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주총 돋보기]'대표 해임안' 낸 미디어젠 대주주, 경영권 분쟁 장기화구주 매각 무산, 내년 정기 주총일까지 갈등 조짐
양귀남 기자공개 2024-08-02 08:51:39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0일 12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디어젠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미디어젠 최대주주 쪽에서 기존 경영진 측이 선임한 대표 해임안을 상정했다. 지분 매각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자 직접적으로 회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디어젠은 다음달 8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이번 임시주주총회는 주주측 제안으로 열리며 핵심은 송민규 대표의 해임과 관련된 안건이다. 이외에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을 상정했다.
현재 미디어젠은 경영진과 최대주주 측이 분리돼 있는 기형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기존 경영진이었던 고훈 전 미디어젠 대표 측이 이사진은 장악하고 있지만, 최대주주는 키맥스로 한 지붕 아래 두 주체가 갈등을 빚고 있다.
키맥스 측이 특별관계자인 케이엠엑스, 아로마사이언스의 지분을 포함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총 127만4000주다. 지분율로 환산하면 27.19%다. 고훈 전 대표 측의 지분은 122만7548주, 26.2%를 보유하고 있다. 키맥스는 지난 2020년부터 미디어젠의 지분을 꾸준히 늘렸고, 지속적으로 매수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최대주주가 변경된 직후 분쟁이 본격화됐다. 정기주주총회에서 고훈 전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이 부결됐다. 최대주주 측이 주도권을 잡는 듯했지만 고훈 측 인사인 송민규 이사가 대표로 선임되면서 경영권은 기존 경영진에 남게 됐다. 이후 공시에 따르면 재차 대표이사 변경을 추진했지만 기존 경영진의 반대에 막혀 이사회에서 부결됐다.
이후 최대주주 측은 부침을 겪었다. 당초 최대주주에 오른 뒤 지분을 올해 8월까지 이티홀딩스와 지담투자조합, 다솜투자조합에 매각할 예정이었다. 계약은 키맥스가 주식매매계약 지위 이전 약정을 맺은 앨터스투자자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계약이 완료되기 전에 재무적투자자(FI)로 유치했던 지담투자조합이 이탈했다.
당시 주주총회에서 미디어젠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점이 문제가 됐다. 전체 계약이 삐걱거리면서 앨터스투자자문은 계약의 완료일을 내년 정기주주총회일까지 미뤘다. 지담투자조합이 인수하기로 했던 지분은 이티홀딩스가 인수할 예정이다. 빠르면 올해 8월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경영권 분쟁이 해를 넘기게 된 셈이다.
지분 양수도계약의 교통정리가 마무리되자 최대주주 측은 재차 기존 경영진 측을 두들겼다. 지난 6월 주주총회소집을 요구하면서 정관 변경, 신규 이사 선임, 송민규 대표 해임의 건을 상정했다. 신규 사업 목적 추가까지 예고하면서 매각 전까지 회사를 직접 경영하려는 모양새다.
안건 통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관 변경과 대표이사 해임의 건 등은 특별결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는 등 요건이 까다롭다. 기존 경영진 측의 지분도 상당한 만큼 임시주총소집을 요구한 주주 측에서 요건을 채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갈등은 지분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전일(29일) 미디어젠 공시에 따르면 키맥스의 특별관계인인 케이엠엑스가 미디어젠을 대상으로 회계장부 등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내부와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마찰이 일어날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디어젠 관계자는 "주주제안으로 주총 소집을 요구해서 받아줬다"며 "최대주주가 경영에 추가적으로 개입하려는 것인지는 정확하게는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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