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FX 강자 덱스터]보수적 레버리지 전략, 적자에도 '순현금'③소규모 단기대출 선호, 7년 전 CB 제외 사채발행 전무…운전자본·CAPEX 부담 최소화
고진영 기자공개 2024-06-05 07:34:56
[편집자주]
덱스터는 VFX 업계에서 독보적 선두 주자로 꼽힌다. 영화 <미스터 고> 제작을 위해 세워진 회사인데 흥행 실적은 볼품없었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남겼다. 이제는 후반작업뿐 아니라 콘텐츠 기획과 제작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덱스터의 시작과 지금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덱스터는 재무 레버리지 측면에서 상당히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하기 보다 필요한 만큼만 짧게 빌렸다가 바로 갚는다. 현금 유출도 최소화하면서 적자에도 불구 순현금 상태를 유지 중이다.덱스터는 상장 이후로 사실상 십년 가까이 무차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2017년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2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일시적으로 순현금 상태가 깨지긴 했으나 이듬해 다시 회복했다.
당시 총차입금은 2016년 '제로(0)'에서 2017년 243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다 2018년 일부 CB에 대한 전환권이 행사됐고 미상환 사채가 111억원으로 축소됐다. 또 2019년에는 덱스터가 미상환 CB 전량에 대해 매도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장부금액 111억의 전환사채를 114억원에 매수했다. CB를 모두 상환한 셈이다.
이 CB를 제외하면 덱스터는 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이력이 없다. 운전자본 부담이 크지 않다 보니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으로 필요 자금을 충당하고, 모자란 현금은 주로 금융기관에서 단기로 융통하고 있다. 보통 연간 1억~4억원을 이자로 낸다.
올 1분기 말 기준 덱스터의 총차입금은 195억원이다. 신한은행에서 연 4.65% 금리로 빌린 단기차입금 100억원, 같은 은행에서 시설자금대출 명목으로 빌린 장기차입금 48억원 등으로 이뤄졌다. 나머지 48억원은 리스부채다. 이중 유동성 부채를 포함해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170억원 정도로 계산된다. 보유현금만으로 상환이 가능한 규모다.
덱스터는 올 3월 말 기준으로 394억원의 현금성자산을 가지고 있다. 보통예금 190억원과 정기예금 121억원, 전자단기사채 83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총차입금보다 현금성자산이 199억원 많은 순현금 상태다. 다만 이중 정기예금 1억원에 대해선 법인카드 한도를 위해 신한은행에 담보로 제공해뒀다.
덱스터의 보유현금은 4년째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가폭이 크진 않았지만 2021년 242억원에서 2022년 267억원, 지난해 290억원으로 늘었고 올 3월 말엔 전년 대비 52%(134억원) 확대됐다.
회사가 순손실 기조인데도 현금이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운전자본투자로 유출되는 현금이 적기 때문이다. 덱스터는 VFX(시각 특수효과)기업 특성상 재고자산이 발생하지 않는다. 회계상 현재 재고자산이 0원이다.
용역 계약별로 잡히는 매출채권의 증감액 역시 지난해 69억원가량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매출채권은 받아야 할 돈을 아직 못 받았을 때 발생하는 채권인 만큼 현금흐름에 부담이 되고, 매출채권이 줄어들면 현금흐름에 긍정적 효과를 준다. 지난해의 경우 덱스터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65억원에 그쳤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18억원을 기록했다. 운전자본투자액이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현금흐름에 보탬이 된 덕분이다.
올 1분기 말에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EBITDA가 13억원의 적자를 봤는데도 영업현금은 흑자(17억원)를 봤다. 연초 대비 매출채권이 79억원 줄었고, 이를 포함한 총 운전자본투자액이 24억원 감소하면서 현금흐름에 플러스로 작용했다. 여기에 단기 차입금 100억원이 유입되면서 보유 현금이 늘어날 수 있었다.
CAPEX(자본적 지출)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잉여현금흐금도 플러스 상태를 보이고 있다. 차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배경이다. 2021년과 2022년의 경우 기계장치, 전산설비 등에 투자하면서 CAPEX가 증가했고 이 탓에 잉여현금이 음전환하긴 했으나 지난해 다시 100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잉여현금은 8억원 수준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고진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롯데그룹 재무 점검]캐시카우 부재에 불거진 위기설
- [유동성 풍향계]자사주 '10조' 매입하는 삼성전자, 현금 보유량은
- 삼성전자의 해빙(海氷)과 해빙(解氷)
- [2024 이사회 평가]'현금부자' 케이씨텍, 재무건전성 좋지만 오너 중심 '감점'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롯데지주, 계열사 손상차손 지속…5년간 1조 쌓였다
- [2024 이사회 평가]삼아알미늄, 이사회에 최대고객 LG엔솔 입김 뚜렷
- [유동성 풍향계]'현금 넘치는' 현대글로비스, 순상환 기조 4년째 지속
- [유동성 풍향계]'조단위' FCF 남긴 현대글로비스, 보유현금 역대 최대
- [2024 이사회 평가]이사회 물갈이한 한화엔진…사외이사 영향력 '글쎄'
- [Financial Index/GS그룹]'빚 줄이기' 매진… 3년간 순상환액 3조 육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