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K-색조' 씨앤씨인터, 해외 수출 덕 '52주 신고가'북미·유럽·중동까지 확보한 '고객사 네트워크', 캐파 증가로 매출 확대
홍다원 기자공개 2024-07-03 07:49:0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8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요즈음 주식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K-뷰티' 입니다. 다양한 인디 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화장품주 중에서도 특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주가 상승세가 돋보입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27일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전 거래일 대비 9.47%(1만1100원) 오른 12만8300원을 기록하면서 장 마감했습니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6만2700원에 거래되던 주가는 6개월 만에 104% 상승하면서 두 배 이상 뛰었습니다.
상장 첫날과 종가(4만1150원)와 비교하면 상승률이 더 높습니다. 2021년 5월 코스닥에 상장한 씨앤씨인터내셔널 주가 그래프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요. 6월 11일을 기점으로 시가총액 1조원도 돌파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씨앤씨인터내셔널을 310억원어치 사들였습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1997년 배은철 대표가 설립한 색조 화장품 전문 기업입니다. 배 대표는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에서 16년간 몸담으며 색조 화장품 생산관리·개발을 담당했고 이를 바탕으로 처음부터 색조 분야를 점찍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설립 초기 아이라이너, 아이브로우와 같은 눈화장용 펜슬을 생산했지만 차별화를 위해 색조 제품에 집중했습니다. 이후 2013년 법인 전환과 동시에 립스틱으로 영역을 넓혔고 특히 '벨벳 틴트'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고객사를 확장했습니다. 회사 이름은 생소하더라도 생산하는 제품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습니다. '롬앤 글래스팅 컬러 글로스', '페리페라 올테이트 무드 팔레트' 등입니다.
◇Industry & Event
주가가 치솟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실적입니다. 숫자로 성장세를 입증하면서 올해 1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2024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56.2% 증가한 72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100억원으로 67.1% 증가했습니다.
립 제품 판매 호조와 국내 고객사 수주 폭증에 따른 공급 물량 확대로 매출 성장을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100% ODM 기업으로 설비 투자가 곧 제품 수주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면서 수익성이 강화됐습니다.
돋보이는 건 해외 수출입니다. 그간 국내 화장품 수출 구조는 기초 제품에 치우쳤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색조 강자라는 장점을 살려 미국 수출은 물론 유럽과 중동까지 발을 넓혀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2021년 323억원이었던 수출액은 2022년 518억원, 2023년에는 949억원까지 3년 새 크게 뛰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들의 개발 문의와 수주 의뢰가 늘어남에 따라 설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생산능력을 확대하면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인데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시설에 투자하고 생산라인 등을 늘린 공장에서 다시 물량을 찍어내는 구조입니다.
현재 씨앤씨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국내의 색조 화장품 제조 공장은 두 곳입니다. 화성에 위치한 1공장(퍼플카운티)과 용인의 2공장(그린카운티)입니다. 그중에서도 2공장 생산능력은 2022년 6522만개에서 2023년 9522개로 확대됐습니다.
물량 감당이 어려워 임대 공장을 활용하면서 최대한 주문량을 실적으로 연결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탄탄한 해외 고객사와 국내 고객사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시설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2023년 6월 2공장을 증축하는데 141억원을 사용했고 10월에는 청주에 새로운 공장 부지를 확보했습니다.
◇Market View
증권가에서도 씨앤씨인터내셔널에 대한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씨앤씨인터내셔널도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기관 투자자들과 1:1 미팅, 실적 컨퍼런스 콜 등 세 차례의 IR 활동을 마쳤는데요.
2분기 실적도 역대급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주가에 대한 기대감은 보고서 제목만 살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설명이 필요없는 네임드', '현 시장 중소형 최강자', '멈출 줄 모르는 수주' 등입니다.
색조 ODM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제형, 발림성, 제품 등 제품력을 바탕으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그간 쌓인 노하우로 현재 해외 고객사와의 프로젝트를 300여개 이상 진행하고 있어 북미·유럽 뿐 아니라 아세안·중동·남미·오세아니아 지역까지 아우르는 고객사 네트워크를 확보했습니다.
