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06: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적 발표 시즌이 되면 어닝스콜(Earnings Call)이 이어진다. 어닝스콜은 지난 실적에 대한 평가와 목표 가이던스를 제시하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공유하는 자리다.사실 어닝스콜은 상장사들의 영역으로 여겨진다. 특히 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하는 컨퍼런스콜이 어닝스콜의 핵심이다.
올해 비상장사인 컬리가 처음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어닝스콜을 개최했다. 2023년 사업실적을 기준으로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앞에 섰다. 그리고 최근 두번째 어닝스콜을 가졌다.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여덟장 짜리 파워포인트 자료를 공개하고 컨퍼런스 콜을 진행했다.
파워포인트는 첫번째 슬라이드 제목 '2024년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액 및 첫 영업이익 흑자 전환 달성'으로 시작한다. 비용에 대한 구조적 개선, 신사업 및 카테고리 다각화를 통한 매출액 성장 등 그 동안의 성과를 기술했다.
그리고 발표자료의 나머지 절반은 올해 중점적으로 진행할 사업들을 소개했다. 특히 컬리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멤버십 서비스에 대해 로열 고객을 위한 새로운 고객 제도를 올해 7월 추가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컬리는 2015년 온라인 식재료 판매업체로 출발했다. 식재료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뷰티로 영역을 확장해 사명도 마켓을 떼고 컬리로 바꿨다.
한때 몸값 4조원까지 치솟았던 컬리는 사모투자자들에게는 핫한 존재였다.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졌지만 소수의 톱티어 해외 투자자들을 주로 상대했다. 컬리의 주주 구성이 미국 벤처캐피털(VC) 세콰이어캐피털, 힐하우스캐피털, DST글로벌, 아스펙스캐피털,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아스펙스캐피탈 등 해외 투자자로 이뤄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만큼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컬리에 대한 정보가 많이 공개되지 않았다. 베일에 싸여 있으면 신비감은 줄 수 있다. 하지만 신비감은 불신, 의구심으로 금방 바뀔 수 있다.
2022년 그 의구심이 컬리의 발목을 잡았다. 상장전 투자유치(프리IPO)에서 해외투자자로부터 기업가치 1조~4조원을 인정 받았지만 설립 이후 적자 행진을 하고 있던 컬리의 성장성, 수익성에 대해 국내 투자자들은 물음표를 던졌다. 결국 컬리는 IPO를 철회하는 결정을 내렸다. 당시 컬리는 흑자를 달성하고 기업가치를 더 높여서 IPO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컬리는 설립 9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 흑자를 달성했다. 받아든 성적표에 대한 뿌듯함과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컬리의 첫 어닝스콜을 이끈 원동력으로 보인다.
분기 실적을 보면 컬리의 IPO 재도전은 가까워 진 것 같다. 올해 컬리의 어닝스콜이 단순 실적 발표 그 이상을 의미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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