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투자 포트폴리오]'스타트업' 엔젤투자자로 '성장 동력' 발굴①누적 투자액 77억, 팁스 운영사로 '장기 동반자' 역할
홍다원 기자공개 2024-07-16 07:32:15
[편집자주]
법인형 엔젤투자자. 100년 주류 기업 하이트진로가 가진 또 하나의 타이틀이다. 하이트진로는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2018년부터 여러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해 왔다.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동반자로서 기업 성장성에 집중해 추후 인수합병(M&A)과 협업 등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일상 전반에 걸친 폭넓은 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성과, 앞으로의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스터아빠'(식자재 유통),'에이라이프'(식물성 조직 단백질), '한국농업데이터'(농산물 저장 창고 임대 중개), '나누'(친환경 용기·포장재), '제이앤이'(팝콘 제조).언뜻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들은 주류 기업 하이트진로가 2023년 한 해 동안 새로 투자한 스타트업들이다. 식품 유통부터 친환경 용기까지 분야가 다양하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는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꾸준히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해 왔다.
경쟁이 치열하고 성장이 정체된 주류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다. 투자금 회수 목적보다는 사업 확장과 신사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성장하는 기업들을 눈여겨본다. 식음료 기업은 물론 이종 산업까지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기업들에 집중했다.
하이트진로는 햇수로 7년째 스타트업에 투자해 왔다. 올해 역시 농수산분야 스타트업 10개 기업과 투자사를 초청해 데모데이를 열었다. 선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스타트업 지원을 적극 이어나갈 계획이다.
◇'30개' 스타트업 동반자 역할, '식음료 밸류체인' 적극 지원
하이트진로가 2018년부터 2024년 6월까지 투자한 스타트업 개수는 30여개에 이른다. 기업 당 투자 금액은 평균 1억원에서 5억원 정도로 소규모지만 투자금액을 늘려나가며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사업보고서 타법인출자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누적 투자 금액은 총 77억원이다.
스타트업 중에서도 초기 기업을 발굴하는데 공들이고 있다. 투자금 회수가 목적인 FI(재무적 투자자) 역할이 아니라 사업 확장을 위해 스타트업 투자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스스로를 전략적 투자자(SI)라고 설명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경영권 인수를 위해 투자하는 SI와는 다른 의미다. 지원을 통해 기업을 육성하고 여러 기회를 탐색하는 전략적 동반자에 가깝다. 하이트진로는 모두 단순 투자 형태로 스타트업 지분을 확보했다. 식품기업부터 본업과는 관련이 없는 이종 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성장이 제한된 주류업계를 넘어 사업을 넓히려는 미래를 위한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스타트업 투자 및 발굴은 2016년 신설된 신사업개발팀이 담당하고 있다. 일찍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파악하고 조직 정비, 목표 설정 등 기반을 다졌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투자를 시작한 건 2018년부터다.
먼저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힘을 싣기 위해 전문 VC 더벤처스와 투자 계약을 맺었다. 당시 9억5000만원을 투입해 더벤처스 지분 2.04%를 확보했다. 더벤처스는 초기 기업을 발굴하는 투자사로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 운영사다.
본격적인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공유 오피스를 마련했다. 하이트진로 서초 사옥 내 500평 규모의 협업 공간 '뉴블록'이다. '뉴블록'에는 하이트진로가 투자한 기업은 물론 백퍼센트, 판다코리아, 캔랩코리아, 어썸벤처스, 빙글 등이 입주해 있다.
2019년에는 하이트진로가 법인형 엔젤투자자로 선정됐다. 사기업이 법인형 엔젤투자자가 된 건 하이트진로가 처음이다.
엔젤투자자로 선정된 이후 점차 투자 규모와 투자 금액을 늘리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9억원을 투입해 총 4곳의 스타트업 지분을 인수했다. 꾸준히 스타트업을 발굴해 2022년에는 팁스 운영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해나가면서 하이트진로가 추천한 6개의 기업들이 모두 팁스로 선정되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자연기반 데모데이' 2회 개최, 투자 검토 진행
하이트진로는 투자 연계 효과에 집중하면서 여러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팁스 운영사로서 스타트업의 현 상황을 알리고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2023년엔 데모데이를 열었다. 데모데이는 스타트업이 사업모델을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자리로 발굴부터 투자까지 이어지는 프로그램이다. 하이트진로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과 함께 농수산 분야 스타트업 10개를 선정했다.
이후 현장 실사를 통해 기업의 연구 개발 현황, 생산시설, 제품 시연 등 기업 자료를 직접 확인하고 내부 검토를 거쳐 총 5개의 기업에 투자를 결정했다. 나누, 에이라이프, 한국농업데이터, 쿨베어스, 타이드풀 등이다.
투자 연계 프로그램은 올해도 진행됐다. 2023년엔 163개 업체가 지원했고 올해에는 총 189개 업체가 지원하면서 경쟁이 뜨거워졌다. 올해 역시 농식품분야 7개, 수산분야 3개 총 10개 스타트업을 선정했다. 추후 검증을 통해 최종 투자 결정은 물론 팁스 연결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이종 산업과의 시너지를 노리기 위해 스타트업 투자를 이어왔다"며 "이번 데모데이에서 선정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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