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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크레딧 진단, '배터리·석유화학' 리스크 여전 금융권, 부동산PF·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 주시

안정문 기자공개 2024-07-15 08:10:16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P 글로벌이 국내 기업들의 크레딧 이슈를 진단했다. 비금융기업에 대해선 산업별 이슈를 짚었다. 석유화학과 배터리, 철강 기업은 수급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짚었다. 반면 자동차와 반도체 시장은 호황이라고 평가했다.

금융기업과 관련해선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부동산PF, 해외 대체투자발 신용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철강, 배터리 '흐림'

S&P 글로벌은 11일 '높아지는 무역장벽에 따른 신용위험 변화'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비금융기업들의 크레딧을 담당하는 박종훈 상무는 산업별 이슈를 짚었다.

상반기 비금융기업들의 크레딧에 대해선 소폭이지만 부정적 조정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상반기 S&P가 등급 및 전망을 조정한 비금융기업들은 모두 9곳이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한화토탈은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SK이노베이션과 SK지오센트릭은 등급 자체가 1노치(notch) 낮아졌다.
출처:S&P 글로벌

반면 두산밥캣과 GS칼텍스는 등급이 상향조정됐다. 현대차, 기아는 전망이 각각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종합하자면 석유화학 관련 기업들의 등급 및 전망은 하락세, 자동차 관련 기업의 크레딧은 상승세다.

박 상무는 "한국 100대 기업의 이익흐름을 보면 영업이익이 2022년 4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되고 있다"며 "흐름은 올 3분기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차입금 수준에 대해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박 상무는 "한국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차입금도 덩달아 늘었다"며 "우선 짚고 싶은 곳은 SK그룹"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의 차입금은 2018년 20조원대에서 2023년 70조원대로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출처: S&P 글로벌

S&P 글로벌은 SK온의 차입금이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SK온은 1분기 말 16조원 가까운 순차입금을 기록했다. 2022년 말 7조원, 지난해 말 13조원으로 이어지는 증가세를 끊지 못하고 있다. 박 상무는 SK온과 같은 배터리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황도 짚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최근 몇년 사이에 투자가 늘면서 차입금이 빠르게 증가했다"며 "투자가 늘어나는 시기 공교롭게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캐즘에 접어들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비중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다"며 "유럽 시장 등에서 중국업체와 얼마나 경쟁할 수 있느냐가 향후 크레딧에 중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리스크 요인에 많이 노출된 산업군으로는 석유화학과 철강을 꼽았다. 박 상무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중국기업의 과잉공급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호황이었던 2017년을 기점으로 계속해서 중국수출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철강기업 역시 중국의 과공급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이끄는 국내 자동차산업에 대해선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늘렸고 판매가격을 높이면서 수익성을 제고했다"며 "선진시장은 미국, 신흥시장은 인도가 현대차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에 대해서도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박 상무는 "반도체산업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실적이 저조했는데 작년 말부터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실적을 개선하면서 차입금을 줄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PF, 여전히 비은행 금융권에 부담

김대현 아태지역 금융기관 신용평가 상무는 국내 금융시장의 신용리스크 관리에 가장 큰 위험 요소를 부동산 PF로 꼽았다.

김 상무는 "부동산 PF 리스크는 산업용 부동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비은행 기관을 중심으로 PF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시스템 리스크로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P는 저축은행, 증권사 등의 경우 브릿지론 비중이 전체 PF의 약 30~50%를 차지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증권사들과 관련해선 해외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 투자 리스크도 강조됐다. 김 상무는 "증권사의 해외 대체투자와 부동산 PF에 대한 익스포저는 자본 대비 각각 30% 수준으로 추정을 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추가적 평가나 가맹 손실 그리고 부동산 PF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반기엔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이같은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지게 된다면 부정적으로 조정된 일부 대형증권의 전망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에 대해선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김 상무는 "국내 은행들의 건설업 부동산 PF 대출 리스크는 전체 매출대비 1.5~2% 수준으로 피크였던 2008년도 말 각각 4~5% 수준 대비 상대적으로 많이 낮아졌다"며 "은행별 수익성이 다소 하락하더라도 완만한 성장 그리고 리스크 관리를 통해서 자본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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