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책준사업 리포트]신한자산신탁, 시공사 절반 약정 미이행 '부담'②감사보고서 기재 건설사 18개, 재무지표 업종 평균 상회 6곳
이재빈 기자공개 2024-05-27 07:44:09
[편집자주]
부동산신탁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제공한 책임준공 약정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공사비 인상 여파로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하는 시공사가 늘면서 대신 의무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끝내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대주단과 손해배상을 두고 법적다툼을 벌이는 사례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시행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속에서 부동산신탁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명시한 사업장을 조사해봤다. 2023년말 책임준공 약정 사업장들의 전체 대출잔액 1조원 이상인 부동산신탁사가 대상이다. 이를 통해 각사별 책준형 사업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3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자산신탁은 업계에서 가장 많은 사업지에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감사보고서 상에 책임준공 약정 제공 여부를 기재한 사업지는 20곳에 그쳤다. 감사보고서 작성 역량이 부족한 영세 시행사 사업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전체 책준 사업지 중 절반에 달하는 곳에서 시공사 책임준공이 이행되지 않은 만큼 이들 건설사의 재무건전성도 열악할 것으로 전망된다. 확인된 20개 사업지 19개 시공사 중 시공능력평가순위 100위 이내인 곳은 4곳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50위 이하 하위권에 자리한다. 재무지표가 종합건설업 평균을 상회하는 시공사는 6곳에 그쳤다.
◇11개 시공사 부채비율 평균 상회, 3곳은 유동비율 100% 밑돌아
지난 21일 현재까지 제출된 2023년 감사보고서 중 신한자산신탁이 기재된 수는 약 530건이다. 신한금융지주 합류 이전에 사용됐던 사명인 아시아신탁이 기재돼 있는 감사보고서 수는 26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신한자산신탁으로부터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받고 있다고 명시한 법인은 총 20곳으로 확인됐다.
20개 시행사 가운데 현재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법인은 19곳이다. 19개 사업지 모두 시공사가 선정된 상태로 2건을 수주한 안강건설을 포함해 총 18개 시공사가 신한자산신탁 책임준공 사업지에 참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순위 100위 이내 시공사는 모두 4곳이다. 남광토건이 62위로 순위가 가장 높았고 동원건설산업(66위)과 에이스건설(71위) 등도 신한자산신탁 책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시평순위 73위 우방산업을 지난해 흡수합병한 에스엠스틸도 시공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인 재무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이 종합건설업 평균을 하회하는 시공사는 11곳으로 확인됐다. 절반 이상이 평균에 미치지 못 한 셈이다. 2022년 말 기준 종합건설업 평균 부채비율은 111.43%다. 부채가 과도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200%를 상회하는 시공사는 8곳이었다.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건설사는 이천 물류센터 시공을 맡은 일진건설사업이다. 부채총계가 680억원이지만 자본총계가 35억원에 그치면서 부채비율 1942.86%를 기록했다. 부산 오피스텔 시공을 맡은 신안종합건설도 부채비율 1266.67%로 부채가 자본의 10배를 웃돌고 있다.
부채비율이 200%를 상회하는 시공사와 담당 현장은 △에스지신성건설(408.76%) 천안 물류센터 △은성건설(347.56%) 포천 지식산업센터 △동원건설산업(343.65%) 안양 지식산업센터 △신한종합건설(319.29%) 화성 지식산업센터 △신태양건설(236.79%) 창원 복합시설 △남광토건(223.18%) 고양 오피스텔 등이다. 특히 신태양건설이 시공을 맡은 경남 창원 복합시설 개발사업은 신탁사의 책임준공 기한도 이미 도과했다.
채무상환 능력을 가늠할 때 사용되는 유동비율이 종합건설업 평균을 하회하는 시공사는 10곳이다. 업권 평균은 148.8%로 나타났다. 향후 1년간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이 유동부채의 약 1.48배를 기록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100%를 하회하면 유입될 현금보다 상환해야 하는 부채가 더 많은 상태다.
신한종합건설의 유동비율이 71.08%로 가장 낮았고 에스지신성건설(72.22%)과 일진건설산업(94.22%)도 100%를 하회했다. 부채비율이 200%를 상회한 곳 중 동원건설산업을 제외한 모든 시공사가 종합건설업 평균을 하회하는 유동비율을 보였다.
부채비율이 200%를 하회했지만 유동비율이 종합건설업 평균을 하회한 시공사는 122.04%를 기록한 에스엠스틸이다. 대구 공동주택 개발사업의 시공사를 맡고 있다. 익산 주상복합 시공사 유탑건설(111.23%)과 대구 생활형숙박시설 시공사 오렌지엔지니어링(128.38%)도 유동비율이 종합건설업 평균을 밑돌았다.
재고자산을 제외한 유동자산 대비 유동부채 비율인 당좌비율이 100%를 하회한 시공사는 5곳으로 나타났다. 재고자산이 제 때 처분되지 않으면 채무 상환이 어려워져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안종합건설은 유동비율이 110.14%를 기록했지만 당좌비율은 6.08%에 그쳤다. 전체 유동자산 163억원 중 95.09%에 달하는 155억원이 재고자산인 완성건물이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는 148억원에 달한다.
에스엠스틸도 당좌비율이 70.5%에 그치며 유동비율을 50%포인트(p) 이상 밑돌았다. 유동자산 2470억원 중 당좌자산이 1427억원에 그쳤다. 재고자산 1042억원 중 용지와 미완성건물, 완성건물 합계는 410억원이다.
◇지난해 말 사전협의 기준 마련, 기수주 사업장 1~5단계 분류 관리
감사보고서 상에서 책임준공 약정 제공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다른 사업장의 시공사들도 재무비율이 업계 평균 대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말 기준 126개 책임준공약정 사업장 중 절반을 상회하는 69곳에서 시공사 책임준공 기한이 도과했기 때문이다.
절반 이상의 사업장에서 시공사 책임준공 기한이 도과된 가운데 신탁사 책임준공 기한도 지켜지지 않으면 대주단의 결정에 따라 신한자산신탁이 준공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1분기 말 기준 신탁사 책임준공 기한 도과 사업지는 총 13곳이다.
신한자산신탁은 책임준공 리스크 확산을 막기 위해 토지신탁 사전협의 기준을 마련해 적용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 및 PF금융시장 경색으로 확대된 부실 발생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먼저 토지신탁사업 수주에 앞서 시공사 재무지표를 점검하고 있다. 자체평가는 물론 외부평가 등급과 재무상태 등이 평가에 사용된다. 기존 신탁사업 책임준공 기한을 도과했거나 도과가 예상되는 사업장의 시공을 맡고 있는지 여부도 점검하고 있다.
기수주 사업장은 점검 및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중이다. 기업규모와 거래현황, 동향 등을 참고해 시공사의 책임준공 미이행 리스크를 1~5단계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시공사가 책임준공 기한 도과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대체 시공사 명단도 확보한 상태다. 손해배상 약정 현실화 방지를 위해 유사 시 투입할 수 있는 시공사 풀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자산신탁 관계자는 "책임준공 미이행 등 시공사 교체 요건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시공사 교체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시행사가 법인회생을 신청한 경우에도 신한자산신탁이 건축주로서 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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