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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유동성 점검]요기요, 단기지급능력 갖췄지만 '적자 지속' 변수[딜리버리]⑧유동비율 100% 넘겼으나 보유현금 감소세…손실타개책 수립 필요

박동우 기자공개 2024-08-09 07:54:11

[편집자주]

'티메프(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계기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 전반의 재무건전성을 살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큐텐그룹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가 잇달아 경영난에 처한 근간에는 자금 여건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THE CFO는 종합 온라인몰, 딜리버리, 패션, 여행, 중고거래 분야에 속한 주요 이커머스 기업 20개사의 유동성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2일 15:1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달앱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이하 요기요)은 단기채무에 대한 현금지급능력을 갖췄지만 불안요인이 내재돼 있다. 유동비율이 100%를 상회하고 단기성차입금 대비 유동성 규모 역시 13배가 넘는다. 하지만 2년째 보유현금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가용자금은 2500억원에서 800억원으로 줄었다.

자금이 소진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과제가 대두됐지만 '적자 지속'이라는 변수가 문제다. 배달 플랫폼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시장점유율이 하락했고 업계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영업손실, 순손실 등으로 본업에서 현금을 확보하기 녹록찮은 만큼 실적 적자타개책 수립이 '관건'이다.

◇유동성, 3년만에 '2500억→800억'…실적악화 국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요기요가 보유한 자금은 854억원이다. 현금성자산 849억원과 기타금융자산(정기예금) 5억원을 더한 금액이다. 여유자금 규모는 3년째 줄어드는 양상이다. 작년 말 유동성은 2022년 말 1476억원과 견줘보면 42.1%(622억원) 줄었고 2021년 말 2496억원 대비 65.8%(1642억원) 적은 수준이다.


여유자금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단기채무에 대한 현금지급력을 가늠할 수 있는 유동비율은 여전히 100%를 웃돈다. 유동비율이 105.7%로 유동자산(1701억원)이 유동부채(1610억원)보다 많다. 단기성차입금 대비 유동성 규모 역시 13.1배로 나타났다. 상환 만기가 1년 내 도래하는 차입잔액은 리스부채 65억원이 전부다.

다만 두 지표만으로 요기요의 재무 안정성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때문이다. 2022년(-1116억원)과 지난해(-655억원) 잇달아 영업손실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순손실이 2022년 865억원에서 2023년 4841억원으로 5배 넘게 불어났다. 특수목적법인(SPC)이자 모회사인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CDPI)를 역합병하면서 CDPI의 영업권에 대한 손상차손을 3940억원 인식한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유동성 변화를 제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게 불가피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943억원)에 이어 작년(-485억원)에도 유출을 시현했다. 운전자본 역시 보유 자금의 감소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업활동 관련 자산·부채 변동에 따른 현금 유출액이 2022년 151억원, 2023년 149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수료율 인하, 정산주기 단축…현금흐름 악영향 감수 불가피

미수금 증가로 인한 현금 유출이 두드러졌다. 2022년 200억원, 지난해 76억원의 감소를 잇달아 인식했다. 미수금은 결제대행사(PG)로부터 수취하는 앱 결제대금과 광고수수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요기요와 제휴한 PG 업체로는 △토스페이먼츠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NHN페이코 △지마켓(스마일페이) 등이 포진했다.


2023년 말 요기요의 미수금 잔액은 733억원으로 1년새 11.1%(73억원) 불어났다. 매출 2857억원 대비 25.7% 비중을 차지한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미수금이 330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3조4155억원과 비교하면 9.7% 규모에 그친다.

플랫폼에 입점한 외식 점주들에게 정산하지 않은 금액 등을 반영하는 미지급금은 1208억원으로 2022년 말 1174억원보다 2.9%(34억원) 늘었다. 영업활동 자산·부채 변동에서 미지급금 증가는 아직 자금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은 특성을 감안해 현금 유입으로 계상한다. 2022년 159억원, 2023년 30억원을 장부상 들어온 것으로 인식했다.


영업현금 유출분을 줄이려면 본업 손실부터 줄여야 하지만 수익성 증진책을 당장 시행하기는 어려운 여건이다. 업계 지위가 약화되며 시장입지 회복이 중요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올 3월에 쿠팡이츠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625만8400명으로 570만9500명을 기록한 요기요를 넘어섰다. 자연스레 시장점유율 2위에서 3위로 한 단계 내려앉았다.

요기요는 점주 풀(pool)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동시에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는 기조를 채택했다. 이달 1일 '상생'을 강조하며 기본주문 중개수수료를 12.5%에서 9.7%로 2.8%포인트 인하한 조치와 맞닿아 있다. 핵심 수익원 위축 가능성을 감수한 의사결정이다.


여세를 몰아 업주를 대상으로 정산주기를 단축하는 조치도 8월부터 시행에 돌입했다. 소비자들이 주문한 금액에서 △점주 부담 할인액 △주문중개 수수료 △배달대행 이용료 △외부결제 이용료 △광고상품 이용대금 등을 차감한 액수를 점주들에게 지급하는데, 정산하는 시점을 더욱 빠르게 앞당기겠다는 취지다.

줘야 할 대금의 지급을 최대한 늦추고 받을 돈은 신속히 회수하는 방향이 현금흐름 관리의 원칙이지만 시장지위 탈환이라는 과업이 더 우선시 되는 모양새다. 요기요는 기존에는 일주일간 매출을 합산한 금액을 점주들에게 입금했으나 이제 날마다 정산해 5영업일 이후 입금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일단위 정산 방식을 채택한 경쟁사와 보조를 맞추는 조치다. 우아한형제들은 3영업일, 쿠팡이츠는 4영업일 후 입점 사업자에게 정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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