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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대림, '푸디스트 인수' 자회사 앞세운 까닭은 사조 CPK 그룹 편입 4개월만 캐시카우 역할 톡톡…식품 사업 밸류체인 완성

서지민 기자공개 2024-06-27 07:55:11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그룹이 인그리디언코리아(현 CPK) 인수 이후 또 다시 빅딜을 추진하고 나섰다. 계열사 사조오양과 사조CPK를 내세워 푸디스트를 인수한다. 사조CPK는 사조그룹 품에 안긴 지 4개월 만에 든든한 실탄 조달 창구 역할을 하며 인수 주체로 나서 눈길을 끈다.

사조그룹은 VIG파트너스가 보유한 식자재 및 위탁급식 업체 푸디스트 지분 99.86%을 252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조오양과 사조CPK가 공동으로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각각 800억원, 1720억원을 투자한다.

올해 2월 3840억원에 사조CPK 지분 전량을 인수한 지 4개월 만에 추진하는 대형 M&A다. 사조CPK 인수 당시 사조그룹은 사실상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사조산업이 아닌 사조대림을 인수주체로 내세웠다. 사조대림이 그룹의 식품 사업을 총괄하는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사조대림은 광천김, 맛살, 어묵 등 제조·판매업을 하며 사조오양과 사조씨피케이를 비롯해 사조원, 사조농산, 삼아벤처 등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다만 이번 딜에서는 사조대림이 직접 푸디스트를 인수하지 않고 자회사를 주체로 내세워 눈길을 끈다. 인수가 완료되고 나면 사조CPK와 사조오양이 각각 푸디스트 지분 68.16%, 31.7%를 보유하게 된다.


사조대림이 이번 푸디스트 인수에서 자회사를 앞세운 배경에는 앞서 진행된 사조CPK 인수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금을 조달해 추가적으로 차입 규모를 늘리기는 부담스럽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조대림은 올해 1월 1차 거래대금으로 3300억원을 납부했는데 이 중 약 60%를 금융차입을 통해 충당했다.

3월 말 별도 기준 사조대림의 부채총계는 593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6.8%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단기차입금이 418억원에서 868억원으로 늘었고 장기차입금 1600억원을 새로 조달했다.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전년 말 1566억원에서 703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3개월 만에 66%에서 113.2%로 뛰어올랐다. 이러한 부채비율은 사조농산, 사조남부햄 등 7개 회사를 인수했던 201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론 1분기에만 1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현금창출력을 고려하면 재무안정성 우려가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다만 단기간에 2500억원을 추가로 마련하기보다는 자회사를 활용해 재무 부담을 더는 전략을 택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사조CPK를 앞세우며 인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다. 사조CPK는 빵, 과자 등의 원료로 쓰이는 전분당을 옥수수에서 추출하는 가공 업체다. 1분기 말 기준 자산총계는 3893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액 4244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옥수수 가격 안정화와 비용 효율화 효과로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사조대림 종속회사 중 가장 이익 기여도가 높았다.

한편 사조그룹은 푸디스트 인수로 제조에서 유통에 이르는 식품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됐다. 사조CPK를 품에 안으며 햄, 어묵, 식용유, 전분당에 걸친 식재료 포트폴리오를 완성했고 푸디스트를 통해 이를 외부로 유통할 채널을 갖추게 된 셈이다.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푸디스트 인수로 식품 사업 간 시너지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인수 주체를 어느 회사로 결정할지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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