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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톺아보기] ‘모태 강자’ 에코프로파트너스, 성장금융도 도전한다③그룹·민간 출자로 기반 다진 후 KVIC 콘테스트 3승…펀드 대형화 시동

최윤신 기자공개 2024-07-29 08:03:45

[편집자주]

에코프로파트너스는 에코프로그룹 창업자인 이동채 전 회장의 의지에 따라 설립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이다. 지방의 환경·에너지·제조기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차별화된 정체성을 가지고 CVC로서 갈 길을 명확히 가리키고 있다. 에코프로파트너스는 약 25년 전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대기업집단이 된 에코프로그룹이 후배 기업들을 위해 실천하는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의 주체다. 여기에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첨병’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설립 4년만에 2000억원의 운용자산(AUM)을 모았는데, 더 빠른 성장을 예고했다. 에코프로파트너스의 정체성과 걸어온 길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항로를 비춰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4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파트너스는 올 들어 운용자산(AUM) 확대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만 1000억원 이상의 펀드레이징이 예상된다. 2020년 7월 설립 이후 4년만에 AUM 2000억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트렌드 쫓기’에 열중하기보다 비수도권 소부장 투자에 전념하는 뚝심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놀라운 성장 속도다.

처음부터 펀드레이징이 탄탄대로 였던 건 아니다. 그룹사의 적극적인 출자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목표에 공감하는 출자자들을 중심으로 펀드를 꾸준히 만들었지만 모태펀드 등 주요 출자사업의 자격을 따내는 게 만만치 않았다.

최근 펀드 운용을 통해 ‘실력’을 입증하며 위상이 달라졌다.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당당히 복수로 GP 자격을 따내며 VC업계의 이목을 한몸에 받는 CVC로 거듭났다. 이어 한국성장금융의 출자사업에도 도전장을 내며 ‘콘테스트 강자’로서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향후 더 적극적인 펀드레이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그룹 적극 지원, 프로젝트펀드로 성과

2020년 7월 설립된 에코프로파트너스가 마수걸이 펀드레이징에 성공하기까지는 약 9개월이 걸렸다. 100억원 규모로 만들어진 첫 펀드 ‘포항아이스퀘어그린테크제1호벤처투자조합’에는 에코프로를 비롯한 에코프로그룹 가족회사가 가장 많은 비율로 출자했고, 포항테크노파크, 아이엠뱅크(옛 DGB대구은행) 등 ‘지역 활성화’에 뜻을 같이한 출자자들이 자금을 보탰다.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들도 십시일반 자금을 냈다.

이후 에코프로그룹의 적극적인 출자로 꾸준히 펀드를 만들었다. 다만 펀드 규모를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에코프로 그룹사들은 모두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며 설비투자(CAPEX)에 본격 나서고 있기 때문에 출자금을 늘리긴 어려웠다.

에코프로파트너스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경우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하며 투자하는 전략으로 나섰다. 아이스퀘어 ESG 조합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펀드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프로젝트펀드는 대부분 그룹사의 출자보다는 외부 민간 출자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재훈 대표가 직접 발로 뛰며 출자자를 모았다.

펀드 규모를 키우기 위해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 지속적으로 도전했다. 2022년 1차 정시에서 멘토기업 매칭 출자사업과 그린뉴딜 분야 등에 지원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노렸다. 5월 수시 출자사업에서 지역투자에 방점을 둔 지역엔젤징검다리 분야 대전·충남·충북·세종 펀드 운용사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110억원 규모의 아이스퀘어 충청 엔젤징검다리 조합 1호를 결성했다.

적극적인 공동운용(Co-GP) 전략을 펼치며 AUM을 늘려갔다. 2022년 말 신한캐피탈과 만든 125억원 규모의 신한-아이스퀘어 벤처투자조합 제1호가 시작이다. 이듬해 7월에는 동일한 규모의 2호 조합도 결성했다. 8월에는 이수창업투자와 손잡고 120억원 규모의 대구 이수-에코 에이비비(ABB) 벤처투자조합을 만들기도 했다. 이를 통해 AUM을 약 1000억원 수준까지 늘렸다.

