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제약은 지금]신약개발 후유증 '재무부담', 캐시인 전략 '건기식·의료기기'②3년간 비용 급증, CB 등 외부조달 의존…오너개인 건기식 회사 흡수 '강수'
김형석 기자공개 2024-08-09 09:07:54
[편집자주]
80년 전통의 중견 제약사 유유제약. 수많은 제약사의 흥망성쇠에도 위탁생산(CMO) 능력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1990년대엔 국내서 생소하던 개량신약에 뛰어들며 세계 최초 골다공증 복합 치료제 '맥스마빌'을 내놓기도 했다. 부친의 레거시인 R&D 역량은 3세 승계를 한 유원상 대표 체제로 넘어오며 '바이오 신약'이라는 혁신투자 이어졌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 유 대표는 신약 실패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그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더벨은 유유제약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유제약이 신약개발에 드라이브를 건지 3년. 10년이라는 통상의 시간을 지나지도 않았지만 중소형 제약사가 감당하기엔 무리가 따랐다. 막대한 신약개발 비용은 재무 부담으로 이어졌다. 부족한 연구개발(R&D) 자금을 마련키 위해 전환사채(CB) 의존전략을 펼칠 정도였다.신약개발이 실패로 돌아간 지금 유유제약은 캐시카우 확보 전략을 고민한다. 외부 자금조달을 최소화해 부채를 줄이고 안정적인 이익 확보로 향후 신약개발 재추진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미래 캐시카우로 지목한 분야는 건강기능식품과 의료기기다. 합병과 사업 재편을 통해 두 사업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FCF 순유입 전환에도 여전한 차입의존도, 현금 확보 절실
유유제약의 올해 3월 말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4억8000만원 순유입으로 집계됐다. 2020년 이후 지속된 순유출이 3년여 만에 작게나마 플러스로 전환했다. 현금성자산은 271억원으로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 규모 203억원을 웃돌았다.
보기엔 넉넉해보이는 캐시 전략이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부담의 그림자도 보인다. 부채비율은 55.2%로 2020년 24.7%보다 두 배 이상 상승했다. 10% 미만이던 차입금 의존도 역시 20.3%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외부적으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차입 확대를 통해 부족한 자금을 메우고 있는 셈이다.
차입금 의존도가 심화된 건 신약개발에 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하락한 탓이다. 별도기준 2019년 6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유유제약은 이듬해 40억원으로 흑자폭이 줄었다. 이후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R&D 비용은 급격히 늘었다. 2019년 22억원이던 R&D 비용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47억원, 2022년 98억원, 2023년 82억원으로 늘었다. R&D 비용 증가폭과 비례해 이익이 감소했다.
적자에 따른 부족한 자금은 CB 발행을 통해 메웠다. 2020년 100억원의 CB를 찍은 데 이어 2021년 300억원, 지난해엔 245억원의 CB를 발행했다.
지속된 재무 부담과 실적 악화는 기업가치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6일 종가 기준 유유제약의 시가총액은 765억원이다. 2021년 초반 신약개발 기대감에 시총이 1522억원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고점 대비 절반 수준이다.
◇관계사 합병 및 조직개편, 건기식 매출 1년 새 12% 성장
외부 자금조달에 한계를 체감한 유유제약은 최근 판관비 감축과 함께 캐시카우 확보에 나서고 있다. 건기식과 의료기기가 대표적인 사업이다.
유유제약은 지난해 7월 관계사인 유유건강생활을 흡수합병했다. 유유건강생활은 유유제약 오너인 유원상 대표이사가 지분 100%로 2013년 설립한 회사다. 오너 개인 회사를 흡수하면서 신규 수익 기반을 만든다는 포석이었다.
유유건강생활은 체지방 감소 건기식인 '포모라인L112'를 주력으로 의약외품과 액상차, 과·채 가공품 등의 상품을 온라인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유유네이처'로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국내외 건기식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합병 이후 세부적인 건기식 확장 전략도 추진했다. 곧바로 이커머스본부를 신설하고 건기식 유통라인을 재정비했다. 이커머스 영업마케팅팀과 OEM 및 ODM팀으로 구성된 이커머스본부는 유유건강생활의 기존 역할을 승계하며 전략을 다각화는 역할을 맡았다.
올해 3월엔 사업목적에 의약품과 의약외품, 건강식품 판매대행 서비스업 등을 추가하며 본격적인 건기식 제조와 유통 사업을 추진하는 포석을 갖췄다.
이 같은 노력에 유유제약의 건기식 관련 매출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건기식 매출은 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3%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총 매출이 2.59% 감소한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다.
뚜럿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의료기기 사업 역시 유유제약이 향후 성장을 기대하는 사업이다. 유유제약의 의료기기 사업은 유유테이진과 유유메디컬스 두 회사를 통해 추진하고 있다.
유유테이진은 2006년 일본의 테이진파마(Teijin PharmaLtd)와 조인트벤처(JV)로 설립한 회사다. 현재 유유제약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50%다. 산소발생기 렌탈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12억원, 순이익은 4억원이다. 유유제약은 과반수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간의 별도의 계약상 약정이 없어 연결기준 수익으로 포함하고 있다.
유유메디컬스는 2020년 유유제약 설립한 자회사다. 현재 유유제약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후 유유제약의 의료기기팀을 이전했다. 현재 주력 사업은 자동심폐인공소생기인 LUCAS 3를 비롯해 CPR 기기를 유통·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3억원이다. 전체 매출액의 3.17% 수준이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건기식과 의료기기 사업은 향후 안정적인 규모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히 이커머스를 비롯한 건기식 사업은 유원상 사장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 본격적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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