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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보험사 적자탈출 미션]신한ez손보, 흑자보다 장기보험 고객 확보 먼저⑧CSM 잔액 불과 2억원…실손보험 미끼로 장기보험 보유계약 확대 전략

강용규 기자공개 2024-06-21 07:53:42

[편집자주]

보험업계 역시 디지털 전환이 화두다. 디지털 보험사의 태동은 10년이 넘었지만 준비상황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가입의 편의성 등 강점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보험사의 실적은 말 그대로 처참하다. 국내 5개사 중 단 한 곳도 순수 영업으로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지상과제는 하나같이 적자탈출이다. 디지털 보험사가 처한 상황과 성과 창출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9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EZ손해보험은 종합손해보험회사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이 신한금융지주에 인수돼 2022년 7월 디지털 손보사로 출범했다. 전신인 카디프손보가 B2B 기업보험 전문회사였던 만큼 B2C 영역에서는 사실상 신생 보험사로 볼 수 있다.

출범 초기 미니보험 등 디지털 보험사의 전문 영역에 집중했으나 실적 성과는 좋지 않았다. 이에 CSM(보험계약마진) 확보에 유리한 장기인보험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우선 고객 확보를 위해 실손보험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장기보험 기반 규모의 경제 겨냥, 성과는 '아직'

신한EZ손보는 2024년 1분기 순손실 9억원을 내 전년 동기보다 적자 규모가 5억원 늘었다. 이 기간 보험손익은 -21억원에서 -18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줄었지만 투자손익이 17억원에서 9억원으로 감소했다.

신한EZ손보는 1분기 말 기준 자산총계가 2534억원에 불과하다. 국내에 지점 형태로 들어와 있는 외국계 재보험사를 제외하면 이보다 규모가 작은 보험사는 1359억원의 신생회사 카카오페이손보 뿐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신한EZ손보에게 일시적으로 흑자를 내는 것보다 몸집을 불리며 안정적으로 흑자 구조를 세우는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최초 신한금융그룹이 신한EZ손보를 종합손보사가 아닌 디지털 보험사로 육성하고자 한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전신인 카디프손보가 기업보험 전문회사였던 만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손해보험 시장에서 정면으로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으나 기업 규모가 크지 않아 디지털 전환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신한EZ손보의 보유 계약현황을 살펴보면 2022년에는 특종보험이 총 계약금액의 73.6%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상해보험이 63.3%를 기록하는 등 B2C 보험사로서의 체질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 기간 총 보유 계약금액이 3519억원에서 1039억원으로 급감하는 등 디지털 보험사로서의 성장이 쉽지만은 않은 것으로도 분석된다.

보험사의 미래 기대이익인 CSM(보험계약마진)의 상각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작년 말 기준 신한EZ손보의 CSM 잔액은 1억7523만원에 그친다.

신한EZ손보는 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보험을 확대하는 전략을 세우고 지난해 운전자보험을 통해 시장에 진출했다. 이를 통해 장기보험의 비중을 2022년 1.8%에서 2023년 11.7%까지 늘렸다. 다만 보유 금액은 작년 말 기준 122억원에 불과하다.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신한EZ손해보험)

◇장기보험 확대 수단 '실손보험'

신한EZ손보는 하나손해보험과 마찬가지로 통신판매전문 보험회사가 아닌 종합손해보험회사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비대면 모집 90% 이상의 제약을 받지 않는 만큼 미니보험 대비 약관이 복잡한 장기보험의 영업이 다른 디지털 보험사들보다는 수월한 편이다. 문제는 이 시장에서 신한EZ손보의 지명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신한EZ손보는 실손보험을 징검다리로 삼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실손보험은 2022년 말 기준 가입자 수가 3997만명에 이르며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필수 보험’으로 여겨진다. 실손보험을 통해 신한EZ손보의 고객을 확보한 뒤 이들을 장기보험 강화의 기반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신한EZ손보는 계열사 신한라이프의 교차판매 설계사를 통해 실손보험의 대면영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는 3분기 중 첫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손보험 진출로 신한EZ손보의 흑자 달성은 더욱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손보험은 자동차보험과 함께 손해율 관리가 쉽지 않은 대표적 손보상품으로 1분기 손해율은 128%다. 특히 신한EZ손보가 내놓을 현행 4세대 실손의 경우 손해율이 134%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EZ손보는 CSM 상각에 기반한 안정적 이익 창출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운전자보험 등 장기보험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며 "실손보험시장 진출 역시 눈앞의 적자에 매몰되기보다는 장기적인 흑자 기조 수립을 겨냥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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