특히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생산능력에 따른 외형 확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박연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공장 생산능력은 3억개, 3분기 증축 완료 시 4억개까지 확보될 것"이라며 "3분기는 임대 공장과 용기 수급 정상화를 통한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나증권은 투자 의견 '매수', 목표 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4만원으로 올려잡았습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산캐파가 부족해 생산캐파 증가가 곧 매출로 바로 연결되는 기업"이라며 "인디뷰티 강세 트렌드에 더해 럭셔리 유럽, 미국 고객사 수주도 증가하면서 중국 로컬 저가 색조 브랜드사의 직간접적인 수출 증가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고 전망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씨앤씨인터내셔널의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보고서 작성 책임자는 성기훈 전무이사입니다. 성 전무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경영기획총괄(COO)을 모두 맡고 있는데요. 회계사로 회계법인 등에서 근무한 그는 2013년 씨앤씨인터내셔널에 합류해 회사의 안살림을 도맡았습니다. 알맞은 시기에 캐파를 확장했기 때문에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성 전무에게 최근 주가 상승 이유와 앞으로의 설비 투자 계획 등에 대해 유선상으로 직접 묻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따로 홍보 담당 조직이 있다기보다는 재무기획팀 등에서 IR 활동과 언론 소통 등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재무기획팀을 통해 27일 오전 9시 30분 경 질문지를 보냈고 성 전무를 통해 질문에 대한 꼼꼼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성 전무는 주가 상승 이유로 "전반적인 K-뷰티의 성장과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서는 특히 씨앤씨인터내셔널이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안정적인 글로벌 고객사를 보유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북미, 유럽, 아시아, 중동 등 각 대륙이 보유하고 있는 현지 브랜드의 생산도 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해외 수주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비결에는 '제품력'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성 전무는 "참신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품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제품력이 곧 여러 고객사와의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가에 시설 투자 등 생산량 확대 기대감이 반영된 만큼 청주 공장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성 전무는 "현재 설계 과정에 있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에 대해서 밝힐 수는 없지만 청주 공장은 부지 면적만 놓고 봤을 때도 현재 자가 공장과 임대 공장을 합친 것보다 규모가 6배 이상 크다"며 "기존 공장을 훨씬 넘어서는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노랑통닭 운영' 노랑푸드 매각 착수, 삼정KPMG 맞손
- [달바글로벌은 지금]유가증권시장 향하는 뷰티기업, 에이피알 '판박이' 전략
- 삼성·키움까지…증권사 VC 협회 릴레이 가입 '왜'
- 코스포, 일본 진출 조력자로…현지 답사 첫 진행
- [VC 투자기업]씨너지, 132억 프리A 브릿지 투자 유치
- [아이지넷, Road to IPO]'보험+핀테크' 결합…인슈어테크 1호 상장 노린다
- [VC 투자기업]빅오션이엔엠, 뮤지컬 제작사 T2N미디어 인수
- 한화생명,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HUG 금리 여파 '촉각'
- HS효성첨단소재, 3년만에 '공모채' 노크…차입만기 늘린다
- [IB 풍향계]위기설 '해프닝' 롯데, 조달 전선 영향은
홍다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BGF리테일, 빛난 '평가개선' 속 아쉬운 보드 구성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쇼핑, '참여도' 돋보인 이사회 중심 경영
- [GKL은 지금]카지노 외길로 '큰 손' 고객 늘리기 총력전
- [2024 이사회 평가]'오너=의장' 오뚜기, 감사위로 독립성 보완
- [Company Watch]남양유업, '비효율 사업 정리' 체질개선 본격화
- [GKL은 지금]막 내린 김영산 체제, '차기 수장' 과제는
- [유통가 인사 포인트]AK플라자, 현장경영 리더십으로 '적자 탈출' 승부수
- [GKL은 지금]'보수적 투자 기조'가 만든 본업 경쟁력 저하
- [GKL은 지금]카지노 호황에도 '수익성' 역성장 위기
- 한샘, 잇단 '분기배당'으로 IMM PE 투자 부담 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