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화학사는 지금]오너 2세 박주환 체제 TKG휴켐스, 더 단단해진 본업①탄소배출권 판매 없이 2년째 호실적...시장지위·장기고객이 안정적 수익 기반
정명섭 기자공개 2024-05-10 11:05:48
[편집자주]
근래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석유화학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 중국발 공급 과잉, 원가 부담 상승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화학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 화학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6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KG태광(옛 태광실업) 계열 중견화학사 TKG휴켐스가 오너 2세 체제에 돌입한 건 2020년이다. 그룹 창업주인 박연차 회장의 별세로 지분을 상속받은 장남 박주환 회장이 지휘봉을 잡았다.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휴켐스는 연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어서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여전히 공고한 질산 시장 지배력과 장기공급 중심의 계약 구조는 석유화학 업황 둔화에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됐다.
무엇보다 '기타 사업'으로 분류되지만 이익률이 90%에 달하는 탄소배출권 판매 사업에 의존하지 않고 거둔 성과라는 데 의미가 있다.
◇질산 시장 지배력 공고...안정적 수익 창출 원천은 장기공급계약
휴켐스는 2002년 9월 농협 계열사인 남해화학이 화학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한 기업이다. TKG태광 계열로 편입된 건 2006년 7월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TKG태광의 휴켐스 지분율은 40%다. 박 회장(2.6%)과 모친 신정화 여사 지분까지 더하면 대주주 지분율은 43.3%다. 이어 국민연금(9.2%)과 농협경제연구소(8.3%) 순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휴켐스는 암모니아로 질산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폴리우레탄 중간소재인 다이나이트로톨루엔(DNT)과 모노니트로벤젠(MNB) 등의 생산하는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생산 품목은 NT계열 제품(DNT·MNB 등)과 NA계열 제품(질산·초안 등)으로 나뉜다.
질산→DNT·MNB·초안→TDI·MDI→폴리우레탄·질산암모늄으로 이어지는 질산 밸류체인에서 앞단의 두 단계를 책임지는 셈이다. 생산능력은 △DNT 24만톤(연산) △MNB 72만톤 △질산 148만톤 △초안 22만톤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휴켐스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26억원, 1212억원이다. 매출은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1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3.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1%다. 2022년에 9%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최근 5년간 꾸준히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임직원 291명(생산직 226명)만으로 거둔 성과다. 휴켐스가 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불리는 이유다.
모회사 TKG태광 전체 매출에서 휴켐스 등의 화학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4%다. 나이키 운동화를 위탁 생산하는 신발사업(61.1%)에 이어 둘째로 높다.

근래 글로벌 경기 성장 둔화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휘청이는 상황에서 휴켐스의 선전은 더 돋보인다. 질산은 무색의 액체로 산화력이 강한 위험물질이라 취급이 어렵고 초기 설비 투자비도 많이 든다. 한화그룹이 2021년 질산 사업에 뛰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휴켐스가 국내 시장의 9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고정 고객사는 한화솔루션(DNT)과 OCI(NDT), 금호미쓰이화학(MNB), 한국바스프(질산) 등 극소수다. 다만 이들과 10~18년의 장기공급계약을 맺고 있어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마련했다. 질산 관련 제품 공급은 주로 배관을 통해 이뤄져 공급처 변경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거래관계가 끊길 리스크도 낮은 편이다.
◇고수익 사업 '탄소배출권 판매' 전략적 이월...올해도 호실적 기대
2020년 박 회장 체제의 막이 오른 후 가장 큰 변화는 이익 비중이다. 휴켐스는 2019년과 2020년만 해도 '기타 매출'로 이익의 39%를 거둬들였다. 본업인 NT제품(30%), NA제품(31%) 판매로 올린 이익보다도 높다.
휴켐스는 질소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질소를 질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온실가스 저감 공정을 갖추고 있다. 연간 최대 160만톤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설비다. 휴켐스는 이를 통해 남은 탄소배출권을 다른 기업에 판매해왔다.

탄소배출권 판매 이익의 기여도는 2021년 18%, 2022년 3%으로 줄었다. 작년에는 6%였다. 이는 탄소배출권 판매 시기를 의도적으로 지연한 결과다. 향후 탄소배출권을 더 유리한 조건에 판매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 또한 결국 본업의 성장이 뒷받침했기에 꺼낼 수 있는 카드였다. 2020년 질산 공장 증설로 NA계열의 이익 기여도는 2021년 27%에서 2022년 48%, 지난해 61%까지 커졌다. 휴켐스는 고수익 사업인 탄소배출권 판매를 크게 줄이고도 2022년과 2023년에 모두 1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거뒀다.
올해 신규 가동을 시작한 질산 6공장과 MNB 2공장 실적에 탄소배출권 판매 재개 성과까지 더해지면 휴켐스의 이익체력은 더 단단해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실제로 올 1분기 질산 6공장 신규 가동 이후 질산 판매 물량은 전분기 대비 26%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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