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CJ 유산'으로 케이캡에 1조 항체 빅딜도 이뤘다 국산 P-CAB '캐시카우', 'IMB-101(OXTIMA)' 기술이전 모두 'CJ헬스케어' 성과
임정요 기자공개 2024-06-20 14:27:47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9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K이노엔이 CJ그룹 시절부터 연구한 유산으로 잇단 성과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콜마그룹에 안기기 전 CJ헬스케어 시절부터 연구했던 30호 국산 신약 케이캡으로 매출 볼륨을 8000억원대로 퀀텀점프 시켰고 최근에는 항체 물질로 조단위 기술수출까지 이뤄냈다.콜마그룹이 인수할 당시만 해도 매출 3000억원 후반의 중소형 제약사일 뿐이었지만 이제는 1조원 매출을 넘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까지 추가되며 바이오 혁신신약 원개발사 타이틀까지 노린다.
◇HK이노엔, 1조3000억원 항체 기술이전의 '원개발사'
HK이노엔은 2014년 4월 CJ제일제당이 제약사업부문을 떼어내 100% 자회사 CJ헬스케어로 설립했다. 천연물원료로 개발한 숙취해소제 '컨디션'으로 매출은 선방했지만 바라던 신약개발은 쉽사리 이뤄지지 않았다. 2018년 한국콜마로 최대주주가 바뀌었고 2020년 HK이노엔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CJ그룹에겐 야속하게도 HK이노엔은 새 주인을 맞자마자 그간 이끌어오던 R&D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한국콜마 인수 3개월만인 2018년 7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신약허가를 받았고 이듬해 출시했다. 기존 프로톤펌프저해제(PPI) 기전에서 더 나아간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기전으로 시장선도적 위치에 섰다.
출시 4년만에 케이캡은 단일 품목 매출로 1194억원을 벌어들이는 캐시카우가 됐다. 동기간 HK이노엔은 연평균 53%의 총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케이캡, 컨디션, 수액 '3대축'으로 작년엔 8289억원의 총매출을 냈고 연매출 1조원 제약사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콜마가 지불한 인수대금 1조3100억원을 거뜬히 다시 벌어다주는 효자 계열사가 됐다.
여기에 더불어 이제는 바이오의약품 연구실적까지 쌓고 있다. 글로벌 L/O를 이룬 항체 파이프라인 'IMB-101(OXTIMA)'의 원개발사라는 입지를 얻으면서다. HK이노엔이 CJ헬스케어 시절이던 2016년부터 항체전문기업 와이바이오로직스와 공동연구를 통해 발굴한 물질이다.
HK이노엔은 2020년 아이엠바이오로직스에 해당물질을 기술이전했다. 최근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이를 미국 바이오벤처 네비게이터 메디신(Navigator Medicines)에 총규모 9억4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딜을 체결했다. 반환의무 없는 선급금은 2000만 달러로 약 280억원 규모다. 공개되지 않았지만 HK이노엔과 와이바이오로직스도 선급금 등을 일정비율로 나눈다.
딜을 주도한 하경식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대표도 HK이노엔 출신이다. 1999년 CJ에 첫 입사해 한국콜마 인수 후에도 쭉 바이오부문장을 지냈다. HK이노엔에서 물질을 도입해 아이엠바이오로직스를 차렸고 마침내 R&D 결실을 일궜다.
◇'마이크로바이옴' CJ바이오사이언스 물밑 유영
CJ헬스케어 매각으로 의약사업과 분리하는 것처럼 보였던 CJ제일제당은 2021년 마이크로바이옴 회사 천랩을 983억원에 인수했다. 현재의 CJ바이오사이언스다.
CJ그룹은 과거 CJ헬스케어를 통해 탐색하던 케미컬, 항체 분야 연구를 내려놓고 새로운 모달리티(Modality)인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천종식 천랩 대표는 이후 서울대 명예교수직까지 내려놓고 'CJ맨'으로 전향했다. CJ 인수 전 70명대이던 임직원 수는 작년말 기준 136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CJ헬스케어 매각대금과 천랩 인수대금 격차는 1조원이 넘는다. 그러나 CJ헬스케어는 캐시카우였고 CJ바이오사이언스로 이름을 바꾼 천랩은 아직 적자기업이란 점에서 단순 비교는 쉽지 않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이 주된 사업내용이다. 작년 기준 총 15가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파이프라인 및 작년 3월 영국 4D파마(4D Pharma)에서 도입한 9가지 물질 등이다.
이 중 사업보고서에 가장 부연해 소개한 주력 파이프라인은 'CJRB-101'이다. 발효식품에서 독자 발견해 분리한 신약후보물질이며 전임상 데이터에서 폐암 종양 형성 억제 효과를 보였다. 작년 10월 국내 폐암 환자에 임상 1/2상 투약을 시작했다. 이 외 전임상 단계에 있는 염증성장질환 대상 'CJRB-201' 파이프라인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면역항암제의 보조요법에 머무르는 위치인 점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 FDA로부터 허가받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아직까지 레비요타, 보우스트 두 가지 뿐이고 이 마저도 장질환에 한정됐다. 국내 유사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업체인 지놈앤컴퍼니가 최근 항체 쪽으로 R&D 방향성을 돌린 것도 주목된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가외로 유전체·장내미생물 분석 서비스를 제공해 용역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작년 매출은 직전연도 대비 34.7% 늘어난 51억원이었다. 영업적자는 전년도 316억원 대비 개선한 302억원, 순손실은 338억원 대비 개선한 208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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