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민자사업 점검]'신분당선' 두산건설, 수익성 부진에 '서부선' 착공할까2019년 이후 토목 누적 영업손실 1256억, 우협 지위 포기 가능성
이재빈 기자공개 2024-07-25 07:46:31
[편집자주]
공사비 상승 여파가 사회기반시설(SOC) 조성 사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가뜩이나 이익률 낮은 토목 분야 수익성 악화 탓에 건설사들은 사업 지속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위례신사선 등 이미 사업 시행자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민자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4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건설은 국내 최초 민자사업으로 조성된 철도인 신분당선 프로젝트를 주간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민자사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외자를 유치해 조성된 천변도시고속화도로도 두산건설이 주간한 프로젝트다. 회원사(비주간사) 자격으로도 다수의 민자사업에 참여해 트랙 레코드를 쌓은 두산건설은 현재 서부선 도시철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다만 토목 부문의 수익률은 적자가 지속되는 중이다. 2020년 이후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누적 적자는 1256억원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의 30%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토목 부문 수익률이 부진한 만큼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는 서부선 민자사업을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내 최초 철도 민자사업 주간, 회원사 자격으로도 다수 사업 참여
두산건설의 주요 민자사업 트랙 레코드는 신분당선이다. 2002년 두산건설의 제안으로 시작된 신분당선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민자사업을 통해 조성된 철도다. 현재 서울시 강남구 신사역부터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역까지 구간이 두산건설 주간으로 건설돼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 강남역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역 사이 18.5㎞ 구간 철도 조성 사업에는 2002년 5월 불변가격 기준 1조169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공사기간은 2005년 7월부터 2011년 12월까지다.
두산건설은 신분당선 1단계 구간 개통 후 꾸준히 연장공사를 제안해 민자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서울시 용산구 용산역부터 광교역까지 총 40㎞에 달하는 민자철도사업을 주간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정자역과 광교역을 잇는 연장 12.8㎞ 구간은 2006년 5월 기준 사업비는 1조255억원으로 책정됐다. 2011년 2월 착공해 2016년 1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강남역과 서울시 용산구 용산역을 잇는 구간은 현재 일부만 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용산 미군기지 반환 건으로 인해 착공이 지연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당국과 두산건설은 서울시 강남구 신사역까지 이어지는 일부 구간만 먼저 공사를 진행해 운영하고 있다. 용산역으로 연장하는 공사는 2026년 착공 예정이다.
대전~천변 고속도로도 두산건설이 주간한 주요 민자사업 중 하나다. 당시 기준 총 사업비 1818억원을 투입해 대전광역시 유성구 원신흥동과 대덕구 와동을 잇는 고속도로를 조성했다.
국내 첫 외자유치 민자사업으로 관심을 모았던 프로젝트다. 1999년 일본으로부터 130억엔(당시 기준 한화 약 1400억원)을 사업자금으로 조달했다. 공사는 2001년 12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진행됐으며 총 사업비는 당시 기준 1818억원이다.
두산건설은 회원사 자격으로도 다수의 민자사업에 참여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회원사 자격으로 참가한 주요 민자사업은 △서울 경전철 우이~신설선 △서울~문산 고속도로 △부산신항 제2 배후도로 △서울 경전철 신림선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등이다.
◇매출의 30%는 손실로 이어져, 동북선 민자사업 포기 이력도
다수의 민자사업에 주간 및 비주간으로 참여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관련 공사를 수행하는 토목 부문의 이익률은 저조하다. 지난해 두산건설 토목 부문의 연결기준 매출은 1978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576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토목 부문의 이익률 부진은 2020년부터 지속되고 있다. 2019년 226억원이었던 토목 부문 영업이익은 이듬해부터 적자를 지속했다. 영업손실액은 2020년 8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104억원, 2022년 568억원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4년간 누적된 토목 부문 영업손실액은 1256억원에 달한다.
매출 대비 영업손실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2020년 0.17%에 그쳤던 매출액 대비 영업손실액은 2021년 2.76%, 2022년 26.08%로 확대됐다. 지난해 수치는 29.1%로 나타났다. 매출의 30% 가까운 금액이 적자로 이어진 셈이다.
부진하고 있는 토목 부문과 달리 전사 영업이익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건설의 전사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마지막 해는 마이너스(-) 7억원을 기록했던 2018년이다. 2019년에는 6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3.71%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5.96%로 대폭 개선됐고 지난해에도 3.55%를 달성하며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토목 부문의 이익률 부진이 지속되면 두산건설이 추가 민자사업의 진행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재무건전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사를 진행할 수록 손실을 보는 토목 위주 민자사업에 참여할 유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이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는 민자사업은 서울 서부선 도시철도다. 서울시 은평구 새절역과 동작구 여의도역, 관악구 서울대입구역을 잇는 총연장 16.2㎞ 규모 민자사업이다. 2021년 6월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당초 2023년 착공 예정이었으나 주무관청인 서울시와 공사비를 두고 이견이 발생하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최근 공사비 문제로 우선협상대상자가 사업을 포기한 위례신사선과 비슷한 상황이다. 위례신사선 역시 서울시가 주무관청이었고 공사비의 급격한 상승 이전인 2020년 1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됐다.
두산건설이 실제로 민자사업에 참여했다 발을 뺀 이력이 있는 점도 서부선의 포기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앞서 두산건설은 2019년 5월 서울 경전철 동북선 공사계약을 해지했다. 출자금과 금융 조건 등 재무적인 조건을 검토한 결과 자금 조달에 부담이 있고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민자사업을 기획·추진하는 토목사업본부 직원도 감소하는 추세다. 2019년 360명이었던 토목사업본부 직원 수는 지난해 말 305명으로 줄었다. 1분기 말 기준 직원 수는 303명으로 집계됐다. 약 4년 새 토목사업본부 직원 수가 15.83% 감소한 셈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서부선 민자사업과 관련해서는 담당부서가 주무관청과 사업비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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