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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대한항공, EC에 에어인천 강력 추천한 이유는'운항 중단 이력' 이스타는 EC가 배제…에어프레미아, '제2의 아시아나' 가능성 경계

남준우 기자공개 2024-06-19 07:33: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에어인천이 선정됐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요 매각 측인 대한항공은 세 후보자 가운데서도 에어인천을 EC 측에 강력하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운항을 중단했던 이력이 있는 이스타항공은 EC가 일찍이 배제시켰다.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제2의 아시아나항공 탄생'에 대한 경계심이 작동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여객·화물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곳보다 화물사업만 영위하는 곳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향후 독점력을 유지할수 있는 방안이었다는 해석이다.

◇'큰손' 제주항공 빠진 이후 EC 설득에 시간 소요

대한항공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우협으로 에어인천을 선정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오는 7월 15일까지 우선 협상기간을 부여하고 딜을 진행할 예정이다.

본입찰 이후 대한항공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측과 소통하며 후보자들의 면면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했다. 다만 EC가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만큼 긴 설득의 과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본입찰 이후 2주면 발표되는 우협 선정이 두 달 가까이 걸린 이유다.

본입찰 전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알려졌던 제주항공이 빠지면서 EC의 고민도 깊어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EC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이후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국내에서 가장 큰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선택이 어려워졌다는 후문이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EC 측에게 에어인천이 가장 적합한 후보자라고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세 후보자 가운데 EC 측에서 가장 먼저 제외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던 점이 이유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경영난과 재무건정성 악화를 겪으며 약 3년간 비행기 운항을 중지했다.

이후 작년 1월 VIG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인수하며 한시름 돌렸다. 약 3년만에 AOC(항공 운항 면허)를 발급받으며 운항을 재개했다. 하지만 EC 입장에서는 한번 파산 직전까지 갔던 회사에게 화물사업을 맡기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컸다.

◇'대한항공 의중' 알아챈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선정 예상

남은 두 후보자인 에어프레미아와 에어인천 가운데 대한항공은 에어인천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여기에는 대한항공의 큰 그림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여객 사업을 영위하는 항공사가 화물사업까지 가져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합병이 현실화되면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업에서 지금보다 더 굳건한 독점적 지위를 얻게 된다.

대한항공 입장에선 이번 거래로 '제2의 아시아나항공'이 나오지 않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자산 중에서도 핵심으로 평가받는 지상조업, 격납고 등을 제외한 이유다.

만약 여객사업자인 에어프레미아가 화물사업까지 영위하게 되면 대한항공 뿐만 아니라 국내 LCC들끼리도 더 치열한 경쟁을 해야한다. 다만 화물사업만 전문적으로 영위하는 에어인천이 화물사업부를 가져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전문 화물항공사인 만큼 사업 영역이 달라 경쟁을 줄일 수 있다. 여객사업을 하지 않는 에어인천은 여객기 밸리카고(Valley Cargo)를 활용한 화물 운반은 할 수 없다. 반도체, 냉장 식품 등 전용 화물기에 대한 운송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딜에 참여한 관계자들 모두 이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에어인천과 대결 구도를 펼쳤던 에어프레미아 역시 이 부분에서 에어인천에게 상대적으로 밀릴 수도 있다는 예측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 시장 관계자는 "결국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EC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뜻대로 사업부를 움직이려는 의중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제2의 아시아나항공이 나오지 않는 그림을 원했던 만큼 항공화물 전문 기업인 에어인천의 손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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