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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열풍 탄 클라우드기업]'선택과 집중' 카카오엔터프라이즈, AI도 버렸다①카카오브레인으로 사업 이관, 수익성 제고 '드라이브'

최현서 기자공개 2024-07-12 13:06:04

[편집자주]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클라우드 시장도 새 국면을 맞이했다. 생성형AI를 개발하고 또 AI 서비스를 출시할 때 막대한 양의 데이터 저장과 처리를 위한 클라우드 선택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글로벌 최대 규모 클라우드사업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생성형AI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고 국내 굴지의 클라우드 업체들도 이런 열풍에 탑승했다. 클라우드 업계는 영역 확장에 여념이 없다. 사업 2막을 열고 있는 클라우드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AI 열풍 대응 전략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 내 인공지능(AI)을 연구하던 태스크포스(TF)로 첫 발을 뗐다. AI의 가능성과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부서 설립 2년만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라는 간판을 달고 독자생존 모드를 켰다. 사업 초기 산업군과 고객층을 구분하지 않고 영역을 확대해오며 몸집을 불렸다.

하지만 법인 설립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달성하지 못하며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대주주인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를 교체하는 등 고강도 쇄신 작업을 거쳤다. 이에 그치지 않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정체성인 AI 연구 부서마저 카카오브레인으로 옮겼다. 클라우드 중심 사업으로 전면 재편이 최근 이뤄진 셈이다.

◇TF로 시작, B2B 사업 강화 특명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모태는 2017년 초 만들어진 TF다. TF는 음성인식과 AI 기술 기반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역할을 맡았다. 카카오는 기존 검색과 추천, 데이터 커넥션 담당 조직과 TF를 묶어 'AI 부문'으로 통합했다. 초대 AI 부문장은 현재 카카오브레인 대표를 맡고 있는 김병학 부문장이었다.

이후 AI 부문은 'AI 랩'으로 간판이 바뀌었다. 2018년 AI 랩 부문장의 직급이 부사장으로 바뀌며 위상이 올라갔다. 2019년 5월 AI 랩은 사내 독립기업(CIC) 형태로 탈바꿈했다.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통해 신속하게 경영 전략을 수립하라는 의도가 담겼다.

AI 랩은 당시 스마트 스피커에 적용돼 유명세를 탄 AI 플랫폼 '카카오 i'를 중심으로 검색, 챗봇 등의 서비스를 개발해 운영했다. 현대자동차와 GS건설, 포스코건설 등과 협력해 카카오 i의 접점을 늘려가던 참이었다.

2019년 12월 카카오는 AI랩의 독립을 결정하고 지금의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출범했다. 초대 대표는 출범 직전까지 AI 랩을 이끌었던 백상엽 전 LG CNS 미래전략사업부장이 맡았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출범 당시 카카오가 지분 100%를 가졌다. 626억원 규모의 현물 출자 방식으로 분사했다.

CIC 전환 후 7개월 만에 내린 분리 결정이었다. 빠른 결정 배경에는 B2B 사업 강화 의지가 깔려 있었다.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102개의 종속회사를 갖고 있었다. 이 중 대부분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에 집중한 업체들이었다. 주 수익원은 광고였다. 카카오는 광고 외 수입원 확보를 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출범 초기 유명세를 탔던 카카오 i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금융, 헬스케어, 유통, 물류 등 전 산업군으로 카카오 i 적용 범위를 넓혀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다양한 분야에 카카오 i를 적용하는 사업 방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전략에 입각해 출범 1년만에 NH투자증권, 에버랜드, 교보생명, 특허청 등 16곳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후로도 B2B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전용 상품들을 꾸준히 내놨다. 2020년 9월 업무용 메신저 '카카오워크'를 출시했다. 2021년 7월에는 공공기관용 클라우드인 '카카오 i 클라우드'를 선보였다.

AI 랩 시절에 하고 있었던 B2C도 놓지 않았다. 2020년 9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 i가 탑재된 음성 인식 컨트롤러 를 선보였다. 같은 해 10월에는 카카오 i 내장 스마트스피커를 출시하기도 했다.

사업 분야, 고객층을 가리지 않는 확장 정책으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몸집 불리기에 성공했다. 2020년 681억원이었던 매출은 2021년 955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2년 매출은 전년 대비 71% 성장한 1633억원이었다. 지난해는 1808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적자 탈출 전략 핵심 '클라우드'


문제는 '알맹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외적 성장을 이루는 데에 성공했지만 영업적자 폭은 갈수록 커졌다. 2020년 368억원이었던 영업적자는 2021년 901억원, 2022년 1406억원으로 늘어났다.

인적 쇄신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새 대표로 이경진 클라우드부문장을 선임했다.

특히 클라우드 업계에 약 20년간 몸담고 있던 이 대표를 대표로 선임함으로써 클라우드 중심의 사업 개편을 암시했다. 이 대표는 부임 일주일만에 클라우드와 검색을 각각 CIC 형태로 전환했다. 카카오 i 클라우드에서 'i'를 지워 카카오 i 브랜드 대신 클라우드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고성능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BCS'를 선보이며 고급화 전략에도 발을 내딛었다.

이 과정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시작점이었던 AI 연구 부서마저 카카오브레인으로 이관했다. 지난해 10월 일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사업 방향을 대폭 수정했다는 의미였다. 앞서 백 전 대표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수장으로 부임할 당시 '카카오AI 바탕의 카카오 서비스 결합'을 선언한 상태였다.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재편 시도는 성공적 초기 결과를 내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를 1273억원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5월 올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결 관점에서 그동안 이익 기여도가 비교적 낮았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다"며 "개선 효과가 올해부터 온기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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