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밸류업 점검]'배당보다 투자 우선'…밸류업 공시에도 주가 제자리①EBITDA 이익률 10% 중반대 목표…주주환원 정책 부재
박완준 기자공개 2024-11-25 08:33:14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자들의 호응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0년 말 LG화학에서 분사한 이후 매년 지적된 '배당 정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주주환원보다 이차전지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우선 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LG에너지솔루션은 코스피 시총 상위 3위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코스피 상위 20개 기업 중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곳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다. 자기주식 매입·소각 계획도 아직 발표한 적이 없다. 저조한 주주환원책에 한국거래소가 올 9월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에서도 제외됐다.
◇밸류업 계획 공시에 제외된 '배당 정책'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까지 매출 67조원을 목표하는 내용이 포함된 밸류업 계획을 22일 공시했다.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 이익률을 지난해 11%에서 10% 중반대로 높여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주주환원 정책 발표 시점은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 시기'로 표시하는 등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목표한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280GWh에서 2028년 말까지 500GWh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과정에서 북미 시장 점유율 1위도 목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건히 다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 계획도 공개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고출력 원통형 선박과 건설, 로봇 등의 사업에서 신규 수주를 늘려 비중을 기존 10%에서 20~25%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안전진단 소프트웨어(SW)와 보급형 솔루션을 확충해 하드웨어에서 SW 중심으로 확장을 꾀한다.
하지만 배당 등의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재투자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에 매진하겠다며, 전체 투자 규모의 20%를 미래 성장 준비에 활용한다는 계획만 공개했다. 주주환원책도 목표 달성 이후로 연기했다. 주주환원을 확대해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제고하자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의 눈높이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말 분사한 이후 배당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2021년 매출 17조8519억원과 영업이익 1조2138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33조7455억원, 영업이익 2조1632억원으로 늘었지만, 구체적인 주주환원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기준일을 배당금액 확정일 이후로 정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넣었으나 주주환원책은 나오지 않았다.
올해도 성장세가 주춤해진 탓에 주주환원 기대감은 사그라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분기부터 AMPC 혜택을 제외할 시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3018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럽, 중국법인 외에 미국 전기차 시장마저 성장세가 꺾인 영향이다.
◇밸류업 공시에도 주가 제자리
LG에너지솔루션 주가도 배당 등의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포함되지 않은 밸류업 공시에 장중 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날 밸류업 공시로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의 주주환원 계획을 공시한 SK스퀘어가 이날 장중 9% 이상 오른 것과 상반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2022년 11월 62만9000원에서 지난해 9월 47만원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에 따른 판매 부진 여파로 상승 동력을 잃었다. 주가 하락은 올해 더 가파르게 진행됐다. 올 8월 8일 31만1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이달 11일 소폭 반등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에 공급할 배터리를 개발한다는 소식에 39만8500원에서 41만6000원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이달 15일 다시 37만1000원으로 떨어지며 박스권을 형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이날 장중 1.12% 오른 40만5000원에 마감했다. 밸류업 공시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투자 심리선인 20일선을 뚫지 못했다. 특히 국내 개인투자자는 이날 4만1412주를 순매도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밸류업 공시에 실망 매물을 쏟아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실현하고 안정적인 잉여현금흐름이 창출되는 향후 적정한 시기에 주주환원책 시행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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