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지급여력 돋보기]롯데손보, 투자 자산 '리밸런싱'으로 적정성 개선킥스비율 174.8%…조정준비금 1.2조가 가용자본 감소 충격 완화
이재용 기자공개 2024-06-13 12:51:00
[편집자주]
신지급여력(K-ICS)제도는 기존 위험계수방식에서 벗어나 시나리오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경제환경에 따른 자본 변동성 등 리스크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한다. 이에 재무제표에는 보험사가 처한 실제 경영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새 제도가 도입된 지 1년, 그간 쌓인 지급여력 데이터에 기반해 각 보험사의 경영 리스크를 파악하고 산출 배경과 결론 도출 근거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13:3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손해보험의 경과조치 전 자본적정성이 금융감독원 권고 기준을 웃도는 데 성공했다.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비율)은 지난해 말 174.83%로 보험업계에서 안정권으로 여기는 180%대에 근접한 수치다. 연초 킥스비율 137.7%보다는 40%포인트가량 개선됐다.지급여력이 개선된 배경에는 건전성감독기준(PAP) 재무상태표와 보험감독회계기준(SAP) 재무상태표 간의 차이로 발생한 '조정준비금'이 있다. 특히 투자 자산 포트폴리오를 안전자산으로 리밸런싱하면서 상대적으로 자본으로 인정되는 비중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가용자본 2.9조 확보…조정준비금이 기본자본 감소 완충작용
롯데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은 2조9296억원이다. 같은 해 상반기 2조6580보다 2716억원, 1분기 대비 3450억원 증가했다. 가용자본은 PAP 재무상태표 상의 부채를 초과하는 순자산(자산금액)에서 손실흡수성의 유무에 따라 일부 항목을 가산 또는 차감해 산출한다.
PAP 재무상태표 상의 순자산은 2481억원으로 1분기보다 1조9812억원 줄었다. 보완자본으로 재분류하는 항목(자본증권 인정 한도 초과액)이 연초 대비 5032억원 늘어 1조9262억원이나 산정된 영향이다. 실제로 보완자본은 후순위채 발행 등에 힘입어 지난해 1분기 1조7813억원에서 연말 2조3782억원으로 5969억원 증가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6/11/20240611113416672.png)
이외 순자산의 하위 항목인 보통주와 보통주 이외의 자본증권은 비슷한 흐름을 유지했고 이익잉여금과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되레 각각 984억원, 2126억원 감소했다. 순자산을 구성하는 항목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1조2245억원이 잡힌 조정준비금이다. 연초 6621억원보다 5624억원 늘었다.
조정준비금의 확대는 이익잉여금과 기타포괄손익누계액 등의 감소에도 기본자본 하락의 충격을 줄였다. 기본자본은 순자산에서 주주배당 등 불인정 항목과 보완자본 재분류 항목 등을 차감해 산출된다. 보완자본과 함께 가용자본을 구성하는 양대 축이다. 사실상 조정준비금이 가용자본의 증가를 뒷받침한 셈이다.
이런 조정준비금의 발생은 단순히 회계 지표 변동의 의미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보다 많은 의미가 내포돼 있다. 해당 보험사의 보험계약마진(CSM) 확대나 종속회사 및 관계회사의 조정준비금 포괄 등에서 비롯된 PAP 재무상태표와 SAP 재무상태표 간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롯데손보의 조정준비금 발생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바로 '투자 자산의 안전성' 확대다. 즉 위험계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안전자산의 규모가 커지고 그만큼 자본으로 인정되는 금액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롯데손보는 2020년 말부터 꾸준히 투자자산을 리밸런싱해 안전성을 높여왔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대체투자 수익증권 규모는 2020년 4조9413억원에서 지난해 말 3조9125억원까지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채권은 2조105억원에서 4조4909억원까지 늘었다. 2022년 말과 지난해 말을 비교할 경우 전체 자산 대비 채권 비율은 같은 수준이었으나 수익증권 비율이 6.6%포인트가량 축소됐다.
◇보험·시장·신용위험 완화에 요구자본 감소
가용자본이 증가한 동시에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이 감소하며 지급여력을 끌어올렸다. 특히 연말 기준 연초보다 838억원 감소(경과조치 전 기준)한 장기손해보험위험의 부담 완화가 두드러진다. 해당 항목은 보험계약의 인수, 보험금 지급 등 보험계약 자체의 요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의미한다.
그중에서도 계약상의 옵션행사율 변화 또는 보험계약자의 법적권리 행사로 인해 잠재적인 경제 손실이 발생할 위험인 해지위험의 감소 폭이 컸다. 롯데손보의 해지위험은 6139억원으로 상반기보다도 2600억원가량 감소했다.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으로 해지율 산출 가정이 차등 적용된 영향이다.
투자 자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의 영향으로 경과조치 전 시장위험액과 신용위험액도 각각 533억원, 583억원 감소했다. 시장위험액은 노출된 금리·주식·부동산·외환·자산집중위험액 등 하위위험액 항목의 합계에 분산효과가 적용돼 산출된다. 신용위험액은 신용자산과 담보부자산 등 거래자산 익스포저에 위험계수를 고려해 산출된다.
지난해 말 경과조치 전 롯데손보의 시장위험액과 신용위험액은 각각 8627억원, 4476억원이었다. 이를 비롯해 운영위험액을 포함한 위험액 합계와 분산효과 7467억원이 감액된 기본요구자본은 2조1062억원이다. 여기에 법인세조정액 4305억원 등이 고려돼 최종 산출된 요구자본이 1조6757억원이다. 연초보다 2012억원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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