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인사 풍향계]체계 갖춘 대관 조직, 역량 강화까지 나설까③올해 북미 로비 자금 '껑충'…SK아메리카스·패스키, 시너지 발휘할까
박완준 기자공개 2024-11-25 08:28:38
[편집자주]
SK그룹은 올 초부터 고강도 리밸런싱 절차를 밟으며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리밸런싱의 방점이 될 수 있는 정기 임원인사도 임박한 상황이다. SK그룹은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실적'과 '리밸런싱 성과'에 기반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더벨은 올해 말 인사를 조망하고 2025년 SK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1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관 조직은 기업 경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외부 변수에 대응하는 곳이다. 사업 규제와 정부 정책 등 중대 현안에 대처해 기업 이익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대관 조직의 구성과 역할을 살펴보면 해당 기업이 안고 있는 고민과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국내 4대 기업으로 분류되는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체계적인 대관 조직을 갖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정책·사업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직과 인력 일부를 쇄신하고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준비해 왔다는 설명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북미 대관에 대한 역량을 꾸준히 강화할 전망이다.
◇그린사업 중심 선 SK그룹…미국 정책 영향권에
SK그룹은 미국을 중심으로 그린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처를 물색하고 투자비를 집행한 만큼 현지사업 효율화가 시너지 창출의 주요 과제로 여겨진다. 특히 SK그룹은 이차전지와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그린에너지 신사업을 추진하며 투자를 집행해 미국 정책 영향권에 포함됐다.
SK그룹은 내년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발맞춰 북미에서의 로비 지출을 가파르게 늘리고 있다. 앞서 SK그룹은 2021년 368만 달러를 로비 자금으로 집행한 데 이어 2022년 527만 달러, 지난해 433만 달러를 집행한 바 있다.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 423만 달러를 로비 자금으로 투입해 전년도 총액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인재 영입과 조직 개편을 통한 대관 역량 강화는 지난해 초부터 단행했다. 선제적으로 북미 시장의 정책적 리스크를 짚어보고 계열사 간 협력 관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 그룹 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대관 조직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스(GPA)'를 신설해 글로벌 산업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GPA는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출신의 김정일 SK스퀘어 글로벌 사업정책담당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김 부사장은 SK그룹이 2022년에 대내외 대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영입한 인재다.
SK그룹은 올 3월 계열사마다 흩어져 있던 북미 대관 조직도 한곳에 모았다. 북미 사업전략을 담당한 SK UAS와 그룹 계열사들이 각각 보유한 대외협력 조직을 통합해 SK아메리카스를 출범했다. 지주사인 SK㈜와 SK이노베이션 E&S, SK하이닉스, SK텔레콤이 출자해 설립됐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회사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SK아메리카스는 북미 대관 기능을 총괄하기 위해 사무소를 뉴욕과 워싱턴DC에 구축했다. 미국 정부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인과 한국인 등 수십여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북미 에너지 사업과 투자 등을 관리한 경험이 있는 유정준 SK온 대표이사 부회장이 수장을 맡고 있다.
◇북미 대관 중요성 부각, 임원인사에 '주목'
SK그룹은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에 따라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대응할 수 있는 역량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코드에 맞춘 전략적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요구가 더욱 노골적·전면적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통을 전진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반도체와 이차전지 부문의 경영전략 조직을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글로벌 시장에 강한 핵심 조직과 인재를 전면 배치하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현지에서도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북미 에너지 사업 총괄 법인인 패스키와 시너지를 발휘하는 전략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아메리카스를 총괄하는 유 부회장이 패스키의 수석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부분이 의견을 뒷받침한다. 현지에서 반도체와 이차전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패스키에 오너일가 자제들이 배치된 부분도 장점으로 꼽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남인 최인근 씨와 최재원 수석부회장 장남 최성근 씨가 전략·사업 담당 부서에 배치된 만큼 재계 인맥을 활용한 시너지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결정권을 가진 오너일가의 자제들이 미국에 배치된 만큼 경영전략 조직을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며 "패스키는 북미 시장 확장에 힘을 준 SK그룹의 핵심 조직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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