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인야후를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작년 11월 라인야후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빌미로 공세를 가속화했다. 라인야후의 경영권(Management)과 이사회(Board) 장악은 마쳤다. 다음 수순은 모기업 A홀딩스에 대한 네이버의 소유권(Ownership) 박탈이다. 라인야후을 온전한 일본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이번 사태는 일본에서 사업을 할 때 무조건적인 양보와 타협이 답이 아니라는 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네이버는 일본에서 라인을 국민메신저로 키웠다. 하지만 자신들의 기여도에 관해서는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겸양(謙讓)'의 자세를 보였다.
일본에서 라인의 국적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는 철저하게 삼가고 조심했다. 이 창업주는 일본언론과 인터뷰에서 "라인이 한국 기업이라면 외국인 주주 60%의 네이버는 한국 아닌 외국 기업"이라고 말했다.
또 "라인은 일본 도쿄에 본사가 있고 의사결정 체제를 봐도 이사회 구성원의 과반수가 일본인"이라며 "세금도 일본에 납부하고 있기 때문에 라인은 일본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적도 있다.
그 후 손정의(손 마사요시)가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과 2019년 공동경영을 합의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한 일본 1위 포털사이트 야후!재팬과 라인 통합에 나섰고 2021년 3월 관련 작업이 완료됐다. 작년 추가적인 통합이 진행돼 현재의 '네이버·소프트뱅크→A홀딩스→라인야후' 지분구조가 완성됐다.
지금 정부도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마음속 한편에 찜찜함이 남는다. 그렇다면 일본의 본색에 맞서 남은 것은, 그리고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네이버의 야성과 결기다. 앞으로 소프트뱅크와의 협상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분쟁까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 국제 중재의 대가로 불리는 한 변호사는 글로벌 최상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분쟁경쟁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특허전쟁을 벌이며 당당히 살아남은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네이버는 설립 이후 국내 IT산업을 주도했다. 또 경쟁사들과 달리 바다를 건너 해외에서도 성과를 거두며 차별점을 확실히 했다. 인텔도 극찬하는 네이버의 글로벌 경쟁력은 어쩌면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런데 라인야후 사태에서 맥없이 퇴각한다면 불어닥칠 후폭풍이 무섭다. 내부 구성원 사이에서도 '애써 해외사업을 해봤자 또 뺏기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피어나는 게 두려운 지점이다.
이 사태의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라인이 한때 거론됐던 한일 해저터널보다도 더 견고하고 강한 양국의 연결고리, 우호 관계의 상징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이 아쉽다. 일본은 그걸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수출로 먹고 사는 수 많은 우리나라 기업, 일본에 진출하고자 하는 글로벌 기업도 사태의 향방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중대한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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