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한투밸류, 이사회 구성에 제동 "자격 불충분"최현만 전 회장 글로비스 사외이사 선임 '반대'
황원지 기자공개 2024-05-21 09:02:38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의 감사위원 선임에 제동을 걸었다. 파생결합증권(DLF), 라임 및 옵티머스 펀드 사태 당시 재직했던 하나금융지주의 사외이사들이 내부통제에 미흡했다는 이유다. SK하이닉스의 하나금융지주 출신 이사의 감사위원 선임에도 반대표를 던졌다.◇하나금융지주 출신 사외이사에 제동... DLF·라임옵티머스 당시 내부통제 문제삼아
16일 더벨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의결권 행사 내역(2023년 4월 초~2024년 3월 말)을 분석한 결과 총 312개의 안건 중 23개에 대해서 반대표를 던졌다. 주로 사외이사 선임의 적절성에 제동을 걸었다. 23건 중 9건이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에 관한 안건이었다.
우선 하나금융지주 이정원 사외이사의 감사위원 선임에 반대했다. 박동문, 이강원, 주영섭, 윤심 등 타 사외이사 선임, 이재술 이사 등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선임에는 모두 찬성했으나 이정원 사외이사의 감사위원 선임 건에만 반대표를 던졌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이정원 후보자가 사외이사로 재직한 시기 하나은행에서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DLF 사태가 발생했다”며 “적절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가동되지 못했으며, 이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보기 어려워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정원 이사는 2019년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처음 선임돼 지금까지 직을 이어오고 있다. 신한은행 여신심사그룹 부행장 출신으로 신한데이타시스템(신한DS) 대표로 재직하다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하나은행은 2019년 6월 글로벌 채권금리 급락으로 판매했던 DLF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빚었다. 이에 당시 행장이던 함영주 회장은 관리, 감독을 부실하게 했다는 이유로 문책 경고 처분을 받았다.
하나금융지주 출신 사외이사에 대한 반대표는 SK하이닉스 주주총회까지 이어졌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SK하이닉스 감사위원으로 추천된 양동훈 사외이사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양동훈 후보자는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재직 당시 라임, 옵티머스 펀드 및 DLF 사태로 징계를 받은 함영주 회장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이었다”며 “이는 명백한 회사 가치 훼손,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해 내부통제 등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양동훈 사외이사는 2018년부터 작년 말까지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양 이사는 이사회 내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 경영발전보상위원회,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까지 총 4개의 위원회에 속해 의사결정을 내렸다. DLF,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징계를 받은 함 회장을 회장후보로 추천했다는 점에서 감사위원으로 적합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현대글로비스 최현만 미래에셋 전 회장 영입에도 반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피투자기업의 사외이사 독립성에 주의를 기울였다. 고려아연의 성용락 사외이사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에 대해서는 활동 미흡을 이유로 반대했다. 성용락 후보자는 2022년 3월부터 감사위원장으로도 선임돼 재직하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위원장을 맡은 이후 있었던 4회의 정기보고 가운데 감사위원회가 2회밖에 개최되지 않아 사전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삼성전자의 신제윤 사외이사 선임에도 제동을 걸었다. 신제윤 후보자는 법무법인 태평양의 고문직을 맡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법무법인 태평양은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의 소송 관련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해관계 충돌 우려가 있으므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의 최현만 사외이사 선임도 반대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을 주주권익보호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투자업계에서 이름있는 인물을 영입해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하고 주주 친화 정책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는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투명경영위원회에 소속돼 주주와 경영진 사이의 소통을 강화하는 가교 역할을 맡는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후 회사를 위하여 충실하게 직무를 수행할지 여부에 관해 상당한 우려의 여지가 있다”며 “준법경영을 기반으로 하는 선관주의 의무를 부담하는 이사로서 윤리경영 측면에서 적격성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우려가 있다”고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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