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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세미콘은 지금]'LG 떼고 흔들' 기복 있는 매출, 안정화 언제쯤③LGD 공급망 진입 노바텍, 외부 고객 발굴 시급

김도현 기자공개 2024-08-12 07:48:16

[편집자주]

LG그룹에서 LX그룹으로 편입된 지 3년. 이 기간 LX세미콘은 여러 변화를 겪었다. 코로나19 국면 전후 경영환경,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 7년 만에 수장 교체 등이다. 2022년 처음으로 '2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 성과도 냈지만 매출처 다변화를 이뤄내지 못한 탓에 위기를 맞이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신성장동력 발굴도 여의치 않았다. 난국을 거쳐온 LX세미콘의 현실은 어떤지, 또 앞으로 나아갈 길은 어디인지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세미콘은 2020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분기 매출이 2000억원 내외였다. 같은 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3000억원대에 진입하면서 그해 '1조 클럽'에 가입했고 이듬해부터 분기마다 4000억원 이상 외형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LG에서 독립하는 과정에 LX세미콘(구 실리콘웍스)을 콕 집은 배경에 이같은 폭풍 성장이 있었다. LX세미콘은 현재 LX인터내셔널(구 LG상사)과 함께 핵심 '캐시카우'로 꼽히기도 한다.

다만 LG와 멀어지자마자 성장 절벽에 직면한 모양새다. 전방산업이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최대 매출처인 LG디스플레이와 관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면서 LX세미콘 비중을 줄여가고 있다. 이대로면 들쑥날쑥한 실적 탓에 제2의 도약을 이뤄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2022년 고점 찍고 주춤, 향후 사업 성과 불투명

LX세미콘은 LX그룹 편입 이후 사실상 첫 실적인 2021년 3분기 매출이 5000억 뛰어넘었다. 이후 2022년 상반기에는 6000억원에 임박한 매출을 기록했다.

이같은 상승세에도 우려스러운 점이 있었다. 지나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의존도였다. 전방산업 업황에 따라 기복이 불가피한 분야다. 그해 하반기만 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한 바 있다.
*단위 : 억원, *출처 : LX세미콘, *작성 : 더벨
지난달 발표한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4849억원, 561억원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실적으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한 2022년과 비교하면 부족하나 반도체 불황이 덮친 작년 대비 개선된 흐름이다.

특히 LX세미콘 주력 제품의 핵심 응용처인 스마트폰, TV 등이 비수기인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전방 고객의 신제품 효과가 옅게나마 남아있는 1분기보다도 좋은 성적을 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최근 10개 분기 중 LX세미콘이 가장 부진했던 시점은 2023년 3분기다. 이때도 매출이 4000억원을 상회했다. 이제는 아무리 힘이 빠지더라도 4000억원 이상을 벌 수 있는 힘이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애플 공급망 진출이 본격화하고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부가 가치가 높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비중이 급격히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하반기다.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하반기 신작 '아이폰16' 시리즈용 OLED 인증을 제때 받아 동반 상승의 기대감을 키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사실상 독점하던 LG디스플레이 DDI 공급망에 대만 노바텍이 진입했기 때문이다.

노바텍은 삼성전자에 이어 DDI 업계 2위다. 순수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으로 한정하면 세계 1위다. 중국, 대만 등 디스플레이 제조사와 긴밀하게 교류하다가 2022년 애플 협력사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다 이번에 LG디스플레이를 통해 아이폰 DDI를 처음 공급하게 됐다.

초반부터 노바텍이 LX세미콘만큼 많은 물량을 가져가기는 힘들겠지만 점차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추후 BOE 등과의 경쟁을 위해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다변화를 통한 단가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LX세미콘이 LG그룹에서 빠지면서 고집할 명분이 사라지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 속 증권가는 LX세미콘의 3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바텍 가세가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OLED 기반 아이패드에서도 LX세미콘은 쓴맛을 봤다. 당초 아이패드용 패널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는 LX세미콘 DDI를 활용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결과적으로 모두 삼성전자 칩이 채택됐다. 애플이 태블릿에서 OLED를 첫 적용하는 과정에서 정보기술(IT) 기기 경험이 많은 삼성전자에 몰아줬다는 후문이다. 차기작에서 만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렇게 되면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 내후년에도 LG디스플레이의 활약 여부와 별개로 LX세미콘은 롤러코스터 실적을 기록할 수밖에 없다. 갈수록 LG디스플레이가 이원화, 삼원화 기조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 참석한 고대협 LX세미콘 전무(왼쪽에서 2번째)와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오른쪽에서 2번째)

◇'삼성전자·디스플레이 동맹' 탈출구 될 수 있나

여러 부정적인 이슈에도 희망적인 요소도 있다. LG디스플레이 반대급부로 삼성디스플레이가 등장한 덕분이다.

LX세미콘과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초 차세대 DDI 공동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이는 LX그룹으로 넘어온 긍정 효과로 여겨진다. LG디스플레이가 그런 것처럼 삼성디스플레이도 매그나칩 등으로 DDI 조달처를 확대하는 추세다.

더불어 LX세미콘은 삼성전자와도 손을 잡았다. 과거 SK하이닉시스템아이씨, DB하이텍 등에 DDI 생산을 맡겼다면 이제는 삼성전자와 협력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LX세미콘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행사에 참석해 "8인치(200mm) 협업을 강화하고 12인치(300mm)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위탁생산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대목이다.

2023년 말 기준으로 3000억대 초반으로 축소된 현금성 자산이 올 상반기 말 기준 5000억원대를 회복한 점도 고무적이다. DDI 외 신사업 육성이 절실한 시점에서 실탄 확보는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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