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그룹은 지금]'글로벌 브랜드 사장' 체제, 브랜드 통일성 구축 '속도'②'디자인 세션·GSM' 그룹 방향성 공유, '홀세일→리테일' 채널 전략 수정
김혜중 기자공개 2024-06-03 07:43:51
[편집자주]
휠라그룹은 2022년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를 제시하면서 2026년까지 매출액 4조4000억원, 영업이익률 15~16%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발표와 동시에 미국 법인에서의 재고 적체 등으로 제동이 걸렸다. 재고 이슈 해소에 총력을 다해 2024년 1분기 휠라그룹은 재고 안정화에 성공했고 3년 차에 접어든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는 전환점에 섰다. 더벨은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를 실현시키기 위해 남은 기간 전략과 과제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8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휠라그룹이 발표한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의 핵심은 브랜드 정체성 통일과 유통 채널 다각화로 꼽을 수 있다. 당장의 외형 확장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브랜드 이미지 및 유통 구조의 체질을 개선하는 과정이다.이를 위해 글로벌 브랜드 사장 주도 하에 각 현지 사업을 전개하는 핵심 임원을 주기적으로 모아 그룹의 방향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유통 채널은 마진이 적게 남는 도매의 비중을 줄이고 자체몰 등의 소매 위주로 재정비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사장' 총괄 '디자인 세션·GSM' 개최
휠라그룹은 2024년 1월 룩셈부르크 법인(FILA Luxembourg S.a.r.l)에 ‘글로벌 브랜드 사장직’을 신설하고 휠라 USA 사장인 토드 클라인(사진)을 임명했다. 휠라그룹이 2022년 발표한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휠라 브랜드의 정체성 통일을 위한 컨트롤 타워를 설치한 것이다.
룩셈부르크 법인은 휠라 글로벌 브랜드 사업권을 소유하고 있는 해외 법인으로 기존에도 휠라그룹의 글로벌 전략이나 브랜드 마케팅 등을 담당했다. 2022년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를 발표할 당시 룩셈부르크 법인 산하로 '글로벌 디자인 팀'과 '퓨추라 이노베이션팀'을 설치하면서 중점 전략 수립을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현재 휠라그룹이 해외 시장에서 상품을 직접 유통하는 현지 법인은 한국법인(휠라코리아)과 미국법인(FILA U.S.A. Inc.) 및 말레이시아 법인(FILA WR Malaysia Sdn, Bhd.)이다. 나머지 65개가량의 해외 국가에서는 현지 기업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진출한 상태다.
라이선스는 로열티를 받고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상업적 권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직접 법인을 설립하고 투자를 단행할 필요 없이 시장 확장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지닌다. 다만 제품에 대한 판매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개발 등도 가능하기에 디자인이나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그룹 차원의 통제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휠라그룹은 라이선싱을 통한 간접 진출 위주로 해외 시장을 공략했고 현지화 된 제품이 다수 유통됐다. 이에 따라 휠라라는 브랜드 이미지 희석을 방지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서 전개되고 있는 브랜드 방향성 통일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의 일환으로 최근 휠라그룹은 토드 클라인 글로벌 브랜드 사장의 주재 하에 디자인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 법인뿐만 아니라 라이센싱을 통해 휠라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는 국가의 디자이너나 MD를 모아 향후 휠라그룹이 나아갈 방향성과 브랜드 디자인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세일즈 미팅(GSM)을 도입해 반기마다 휠라 각국의 주요 담당자가 모여 각 나라에서 전개하고 있는 사업 현황 및 성과를 보고한다. 마케팅과 제품, 영업 등 국가별로 다양한 정보에 대해 서로 공유하며 브랜드의 통합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영업이익률 15~16% 목표, '홀세일→리테일' 채널 구조 수정
휠라그룹은 2022년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2026년까지 매출액 4조4000억원, 영업이익률 15~16% 달성하겠다는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다만 휠라홀딩스는 2022년 매출액 4조2218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율은 10.3%였다.
이를 보면 휠라그룹은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를 통해 외형을 늘리기보다는 체질 개선을 통한 영업이익률 개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시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휠라그룹은 고객 경험 중심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소비자 직접판매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핵심 시장인 미국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보인다. 휠라그룹은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의 비중이 훨씬 큰 매출 구조를 지니는데, 미국은 그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시장에 속한다. 2024년 1분기 휠라 부문 한국 지역에서의 매출은 680억원 수준이었지만 미국은 85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미국은 시장 특성상 홀세일(도매) 중심으로 제품이 공급된다. 홀세일은 판매업자에게 물량을 대량으로 공급해 판매업자가 유통망을 책임지는 형태다. 리테일 구조에 비해서 마진이 적고 물량 및 제품에 대한 통제가 쉽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2021년 기준 휠라 USA의 매출 중 95%가 홀세일로부터 발생했고, 이를 2026년 80%까지 낮추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4년 1분기 기준 미국법인의 매출액에서 홀세일 비중은 96%로 오히려 1% 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미국 법인에 쌓인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기존 홀세일 채널에 공급하는 물량을 늘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휠라 USA의 재고자산이 안정화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리테일 비중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휠라 USA는 아웃렛 네 곳에 신규 입점하는 등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미국보다는 리테일 비중이 높은 한국에서도 비슷한 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홀세일 채널에 대한 공급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로의 납품 후에 채널에서 진행되는 프로모션 등으로 휠라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훼손 가능성이 대두됐고, 이에 따라 온라인 홀세일 비중을 줄이고 자사몰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의 수익 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휠라 USA는 재고자산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해결하는 과정에 있었다"며 "휠라코리아는 작년 한 해 동안 자사몰 개편 및 온라인 홀세일 채널 비중 축소 등 매출 구조 조정 작업을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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