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클래식과 K팝의 '넥스트 레벨', 문정재의 SM클래식스'음악 본질 추구'하는 SM DNA가 핵심…내년 콘서트 목표
이지혜 기자공개 2024-06-28 10:30:43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6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음악에 미친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라고 생각했다."SM그룹의 클래식 음악 레이블 SM클래식스를 이끄는 문정재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가 단순 엔터사가 아니라 음악의 본질을 추구하는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여러 장르의 음악을 융합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 문 대표는 음악에 대한 열정이 모여 다양한 시도와 혁신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SM클래식스가 안착할 수 있었던 건 SM엔터테인먼트의 DNA 덕분이다. SM DNA라 불리는이 정체성은 남다른 독창성과 새로움으로 정의된다. 이 DNA는 SM클래식스의 음악 제작 방식과 독창적인 사운드에 녹아 있다. 문 대표는 이것이 SM클래식스의 차별화 요소이며, 언젠가 정통 클래식 아티스트도 매료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대표는 SM클래식스의 목표가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기존 음악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독창적인 프로젝트로 음악팬에게 감동을 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에는 SM클래식스의 첫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다. SM클래식스가 SM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음악적 지평을 열어가는 셈이다.
◇SM클래식스의 탄생, '음악에 미친 사람들'이 모이다
문 대표가 SM클래식스를 이끈 지 올해로 4년차를 맞았다. 그는 2020년 11월 SM클래식스 대표직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비록 SM클래식스를 이끈 기간은 비교적 짧지만 SM엔터테인먼트와의 인연은 벌써 10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2016년 문 대표가 SM스테이션 프로젝트에 합류한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SM스테이션은 SM엔터테인먼트의 디지털 음원 공개 채널로 K-POP, 팝, 힙합, EDM,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다.
당시 문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의 진심을 봤다. 그는 “엔터사라기보다 음악회사, 문화기업으로서 음악에 진심을 다하는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음악에 대한 진심에 이끌려 SM클래식스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SM클래식스에서 문 대표의 음악은 기존에 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연주회를 위해 수백, 수천 곡의 음악을 듣고 수정하고 모두와 준비하고 작업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드라마”라며 “듣는이가 어떻게 느낄지 고민하며 음악을 편곡하고 만들고 고치는 모든 과정이 음악”이라고 말했다.
성공한 피아니스트로서 연주회에 치여 살 때와 좀 다른 눈으로 음악을 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독일 하노버국립음악대학교에서 학사, 석사과정을 밟고 최고 연주자과정(KE)을 최우수로 졸업, 하노버국립음대 강사를 역임한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다. 문 대표의 삶 대부분에서 피아노를 완벽하게 연주하는 게 음악이었다면 지금은 음악을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SM DNA, 클래식스에 스며들다
문 대표에게 SM클래식스의 색깔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 묻자 "수장으로서 색깔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SM DNA가 SM클래식스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고, 그 스며듦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알리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SM클래식스의 개성이나 색깔을 우리가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SM DNA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SM DNA를 독창성과 새로움으로 정의했다. 그는 “SM엔터테인먼트의 노래는 마치 ‘우리는 이런 음악을 만들 건데, 들으려면 듣든가’하는 나쁜 남자 같은 매력이 있어서 자꾸 끌린다”며 “음악의 형식도 다른 엔터사와 다른데 이게 바로 SM엔터테인먼트만의 DNA"라고 말했다.
억지로 남과 다르게 만들거나 애써서 독창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SM엔터테인먼트인’이 자연스럽게 느끼는 남다른 감각이 바로 SM엔터테인먼트의 DNA가 스며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클래식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SM엔터테인먼트의 IP(지식재산권)를 이용해서 클래식 문화와 상호작용하겠다고 생각했지만 클래식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지는 않았다”며 “SM DNA가 없다면 다른 클래식 레이블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SM클래식스만의 또 다른 강점으로 사운드를 강조했다. “SM클래식스만의 소리가 자리잡혔다”며 “기존에는 좋은 홀을 찾아가서 좋은 기기로 수음해 고급스러운 소리를 만드는 게 최선이었다면 우리는 다양한 녹음 방식을 사용해서 우리만의 기술력으로 더 좋은 소리를 이끌어낼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언젠간 유명 클래식 아티스트가 SM클래식스에서 음반을 내고 싶어하는 날이 올거다”라며 “SM클래식스의 목표를 하나로 특정할 수는 없지만 정통 클래식산업에서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도 지향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SM클래식스, 클래식 음악의 새 지평을 연다
문 대표는 SM클래식스의 목표가 클래식 음악을 대중화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클래식음악은 그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 대중화하기는 어렵다“며 ”대신 우리는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SM클래식스만의 독창적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클래식과 K팝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철학은 SM클래식스의 모든 활동에 녹아 있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EXO의 <으르렁>, 레드벨벳의 <싸이코> 등을 편곡해 클래식 악기로 연주하는 프로젝트 등을 진행했다. 문 대표는 “SM클래식스가 클래식 아티스트나 K팝 팬이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는 접점을 만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검증도 끝났다. 2019년 미국 링컨센터에서 열린 K팝 콘서트에서다. SM엔터테인먼트의 곡을 포함한 유명 K팝을 편곡해 오케스트라가 링컨센터에서 연주했는데 표가 동났다. 링컨센터에서 미국투어를 먼저 제안했을 정도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국투어는 비록 무산됐지만 클래식과 K팝 융합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한 사례였다.
이제 SM클래식스도 콘서트 활동을 시작한다. 한 곡을 만드는 데 여러 달이 걸리는 만큼 콘서트를 하기까지 수년의 인고의 세월이 필요했지만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됐다. 내년 초 첫 국내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벌써 해외 콘서트 문의도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콘서트를 열 계획이지만 무엇보다 이 콘서트를 보기 위해 많은 해외팬이 한국을 찾아주면 좋겠다”며 “SM클래식스가 좋은 아티스트와 함께 같이 일할 수 있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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