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속 자동차 부품사]잘 나가는 성우하이텍, 전동화 준비도 '순항'①테슬라와도 차체 납품 방식 조율 중…미래 먹거리는 '전기차 배터리용 외장재'
이호준 기자공개 2024-05-23 08:17:37
[편집자주]
밀려드는 주문에 활짝 웃으면서도 자동차 부품 업계는 생각한다. "방심은 금물이야." 일련의 호실적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이러한 인식은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숫자가 많게는 40% 가까이 적은 전기차 시대에 대한 걱정을 반영한다. 그만큼 서둘러 전동화 전환에 나서야 할 상황이기도 하지만 다행히 시간은 부품 업계의 편이다. 일시적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을 계기로 투자를 결정할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캐즘' 속에서 부품 업계들이 처한 상황과 고민은 무엇일까. 더벨이 자동차 부품사들의 현주소를 다각도로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1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시대라고 해서 내연차의 모든 것이 필요 없어지는 건 아니다. 차량 조립 등에 필수적인 부품은 그대로 유지하되 기능은 강화하는 쪽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성우하이텍이 그런 대표적 케이스다. 이곳에서 만드는 자동차 차체는 경량화 등의 과제를 안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나 없어서는 안 될 부품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전기차 배터리용 외장재 개발에도 집중하며 신규 사업 모델도 강화하고 있다.
◇인도에 2000만달러 투자…테슬라와도 차체 납품 방식 조율 중
결과부터 말해 성우하이텍은 '순항 중'이다. 내연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부품을 공급해 지난해 2567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성우하이텍의 제품 특성 덕분이다. 성우하이텍은 후드·문·트렁크 등 자동차 차체 관련 부품을 생산한다. 전기차 수요는 물론 엔진과 배터리 등의 구동 방식과도 관계없이 납품이 이뤄지기 때문에 지난해 호실적을 낸 현대차그룹 등의 낙수 효과를 제대로 얻었다.
수익 기반이 탄탄하니 재무안전성 역시 개선된 상황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성우하이텍의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255억원에서 5398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순차입금은 1조2541억원에서 1조1243억원으로 감축됐다.
그렇다고 섣부르게 투자하지도 않는 모습이다. 회사는 2021년 GM과 캐딜락 순수 전기차 리릭의 차체 및 배터리 케이스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수주 규모는 8000억원이다. 이는 당시 성우하이텍이 GM향 부품 공장 설립을 위해 쓴 224억원을 훨씬 웃도는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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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부터 납품이 시작됐는데 계약 기간도 2030년까지로 길다. 여기에 텔포드 지역은 현대차가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공장과 차로 수시간 거리다. 수주가 보장돼 공장 설립 부담이 적었던 데다, 인근 지역으로의 추가 판매 기회까지 확보하고 있다.
올해 1월에서야 현대차 인도법인(HMI) 차체 부품 공급을 위해 약 2000만달러(약 272억원)를 들여 신규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인도 내에서 적극적인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는 현대차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염두에 뒀다. 제품 양산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전해진다.
성우하이텍 관계자는 "테슬라 등과도 현지 부품 납품 방식 등을 조율 중"이라며 "거액의 비용이 드는 만큼 신중한 투자 접근법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체 경량화 집중…미래 먹거리는 '전기차 배터리용 외장재'
올해 상황도 나쁘지 않다. 지금도 현대차와 기아가 하이브리드차, RV 등 고수익차 중심으로 판매에 나서고 있고 환율이 오른 것도 실적에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익은 430억원으로 작년 이전과 비교해 준수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물론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전기차 주행 거리에 차체 무게가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전보다 더 가벼운 부품을 생산해야 한다. 또 내연기관차가 모조리 전기차 모델로 바뀌는 극단적인 가정을 설정하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해야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결국 미래의 초석을 어디에 놓을지가 핵심인데 성우하이텍은 일단 전기차 배터리용 외장재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상태다. 구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팩 내부 시스템을 보호하는 배터리 케이스(BCA), 배터리 모듈(BMA), 배터리 시스템(BSA)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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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니로EV와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에 BCA가 납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신규 설립되는 성우하이텍 인도 법인이 내년부터 현대차 최초 인도산 전기차 크레타EV에 BCA를 납품할 것으로 알려진다. 작년 7월엔 현대차그룹의 BSA 제작·생산업체로 선정됐다.
기술적 경쟁우위를 수성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한다. 회사는 지난 2년간 R&D 비용으로 각각 363억원, 386억원을 지출했다. 2021년 R&D 비용이 220억원 정도였다. 알루미늄, 기가스틸 등 신소재를 활용한 차체 경량화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성우하이텍 관계자는 "전기차 관련 주요 정책 등이 정착하지 않은 만큼 우리로서는 시간을 번 상태"라며 "모든 차에 차체가 들어가기 때문에 실적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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