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민자사업 점검]GS건설, 위례신사선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로·철도 다수 추진, 수익성 저조…"진행 사업 차질없이 수행할 것"
이재빈 기자공개 2024-07-15 07:43:52
[편집자주]
공사비 상승 여파가 사회기반시설(SOC) 조성 사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가뜩이나 이익률 낮은 토목 분야 수익성 악화 탓에 건설사들은 사업 지속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위례신사선 등 이미 사업 시행자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민자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건설의 위례신사선 사업 포기는 민간투자사업의 수익성이 건설사들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돼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다. 국내 토목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다수의 굵직한 실적을 보유한 건설사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공사비 상승 문제가 심각하다는 경종을 울렸다. 현재 GS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민자사업으로는 세검정구파발 터널과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등이 있다.다른 민자사업들도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프라 도급 공사는 적자를 지속하는 중이고 준공 후 운영되고 있는 사회기반시설(SOC)들도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철도 민자사업 중에는 운영법인이 파산한 사례도 있다. GS건설이 서울 경전철 위례신사선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매출 내 인프라 비중 2%, 민자사업 트랙레코드 '준수'
GS건설의 2023년 매출은 13조4367억원이다. 국내 인프라 도급공사 매출은 2715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로 집계됐다. 국내 인프라 도급공사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5.4%, 2021년 5%, 2022년 2.4%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토목 관련 매출은 줄고 있지만 민자사업과 관련해서는 다수의 주간 및 공사참여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전략과 방침에 따라 언제든 인프라 도급공사 실적을 다시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GS건설의 주요 민자사업 트랙 레코드는 서울~문산 고속도로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강매동부터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내포리까지를 잇는 총 연장 35.2㎞ 규모 고속도로로 총 사업비 2조874억원이 투입됐다.
서울~문산 고속도로 컨소시엄의 주간사는 GS건설이다. 2003년 민간사업제안서를 접수한 후 2007년 9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2011년 8월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2015년 11월 공사에 착수했다. 전체 공사비 8927억원 중 GS건설이 수행한 규모는 4062억원이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덕~센텀 지하 고속화도로도 GS건설이 주간을 맡았다. 부산광역시 북구 만덕동과 해운대구 재송동 센텀시티 사이 9.62㎞ 구간을 잇는 부산의 첫 대심도 지하도로다. GS건설이 2013년 제안해 시작된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7832억원이다.
총 공사비는 6515억원으로 책정됐다. GS건설이 수행하는 구간에 책정된 공사비는 2948억원이다. 2019년 9월 착공해 오는 11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GS건설은 비주간으로도 다수의 민자사업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프로젝트명과 GS건설이 맡은 구간의 공사비는 △신분당선 1320억원 △제2영동고속도로 1041억원 △구리~포천 고속도로 1881억원 △상주~영천 고속도로 1709억원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2608억원 △이천~오산 고속도로 2850억원 등이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도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해운대 고속도로와 세검정구파발터널(옛 은평새길) 등이 현재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민자사업이다.
사상~해운대 고속도로는 부산 사상구 감전동과 해운대구 송정동 사이 22.8㎞ 구간에 조성되는 지하 대심도 고속도로다. GS건설은 지난해 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국토교통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공사비로 2조2973억원이 책정됐지만 지하터널 안전 기준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사업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착공 시점이 연기됐다. 업계에서는 공사비가 최소 4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S건설이 맡은 구간의 공사비는 8041억원이었다.
세검정구파발터널은 과거 은평새길이라는 명칭으로 추진됐던 민자사업이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과 종로구 부암동을 잇는 도로로 2007년 GS건설이 민간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고 당시 총 사업비는 2231억원으로 책정됐다. GS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시점은 2009년 5월이다.
이후 서울시장 교체로 인해 장기간 진척이 없었던 세검정구파발터널 조성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취임하면서 협의가 진행되는 중이다. GS건설은 2022년 2월 수정제안서를 제출했다. 2023년 4월 민자적격성 재조사를 거쳐 지난해 7월부터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2007년 이후 물가가 크게 오른 만큼 총 사업비는 2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검정구파발터널 민간투자사업 관계자는 "구간과 형태 등을 두고 서울시와 민간사업자 간에 협상이 진행되는 중이지만 공사비 관련 이견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실시협약 착공 시점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토목공사 적자 지속, SOC 운영법인 파산 사례도
다수의 민자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손익분기점(BEP)에도 미치지 못한다. 2020년대 들어 민자사업 관련 공사를 진행하는 인프라 부문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외 해외를 합친 GS건설의 2023년 인프라 도급공사 매출은 1조1165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프라 부문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322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공사를 진행할 수록 손실을 봤다는 의미다.
지난해만의 문제도 아니다. 2020년대 들어 GS건설의 인프라 부문이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시점은 2022년이 유일하다. 매출 1조692억원과 영업이익 11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당시에도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이 1.09%에 그쳤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582억원과 1032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반면 주택·건축본부는 꾸준히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연도별 이익률은 2020년 18.71%, 2021년 16.6%, 2022년 8.13% 등이다. 적자를 기록한 해는 검단사태로 인해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던 지난해(-4.28%)가 유일하다.
공사진행률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누적공사 수익과 영업이익도 부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GS건설의 토목 도급 누적공사수익은 11조5915억원이지만 누적공사이익은 3749억원에 그쳤다. 이익률은 3.23%에 불과하다. 반면 건축·주택 분야의 누적공사이익률은 11.99%로 집계됐다.
준공 후 운영되고 있는 민자사업 운영법인들도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GS건설이 주간을 맡아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는 옥산오창고속도로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손실 131억원을 기록했다. 56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지만 2190억원의 차입금으로 인해 71억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한 여파다.
3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서울~문산 고속도로도 여전지 적자가 지속되는 중이다. 642억원의 매출과 2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이자비용 475억원으로 인해 당기순손실 446억원을 기록했다. 운영법인에 설정돼 있는 차입금 규모는 7388억원이다. 두 사업 모두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음에도 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
준공된 민자사업 운영법인이 파산한 사례도 있다. 총 사업비 6767억원이 투입된 의정부경전철 사업이다. 2007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2년 개통했으나 이용객 수가 예측 수요 대비 20%를 하회하면서 적자가 지속됐다. 결국 운영법인 의정부경전철은 2016년 5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후 2017년 5월 파산했다.
이처럼 인프라 도급공사의 낮은 수익성과 운영법인의 당기순이익 적자가 GS건설의 선별수주 기조로 이어졌다. 검단사태 이후 재무건전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손실을 보면서까지 공사와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전략을 수립했다는 해석이다.
최근 GS건설이 위례신사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한 점도 이같은 기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GS건설은 꾸준히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지만 발주처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결국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위례신사선의 경우 2020년 사업 수주 이후 코로나19와 전쟁 등으로 인해 급격히 오른 공사원가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진행중인 민자사업은 차질 없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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