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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보험사는 지금]AIA생명, 매각설 불식해 가는 네이슨 촹 대표⑦법인 전환 이후 잇따른 대표 조기사임…영업력 강화로 수익성 회복 성과

강용규 기자공개 2024-05-16 13:00:00

[편집자주]

외국계 보험사는 한국 보험시장의 한축이다. 적지 않은 점유율로 소비자의 보험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도 수행한다. 최근 한국 보험시장의 위기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외국계 보험사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크다. 사별로 본사의 사업 지속 의지에 따라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보험사의 경영 현안과 전략을 살펴보고 이들의 앞날을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A생명은 2010년대 이후 외국계 보험사들의 한국 철수 움직임 속에서도 2018년 법인 전환을 통해 한국사업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AIA생명의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2년 취임한 네이슨 촹 AIA생명 대표이사는 이러한 매각설을 불식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상품개발 전문가의 영입과 대면채널 중심의 영업전략 재정비 등으로 국내 사업 지속의지를 보이는 사이 법인 전환 이후의 실적 개선세에도 힘이 더해지는 모습이다.

◇끝없이 제기되는 매각설의 이유는

AIA생명은 1987년 설립된 알리코(ALICO, 아메리칸생명)의 한국지사 ‘알리코코리아’에서 시작했다. 1988년 업계 최초로 생보-손보 겸업대리점을 설치했고 1992년에는 한때 외국계 보험사들의 '주무기' 였던 변액보험을 처음 선보이는 등 국내 보험업계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다.

국내 보험사업의 긴 이력 동안 사명이 여러 차례 바뀌기도 했다. 알리코코리아에서 알리코생명, 아메리카생명을 거쳐 2000년 AIG 산하로 소속이 바뀌며 AIG생명으로 정착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AIG 본사에서 아시아 생보사업이 분리돼 홍콩 AIA로 독립하면서 2009년 AIA생명으로 재차 사명을 변경했다.

AIA의 원류가 AIG임을 고려하면 AIA생명은 2000년 이후 본사가 한국에서 철수할 의향을 공식화한 일이 없다. 오히려 현 AIA그룹은 AIA생명이 아시아-태평양 중심의 보험사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며 매각 가능성을 꾸준히 부인 중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AIA생명을 둘러싼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0년대 들어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국내 생보시장의 포화가 본격적으로 대두되면서 ING, 아비바, 알리안츠, PCA, 시그나 등 외국계 보험사들이 잇따라 한국 법인을 매각하고 철수한 탓이다.

잦은 리더십 교체 역시 AIA생명의 매각설에 기름을 붓고 있다. AIA생명은 2019년 12월 차태진 당시 대표이사가 임기만료를 1년 앞두고 사임한 데 이어 2022년 6월에는 차 전 대표의 후임자 피터 정 대표이사 역시 6개월의 잔여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는 실적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홍콩 AIA 본사는 2018년 AIA생명의 법인 전환을 통해 한국 사업에 더욱 힘을 실었으나 정작 그 해 순이익은 686억원으로 전년의 2876억원 대비 76% 급감했다. 이후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세를 보이기는 했으나 2021년까지는 법인 전환 이전인 2000억원대 이상의 순이익을 내지 못했다.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AIA생명)

◇'젊은 리더십' 네이슨 촹 대표의 영업 혁신

정 전 대표에 이어 AIA생명의 지휘봉을 잡은 네이슨 촹 대표는 AIA의 그룹 재무관리 및 기획부문 담당 출신이다. 전임 정 전 대표가 그룹의 인수합병 전문가로 AIA생명의 매각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이유가 되기도 했던 만큼 관리 및 전략에 전문성을 지닌 인사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하는 본사의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촹 대표를 주목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는 1988년생으로 매출기준 국내 500대 기업 대표이사 중 최연소자다. 그룹의 촉망받는 '젊은 피'가 한국 사업을 위해 투입된 만큼 실적 정상화를 통해 매각설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에 시선이 쏠렸다.

현재까지는 촹 대표의 기용이 성공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AIA생명은 2022년 순이익 2737억원을 거둬 법인 전환 이전의 수익성을 회복했다. 지난해 IFRS17 회계기준 도입으로 2022년 순이익이 1168억원으로 소급 수정됐지만 2023년 순이익 1392억원으로 재차 실적개선에 성공했다.

촹 대표는 AIA생명의 개인 보장성보험 집중전략을 유지하면서 상품 경쟁력과 대면채널 영업력 강화에 공을 들이는 방식으로 AIA생명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4월 라이나생명에서 상품마케팅부문 부사장을 지낸 유신옥 전 부사장을 상품&운영본부장으로 영입했으며 같은 해 9월에는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AIA프리미어파트너스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특히 AIA프리미어파트너스는 생보업계의 제판분리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초 500억원의 자본금부터가 다른 자회사형 GA들보다 큰 규모였으며 올해 1월 250억원의 추가 출자가 더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AIA프리미어파트너스는 빠르게 조직 규모를 불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설계사 수는 70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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