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미국 대선 변수, 한국물 비수기에도 '바쁘다 바빠'우리은행·농협은행 등 한국물 채비…미 대선 전후로 변동성↑, 연준 첫 금리 인하도 '촉각'
윤진현 기자공개 2024-07-12 07:27:28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 비수기로 여겨지는 7~8월, 이슈어(Issuer)와 IB들이 분주하다. 올 하반기 미국 대선과 기준금리 인하 이벤트가 예고돼, 선제적으로 조달을 마치려는 이들이 시장을 찾고 있어서다.과거 그래프 추이를 보면 미국 대통령 당선 확정 시점(11월) 2~3개월 전부터 금리와 발행 스프레드 등락이 이어졌다. 올해는 이 시기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적 발행 전략을 위한 IB들의 고차방정식이 이어지는 배경이다.
◇7~8월 한국물 비수기 '옛말'…"금리 하강 곡선 잡자"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물 이슈어들의 발행 채비는 비수기에도 지속되고 있다. 농협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한국물 조달을 준비 중이다. 기관투자자들의 휴가기간인 7~8월 발행이 뜸해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올해는 이슈어들의 발행 준비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이뤄진 기획재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전후로 조달 제약이 있던 영향이 컸다. 여기에 시장 금리 여건도 긍정적으로 분석되자 이슈어들도 고민을 덜어낼 수 있단 분위기다.
미국 국고채 금리가 최근 안정세를 찾고 있다.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전일 기준 미국 5년물 국고채 금리는 4.24%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5%에 육박한 고점을 기록한 후 등락을 거듭하다 최근 들어 다시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게다가 하반기 대내외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미국 대선 이슈와 기준금리 인하 이슈가 동시에 예고됐다. 즉 금리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과 안정 요인이 공존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최소 한차례 단행될 것이라 전망된다"면서도 "미국 대선은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임은 분명하기에 금리 하강 곡선을 잡아 조달을 마치려는 이슈어들의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IB 하우스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차치하더라도, 결국 채권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것이라 분석한다. 두 후보 모두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예고 하고 있어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세금 감면 공약을 내걸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도 여겨진다. 이는 향후 국채 금리 수준을 높이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연준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금리정책을 펼쳐왔다.
한국물 금리 기준점인 미국 국고채 금리의 흐름에 IB들의 눈이 향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과거 대선 직후 국고채 금리의 변동폭이 커진 기록도 축적돼 있다. 2016년과 2020년 하반기엔 유사한 형태의 국고채 금리 곡선이 그려졌다.
11월 결과 발표 전까지 약 2~3개월간 금리 변동성이 커지고, 스프레드 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각각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이 확정된 전후에 해당한다.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공교롭게도 현재 시장에서 가장 유력하다고 여겨지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겹친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 파월이 처음으로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달 2일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 전 디스인플레이션의 흐름을 확인하겠단 의견을 밝혔다. 약 3개월간 인하의 당위성을 마지막으로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고채 금리 하향 요인과 상승 요인의 충돌로 인해 금리 전망을 쉽사리 내놓기 어렵다고 여겨진다. 이에 최적 발행을 고심하는 이슈어들은 물론 이들에게 전략을 제시하는 IB들도 고차방정식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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