인 펀드가 글로벌 시장 진출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해 상반기 중 1100억원 이상으로 결성하게 될 키움뉴히어로8호펀드(가칭)는 산업은행의 글로벌공급망 대응펀드 출자사업을 바탕으로 결성에 나섰다. 해외진출을 통해 성장을 추진하는 국내기업은 물론 국내기업과 해외기업이 공동으로 설립한 해외기업, 국내기업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해외기업 등도 주목적 투자대상이 된다.

◇키움인베, 공동운용펀드·해외투자 성과 본격화

키움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진출은 VC업계에서 주목할 만 하다. 앞서 글로벌 협력 펀드를 성공적으로 운용한 경험이 있는 하우스이기 때문이다.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앞서 지난 2015년 영국 브라이트스타 파트너스(Brightstar Partners)와 손잡고 41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 운용해왔다. 산업은행의 앵커 출자로 결성된 해당 펀드는 한국과 영국의 운용사 간 첫 공동운용(Co-GP) 사례였다.

이어 2017년에는 중국 뉴마진캐피탈과 함께 키움뉴마진글로벌파트너십펀드를 결성하기도 했다. 해당 펀드는 622억원가량의 국내 펀드와 함께 역외펀드가 병행구조로 결성됐다. 전체 운용규모는 1000억원가량이다. 두 글로벌 펀드는 올해 모두 청산될 예정이다. 모두 두자릿수의 IRR이 예상되는 등 준수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펀드 뿐아니라 해외 프로젝트펀드 투자도 성공시킨 레코드도 보유했다. 지난 2020년 베트남 온포인트에 62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120억원가량을 회수했다. 멀티플 1.9배로 IRR은 31.7%에 달한다.

키움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글로벌 펀드 운영 경험과 프로젝트 투자 성공사례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성공사례를 지속 써내려갈 방침”이라며 “아직 대외적으로 공개할 만한 구체적 전략은 없지만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지에 기회요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