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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스펙트럼 리포트]큐티스바이오, 피부과 전문의의 도전 '친환경 염료'의 확장성②최원우 대표 "핵심인력 확보 후 특수소재로 빠른 입증 주력"

정새임 기자공개 2024-06-13 09:09:04

[편집자주]

무지개는 하나의 빛이 물방울 안에서 반사되고 굴절되며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표현되는 현상이다. 바이오 산업의 발전은 마치 무지개와 같다. 합성생물학의 눈부신 발전은 빛과 물방울의 만남처럼 바이오에 다채로운 색깔을 입히고 있다. 기초연구 단계에서 이제는 산업계의 태동으로 이어지는 레드·화이트·그린바이오. 바이오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 새로운 시장을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명 피부과 대표원장에서 바이오텍 수석연구원을 거쳐 화이트바이오 기업 창업까지. 큐티스바이오를 이끄는 최원우 대표이사(사진)는 여느 의사와는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

창업 5년 차를 맞은 큐티스바이오는 합성생물학을 기반으로 태동한 산업 바이오 개척자로 떠오르고 있다. 피부과 의사라는 편한 길을 두고 도전에 나서는 그를 더벨이 만나봤다.

◇산업 바이오 창업의 핵심 '전문인력' 확보…연구·산업계 인력 절반씩 구성

더벨이 최 대표를 만난 건 큐티스바이오 연구소에서였다. 그가 대표원장으로 근무하는 피부과 건물 내 자리하고 있다.

3천점에 달하는 균주 은행과 공정을 테스트하는 실험실, 원하는 조건에 맞게 샘플을 자동으로 시뮬레이션 하는 바이오 파운더리 장비가 마련돼 있다. 균주에서 유전자를 뽑아내 최적의 공정을 찾은 후 소규모 배양을 테스트하는 전 과정이 이곳에서 실현된다.

서울대학교 의대 출신으로 피부과 전문의로서 그야말로 '잘 나갔던' 최 대표가 창업의 길을 걷게 된 건 갑작스러운 결심이 아니다. 서울의대 동기인 배지수 대표와 박한수 대표가 창업한 지놈앤컴퍼니에서 일했던 경험이 창업의 밑바탕이 됐다.


최 대표는 지놈앤컴퍼니 자문역과 수석연구원으로 참여하면서 2015년 창업부터 판교에 자리를 잡고 상장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그에겐 배 대표와 박 대표가 친구이자 동기이자 그리고 창업의 롤모델이었다.

최 대표가 합성생물학 기반의 바이오소재 산업에 뛰어들며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전문인력 확보였다. 국내 산업이 이제 막 태동하는 시기여서 인력 확보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그는 창업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합성생물학으로 유용 미생물을 만드는 한지숙 서울대 화학생물공학과 교수와 약 20년간 합성생물학 기반의 바이오 제조 원천기술을 개발해 연구 발전에 기여한 이상엽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를 만났고 성장 가능성과 인력 확보에 확신을 얻었다.

큐티스바이오는 탄탄한 기초 연구 인력과 함께 상업화 경험이 있는 산업계 전문인력이 비슷한 수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초연구 인력으로는 창업 초기 자문을 구했던 한 교수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이 교수는 큐티스바이오 과학 자문역을 수행한다.

산업계 핵심 전문인력으로는 장재우 연구개발(R&D) 총괄이 꼽힌다. 그는 서울대 미생물학 박사 수료 후 CJ제일제당과 CJ바이오사이언스에서 사업개발을 담당한 인물이다. 이 외에도 CJ제일제당에서 균주개발과 스케일업, 발효공정, 효소개량, 생산 등을 오래 경험했던 인력들이 큐티스바이오에 합류했다. CJ제일제당은 국내에서 합성생물학을 산업적 스케일로 키워내 매출을 내는 거의 유일한 국내사로 꼽힌다.

최 대표는 "균주 개발부터 100만톤 스케일 생산까지 경험했던 전문인력들을 모시기 위해 한분 한분 직접 찾아다니며 설득했다"며 "이들이 합류한 덕택에 창업 약 2년여 만에 균주공장 플랫폼과 신속히 대량 공정을 개발하는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니즈 높지만 대기업 진입 없는 니치마켓 우선순위…장기적으로 '범용성' 목표

인공적으로 원하는 미생물을 만들어 산업소재로 활용할 수 있게 된 시대. 이제 막 개화한 산업 바이오에 대기업도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었다. 대규모 자본을 내세운 대기업과의 경쟁은 벤처로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 대표는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대기업이 직접 진출하지 않는 '스페셜티(특수화학소재)' 영역을 빠르게 선점하는 것. '벤처는 벤처답게' 빠른 상용화를 추진한다. 상용화 레코드를 빠르게 쌓아 회사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한다. 첫 번째 상용화 소재로 '인디고' 염료를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대표는 "핵심 기술을 구축한 뒤 빨리 시장에 입증해야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다고 봤고 인디고 염료가 여기에 최적화된 소재였다"며 "특히 패션은 지속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려는 요구와 니즈가 더 높은데다 대기업이 원하는 만큼의 매출을 낼 정도로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벤처가 진입하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유통되는 화학 물질만 30만종에 달하고 이를 대부분 인공 미생물로 구현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 우선순위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큐티스바이오는 최 대표를 중심으로 갖춰진 탄탄한 핵심인력과 기술, 빠른 상업화 전략으로 시드 투자와 시리즈A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해 60억~80억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올해는 첫 파이프라인인 인디고 염료의 대량생산을 입증하는 단계에 들어선 중요한 시기다. 큐티스바이오에서 개발한 미생물을 처음으로 1~5톤 단위의 대규모 배양에 나선다. 이미 코오롱FnC와 협업이 체결된 상태여서 성공적으로 입증을 마치면 내년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큐티스바이오의 사업성을 판가름하는 기점에 서 있는 셈이다. 아쿠아 인디고 상용화가 가능해지면 더 시장성이 큰 영역으로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 궁극적으로 큐티스바이오 역시 생분해 플라스틱 등 시장 규모가 큰 범용화학소재로의 진입을 목표로 한다.

최 대표는 "큐티스바이오의 목표는 단순히 산업용 특수화학소재로 규정되는 화이트 바이오가 아니다"라며 "시장 입증이 빠른 특수화학소재에 집중하면서 큐티스바이오의 기술력을 널리 알리고 향후 범용화학소재 개발로 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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