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17일 07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실 그동안 '무근본'이라는 말은 임원 회의에서 금기어였는데 요새는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었죠."최근 만난 롯데GRS 관계자는 요즈음 젊은층 사이에서 롯데리아 '무근본 마케팅'이 인기이지 않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답했다. 벗어나고 싶어했던 이미지가 오히려 특색이 됐다.
근본(根本). 사물의 본질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젊은층 사이에서는 근본 있다와 근본 없다를 판단하는 일종의 '밈(meme)'으로 사용되고 있다. 근본이 없으면 역사가 짧은 것은 물론 기초가 없고 특징이 없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유통업계에서 근본론 논쟁이 뜨거웠던 곳 중 하나는 롯데리아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순수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맥도날드나 버거킹이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우엉버거, 라이스버거, 라면버거 등을 출시해 왔다.
실험적인 시도에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이게 햄버거인지 라면인지 모르겠다는 근본 없다는 반응부터 도전 정신은 높게 산다는 응원까지 제각각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롯데리아의 '무근본' 전략에 소비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전주비빔라이스버거',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 '왕돈까스 버거' 등 이름만으로는 상상이 잘 가지 않는 햄버거들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주비빔라이스버거와 왕돈까스 버거 두 제품의 한달 누적 매출은 100억원 이상을 기록했고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는 품절됐다.
뿌리가 없다는 말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도 볼 수 있다. 한 유튜버가 롯데리아 버거를 시식한 후 "롯데리아 하면 뭡니까? 근본 없는 맛. 근본이 없기 때문에 계속 변화할 수 있는 맛"이라는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다.
취향이 아닐지라도 새로운 햄버거를 계속 출시한다는 이미지는 소비자들로부터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입소문과 함께 롯데리아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호기심 자극이 결국 판매량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사실 롯데리아가 이색 버거로 사랑받기까지는 숱한 도전과 시도가 있었다. 공들여 내놓은 제품에 근본이 없다는 피드백을 마냥 유쾌하게 받아들이기는 어렵지 않은가.
롯데리아는 치열한 아이디어 회의와 사전 테스트를 진행해 제품을 출시했다. 명확한 타깃을 선정했고 고객들의 반응을 이끌었다. 인기를 얻은 왕돈까스 버거는 처음부터 20~30대 남성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한 메뉴다.
여러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무근본이라는 꼬리표는 오히려 롯데리아의 상징이 됐다. 롯데리아의 다음 목표는 독창적인 메뉴로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는 것이다. 미국 외식 박람회에서 전주비빔라이스버거를 소개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소비자들을 놀라게 할 롯데리아의 신메뉴와 근본 있는 성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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