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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와 바이오텍 3사의 합심, 첫 조단위 L/O 만들었다 HK이노엔·와이바이오·아이엠바이오 파트너 결실, 업프론트 300억 육박

최은수 기자공개 2024-06-18 09:50:29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텍 HK이노엔과 아이엠바이오로직스 그리고 와이바이오로직스가 3사 공동개발을 진행하던 신약후보물질로 계약 총액 조단위 라이선스아웃(L/O)을 만들어냈다.

지분 관계가 없는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텍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첫 번째 대규모 기술이전 성과다. 여러 빅파마가 집중하는 단백질을 타깃한 기술 거래인만큼 내용도 알차다. 반환 의무가 없는 초기 계약금이 300억원에 육박하는 점도 특기할 지점이다.

◇국내 바이오텍 '세 곳'이 뭉쳐 만들어낸 최초의 조단위 L/O

HK이노엔은 17일 아이엠바이오로직스와 와이바이오로직스 3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 'IMB-101(OXTIMA)'을 미국 바이오텍 네비게이터 메디신(Navigator Medicines)에 기술이전했다고 밝혔다.

IMB-101은 OX40L항체와 종양괴사인자로 알려진 TNF-α 타깃 이중항체를 동시에 타깃하는 이중항체 물질이다. 세부적으로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T-세포를 동시에 제어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이중항체 후보물질이다.

반환 의무가 없는 업프론트는 2000만달러, 한화 약 280억원이다. 계약총액은 9억4000만 달러로 우리 돈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30년이 넘은 국내 바이오 역사를 통틀어 조단위 기술이전 성과를 만들어낸 사례는 10여 차례 정도다. 그러나 이 계약을 이끌어내기까지 3곳의 제약바이오기업이 공동개발 등을 통해 협업했고 각자의 자리에서 역량을 활용해 딜을 만들어낸 점이 새롭다.

세부적으로 개발을 담당하고 딜을 마무리한 건 아이엠바이오로직스다. 2020년 해당 물질을 HK이노엔으로부터 기술도입(L/I)한 후 2023년 8월 미국 FDA로부터 IMB-101 임상 1상 연구 승인을 받았다.

OX40을 타깃할 항체는 HK이노엔과 와이바이오로직스가 기술을 맞대 확립했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자체 항체 디스커버리 플랫폼을 통해 특정 단백질을 타깃할 수 있는 항체를 발굴하는 데 특화한 사업 역량을 갖췄다.

지분관계가 없는 제약바이오 3자가 공동 개발을 통해 계약총액 조단위 L/O를 만들어낸 건 국내 역사를 통틀어 이번이 첫 사례다. 현재까지 공개된 거래 내역 가운데 지분관계로 엮이지 않은 바이오텍이 만들어낸 딜 가운데서 업프론트 역시 이번 거래가 가장 크다.

IMB-101 거래와 비슷한 형태와 규모로는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를 만들어 얀센(Janssen)에 기술이전한 오스코텍·제노스코·유한양행의 사례가 있다. 그러나 제노스코는 오스코텍의 자회사며 유한양행은 국내 대형 제약사로 이들 모두에 투자했다. 비록 렉라자를 탄생시켰지만 해당 계약의 업프론트는 1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3사가 각 영역에서 시너지를 발휘해 공동 연구개발한 파이프라인이 미국 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다방면에서 활발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보다 빠른 속도로 가시화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8년 협업·숙성 끝 빅딜 혹한기 지나는 바이오텍 긍정적 협업 사례 창출

3사의 이번 기술이전 성과는 바이오 섹터에서 지속적으로 부각되는 협업의 중요성과 '방식'에 대한 전기를 마련했다. 특히 10년에 육박하는 기술 개발과 숙성이 빅딜을 만들어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IMB-101은 2016년 HK이노엔과 와이바이오로직스의 공동연구로 도출한 신약개발후보물질이다. 2020년 아이엠바이오로직스에 기술이전하면서 본격적인 임상개발이 시작됐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HK이노엔에서 바이오부문장으로 재직하던 하경식 대표가 세운 바이오벤처다.

OX40은 글로벌에서 여러 면역질환을 타깃할 수 있는 핵심 단백질로 보고 있다. 면역 및 기능 면역체학에서 여러 포텐셜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수용체와 결합하는 물질인 리간드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를 포함한 시장 소구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기술을 이전받은 미국 내비게이터 메디신 역시 바이오벤처다. 그러나 시장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입증한 곳으로 꼽힌다. 앞서 IMB-101 외에도 다양한 OX40-OX40L 시그널 저해제를 개발 중이다. 미국 10위권에 해당하는 대형 벤처캐피탈 RA 캐피털매니지먼트(RA Capital Management)의 투자를 받고 성장해 왔다.

정인수 아이엠바이오로직스 CBO는 "네비게이터 메디신과는 패키지딜을 구성해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을 타깃할 수 있는 OX40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와 시장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딜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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