*는 공동운용(Co-GP) 펀드

◇지역혁신·루키리그 펀드 결성 완료…현대차증권 손잡고 최대 펀딩 도전

콘테스트에서 두각을 나타낸 건 올해부터다. 그간 작은 펀드들을 통해 진행해온 투자 이력 등이 VC업계에서 본격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하며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배터리 리사이클링기업 성일하이텍 회수를 통해 ‘잭팟’ 사례를 만든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재훈 대표이사는 “지난 3년간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해나가고 있다”며 “짧은 업력에 비해 좋은 회수실적이 나오면서 출자자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파트너스는 지난 2021년 10월 첫 블라인드펀드인 ‘포항아이스퀘어 그린테크 제1호 벤처투자조합’과 첫 프로젝트펀드인 ‘아이스퀘어 ESG 제1호 조합’을 이용해 성일하이텍에 약 40억원을 투자했다. 성일하이텍은 에코프로파트너스의 투자 유치 후 1년여만에 상장했고, 이후 주식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다. 에코프로파트너스는 6개월의 락업을 걸었는데, 지난해 높은 멀티플로 회수에 성공했다. 회수 IRR은 148%에 달한다.

성일하이텍 회수 이후 에코프로파트너스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출자사업에서의 연전연승이 이를 방증한다. 올해 3월 한국벤처투자가 진행한 '전북·강원 지역혁신 벤처펀드' 출자사업의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데 이어 1차 정시에서 루키리그 GP자격까지 따 냈다.

특히 루키리그 운용사 자격 선정은 의미가 깊다. 2023년까지 루키리그에는 3년이내의 업력을 가진 운용사만 지원할 수 있었다. AUM 요건도 500억원 이하였다. 그런데 올해부터 지원자격이 설립 5년이내·AUM 1000억원 미만으로 바뀌며 에코프로파트너스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이번 출자사업에 펀드 결성 규모와 주목적 투자분야 등을 직접 제안하도록 한 점도 에코프로파트너스엔 호재였다. 비수도권 소부장 기업 투자에 가진 강점을 적극 어필한 게 GP 자격을 따낼 수 있었다. 루키리그에서 가장 큰 규모(300억원)의 펀드를 제안하면서 펀드의 70% 이상을 2차전지기업에, 40% 이상을 지방 기업에 투자한다는 주목적 범위를 내새웠다.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은 펀드는 현재 결성을 마친 상태다. 170억원의 에코프로전북-강원지역혁신벤처투자조합과 300억원의 에코프로이차전지벤처투자조합을 최근 결성했다. 다수의 운용사가 펀드레이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빠르게 펀드 결성에 성공한 만큼 향후 출자사업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에코프로파트너스의 높아진 위상은 비단 모태펀드에만 한정된 게 아니다. 민간 출자자들로부터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올해 4월에는 민간LP의 출자만으로 347억원 규모의 '에코프로 오픈이노베이션조합 1호'를 결성하기도 했다. 이차전지와 친환경 미래산업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으려는 기업들이 대거 LP로 참여했다. 올 들어 결성한 펀드 3개의 약정총액은 817억원에 달한다.

에코프로파트너스는 펀딩에 고삐를 죄고 있다. 현재 현대차증권과 Co-GP로 전라북도 벤처펀드 출자사업 2차전지 분야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해당 펀드는 성장금융투자 출자사업과 매칭을 통해 키울 계획이다.

이달 초 한국성장금융투자 기술혁신전문펀드 5호 지역산업활력(전북·충남) 분야에도 제안서를 냈다. 경쟁률은 3대 1이다.성장금융 출자사업에서도 GP 자격을 따내면 에코프로파트너스는 올해 양대 정책출자기관인 모태펀드와 성장금융을 모두 석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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