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밸류업 점검]가보지 못한 길…ROE 10% 목표에 담긴 의미⑧자본 활용 전략 대전환 예고…전 계열사 수익성 개선 특명
고설봉 기자공개 2024-08-06 14:00:45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신한금융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1일 07:3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이 발표한 밸류업 전략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다. 신한금융은 ‘ROE 10%, 주주환원율 50%, 자사주 5000만주 소각’ 목표를 제시했다. 기업가치를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그동안 신한금융은 ROE 10%의 벽을 넘어본 적이 없다. 현 수준의 자본력과 이익창출력 측면에서신한금융이 ROE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 총자본 대비 순이익률을 평가하는 ROE는 순이익 극대화와 자본 효율성이 동시에 개선돼야 높일 수 있는 지표다.
◇8% 이하로 저하된 ROE…10년간 최대치는 8.9%
최근 10년 신한금융 ROE를 살펴보면 2015년 7.69%를 시작으로 2016년 8.90%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까지 8% 중후반대로 유지됐다. 2020년 7.55%로 크게 저하된 뒤 2021년 8.30%로 회복됐다. 2022년 8.90%로 또 다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7.95%, 2024년 1분기 말 7.77%로 내려왔다.
ROE가 정점을 찍은 2016년과 2022년은 순이익 측면에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직전 년도 대비 외형이 크게 성장하면서 순이익이 극대화된 시점이었다. 전년 대비 순이익 증가율은 2016년 17.22%, 2022년 15.50%를 각각 기록했다. 최근 10년 전년 대비 순이익 증가율 10% 이상을 기록한 회계연도는 총 3번인데 2016년이 가장 높았다.
다만 2016년과 2022년 자본현황은 크게 달랐다. 신한금융 총자본은 2015년 이후 2019년까지 30조원 초중반대에서 매년 조금씩 성장해 40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조원 중반대에서 3조원 중반대로 서서히 늘었다. 총자본 증가세가 매년 비슷하게 유지된 가운데 일시적으로 2016년 순이익이 크게 늘면서 ROE가 상승했다.
2022년 상황은 달랐다. 2020년 신한금융은 글로벌 사모펀드들로부터 대규모 유상증자를 받았다. 3조원 가까운 자본금이 신규 유입되면서 총자본 규모가 일시에 커졌다. 그러나 자본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면서 효율성이 낮아졌고 순이익은 자본 증대에 맞춰 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2020년과 2021년에 걸쳐 벌어졌다.
이에 따라 2020년과 2021년 신한금융 ROE는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 약 2년여의 진통을 겪은 뒤 증대된 자본활용에 대해 고심한 신한금융은 은행 중심의 대출자산 성장세를 통해 2022년 순이익을 크게 늘렸다. 이를 통해 ROE가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2024년 1분기 말 현재 신한금융 총자본은 2022년 말 대비 11.02% 증가한 56조7656억원을 기록 중이다. 2015년 말 대비 2019년 말 총자본 증가율 31.8%,2019년 말 대비 2021년 말 총자본 증가율 18.14% 등과 비교해 최근 총자본 증가세가 다시 완정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이익창출력은 성장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순이익 증가율은 2015년 대비 2019년 49.9%, 2019년 대비 2022년 18.09%, 2022년 대비 2023년 마이너스(-) 5.91% 등 예년에 비해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해 ROE는 7.95%로 떨어졌고 2024년 1분기 말 7.77%를 기록 중이다.
◇계열사별 자본활용 성과평가 강화
ROE 10%는 이익창출력 극대화와 자본효율성 강화가 맞물려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이익을 창출해 주주환원 재원인 이익잉여금을 많이 쌓고 다시 이를 배분하는 방식에서 총자본을 줄일 수 있는 자사주 소각에 나서야 한다. 이 과정에 계속되면 자연스럽게 주주환원율도 상승한다.
2027년 말로 기한이 정해진만큼 신한금융은 올해부터 매년 계속해 이익창출력을 높여야 한다. 동시에 매년 자사주 소각에 따라 총자본이 줄어드는 것을 상쇄하면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CET1비율을 13% 이상 유지하기 위해선 자산성장과 자본활용에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신한금융이 현재 수준의 총자본을 유지한다면 순이익 증대 목표는 2017년까지 29% 이상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4조4000억원대 순이익 규모를 최소 5조7000억원 중후반대로 늘려야 하다. 다만 순이익이 증가하는만큼 자본도 늘기 때문에 실제 매년 순이익 증가세는 더 가팔라져야 한다.
결과적으로 ROE 10% 목표는 신한금융의 미래지속가능성장 비전이 현실화 될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약점으로 평가받았던 자본의 효율적 관리에 성공함과 동시에 수익성을 현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경영혁신이 단기에 성과를 내야한다.
현재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영혁신을 단행했다. 리딩뱅크 지위 회복을 위해 자산성장 속도를 높이고 경영효율성을 개선하고 있다. 이를 전 계열사에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 및 자회사별 순이익 목표 배분 등을 통해 각 계열사 총자본에 맞는 수익 규모를 관리할 계획이다.
그동안 각 계열사에 대한 강력한 실적 압박이 다소 주춤했지만 이번 밸류업 공시를 통해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자본의 효율적 관리와 활용을 새로운 경영목표로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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