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화학사는 지금]석화-수입차로 갈린 극동유화그룹 후계 구도②차남 장선우 극동유화 승계 유력...1940년생 장홍선 회장 지분 증여 시기 주목
정명섭 기자공개 2024-05-31 08:10:33
[편집자주]
근래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석유화학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 중국발 공급 과잉, 원가 부담 상승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화학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화학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극동유화그룹은 상장사이자 핵심 사업회사인 극동유화와 비상장 계열회사 18곳을 두고 있다. 창업주인 장홍선 회장과 장·차남이 극동유화와 각 계열사를 나눠 지배하고 있다. 장남 장인우 대표는 수입차 사업을, 차남 장선우 대표는 석유화학과 건설 사업에 주력하고 있어 2세 후계 구도는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는 평가다.극동유화의 최대주주는 지분 21.62%를 보유한 장 회장이다. 장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다섯째 동생인 정신영씨의 처남이자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회장의 외삼촌이다.
장 회장은 1964년 현대오일뱅크의 전신인 극동정유를 창업한 인물로 정유업계에서 잔뼈가 굵다. 당시 장 회장은 현대그룹과 합작을 통해 회사를 일궜고 경영권까지 받았다. 1991년 극동정유가 경영난을 겪자 현대그룹에 경영권을 넘겼다.
이후 극동도시가스(현 예스코), 한국마크로, 국제화재(MG손해보험), 근화제약(2012년 알보젠에 인수) 등에 투자하고 매각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지금의 극동유화 중심 사업 체제가 갖춰졌다.
극동유화의 다른 주요 주주는 △장선우 대표(8.92%)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8.75%) △장인주(장 회장의 장녀, 4.96%) △세영티엠에스(2.41%) △우암홀딩스(2.14%) 등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2021년 사모펀드 운용사인 LK투자파트너스로부터 현물 분배방식으로 극동유화 지분을 넘겨받았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장인우·선우 형제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유화는 작년 말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제2차 형제의 난으로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을 때 우호세력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2대 주주 장선우 대표는 2014년부터 장 회장과 극동유화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2000년부터 꾸준히 극동유화 주식을 사들였다.
장남 장인우 대표는 극동유화그룹의 다른 한 축인 수입차 사업을 맡고 있다. 극동유화그룹 계열사 중 수입차 판매를 영위하는 곳은 선인자동차와 선진모터스, 고진모터스다. 선인자동차는 미국 포드·링컨 차량의 공식 딜러다. 장 회장이 지분 43.31%, 장인우 대표 18.21%, 장선우 대표는 6.61%를 보유하고 있다.
선인자동차 산하에는 선진모터스가 있다. 이 회사는 재규어 랜드로버 공식 딜러사였으나 다년간 실적이 악화하자 2022년 4월 KCC오토모빌에 영업을 양도했다. 이에 2023년 매출이 제로(0)였다. 고진모터스는 독일 아우디 딜러사로 장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장남이 그룹의 모태 사업이 아닌 수입차 사업을 맡는 것을 두고 다소 의아하다는 시각도 있으나 후계 구도에서 밀린 건 아니라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수입차 사업은 장 회장이 애정하는 사업이다. 극동유화그룹은 코오롱, 한성자동차 등과 함께 수입차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해 사업적으로 입지가 탄탄하다. 선인자동차와 고진모터스의 작년 합산 매출은 5514억원으로 규모도 결코 작지 않다.
장선우 대표는 화학 외에도 건설 사업도 맡고 있다. 그는 그룹 건설 계열사인 우암건설의 지분 69.5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우암건설은 2010년 설립된 회사로 수입차 전시장 건설 등 그룹사 물량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작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01억원, 76억원이었다.
장 회장의 장녀 장인주씨는 극동유화와 선인자동차, 우암홀딩스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재계 일각에선 장 회장이 1940년생(84세)의 고령이라 조만간 지분 정리를 통해 2세 경영체제를 본격화할 수도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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