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tech IPO In-depth]이엔셀, CAGR 45% 2년 내 흑자…안되면 대표가 메운다 '확약'①노바티스·얀센 CAR-T 치료제 공정 파트너사, 장종욱 대표 손실보전 약속
임정요 기자공개 2024-05-29 08:39:53
[편집자주]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바이오텍이 넘어야 할 관문은 기술성평가, 상장예비심사 뿐만이 아니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공모가를 산정해 투자자들과 조율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얼마나 매력적인 회사인지 회사는 숫자로 입증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정량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더벨은 바이오텍의 이 같은 상장 과정을 따라가며 성장전략과 위험요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8일 0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이엔셀이 IPO(기업공개)에서 내세운 분야는 신약이 아닌 '위탁개발생산(CDMO)'이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희귀질환 치료제보다는 CDMO를 강조하며 '돈 버는 바이오텍'이라는 강점을 내세웠다.빅파마 노바티스의 킴리아 원료를 생산하는 파트너라는 트랙레코드가 이엔셀의 경쟁력을 가늠케 하는 평판으로 이어졌다. 얼마나 대단한 파트너사를 수주했느냐가 CGT CDMO 영업의 핵심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엔셀은 향후 3년간 연평균 45%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못하면 창업주인 장종욱 대표가 메우겠다는 확약까지 제출했을 정도다.
◇공모자금 최우선 용처 '4공장 구축'…신약 아닌 CGT CDMO 전면
이엔셀이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156만6800주를 공모해 213억~239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1만3600~1만5300원이다. 상장 예정주식수는 1039만8175주다. 단순 계산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1414억~1590억원으로 추산된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증권신고서에서 강조한 사업은 신약이 아닌 CDMO다. 공모 순수익금 208억원 중 130억원을 제4공장 구축에 투입한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자체자금 170억원을 더해 총 300억원을 들여 4공장을 건립한다. 지역은 아직 특정하지 않았지만 하남과 송도를 살피고 있다.
생산품목은 CAR-T 치료제 소재와 유전자치료제 전달체인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등이다. 다품종 생산이 가능한 걸 장점으로 밀고 있다. 4공장 증설에 있어서 기존에 보유한 50L 규모의 소형 바이오리액터 외에도 200L 규모의 대형 바이오리액터를 갖추려 한다.
현재 이엔셀 매출이 전부 CDMO 서비스에서 나오는 만큼 이를 IPO에서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는 분위기다. 매출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이기도 하다.
2023년 매출은 전년도 대비 43% 늘어난 105억원을 기록했다. 2025년 납기인 수주잔고는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112억원 수준이다. 아직 매출에 반영되지 않은 계약건으로 이미 확약된 잔고인 만큼 추후 매출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이엔셀은 국내 최초이자 국내 유일하게 글로벌 빅파마인 노바티스와 얀센의 CAR-T 치료제 반제품 공급업체로 지정되며 주목받았다. 2021년 6월 국내 첫 킴리아 처방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반제품 공급을 맡았다.
이엔셀은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점까지 109건의 반제품을 노바티스와 얀센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국내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 T세포를 추출해 반제품을 가공한 후 고객사에 보내고 해당 고객사가 완성품을 만들어 다시 환자에 공급하는 형태다.
하지만 수출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눈에 띈다. 2021년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이 약 5% 수준이었지만 2023년에는 1.5% 수준인 1억5000만원에 그쳤다.
이엔셀 관계자는 "킴리아는 삼성서울병원과의 3자계약이라 국내 매출로 포함된다"고 말했다.
◇2026년 흑자전환 못할 경우 장종욱 대표 주식 '무상증여'
이엔셀은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앞으로 3년의 기간동안 연평균 45%의 매출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2년 뒤부터 순이익을 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구체적으로 2026년 매출 380억원, 영업이익 6억원, 순이익 14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작년 매출 105억원 대비 3배의 실적을 올려 현재 100억원 안팎의 적자 및 손실을 흑자로 돌려놓겠다는 목표다.
이 같은 바이오기업의 매출 자신감은 공수표가 되기 일쑤다. 예상했던 라이선스 아웃 전략이 틀어지거나 예상했던 수주 목표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엔셀의 경우 목표 실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영업손실액 일부를 대표이사인 장종욱 대표가 채워놓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다. 나름의 배수진을 쳤다.
구체적으로 이엔셀이 2025년과 2026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해당연도의 영업손실액을 장종욱 대표가 증권신고서 제출일에 보유한 보통주 중 5%에 해당하는 9만8076주 한도 내에서 회사에 무상증여키로 했다. 공모가 기준 13억~15억원 규모다. 상장 후 5년으로 설정한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하면 증여하게 되는 구조다. 투자자들에게 어느정도 신뢰를 주기 위한 일종의 자신감 표현이다.
다만 이엔셀의 사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시장의 확대가 동반 성장해야 한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코로나19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지만 엔데믹 후 성장세가 둔화됐다. 첨생법으로 CGT 시장의 성장이 점쳐지지만 이 역시 핑크빛 전망만 있을 뿐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이엔셀은 증권신고서에 바이오 산업에 대한 규제 변화, 특허 및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한 우려 증가, 환자 보호법 강화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아웃소싱 전략에도 급격한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도 경고했다. 만약 향후 글로벌 제약사들이 자체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 변경이 확정되면 이엔셀과 같은 CDMO 업체는 수주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엔셀 관계자는 "제시한 추정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수주 영업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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