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유유제약, R&D 공백 메울 묘수 '건기식' 사업목적에 건기식 대행 서비스 추가, 의약품 매출 부진 만회
김형석 기자공개 2024-03-11 09:34:2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8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한 유유제약이 건기식 등 신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열을 갖추고 있다. 기존 의약품 판매가 부진한 데 따라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연구개발(R&D) 비용을 마련키 위한 묘수로 건기식을 보고 있다.◇신사업에 건기식 추가…매출 신장 추진
유유제약은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의약품과 의약외품, 건강식품 판매대행 서비스업 등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을 의결한다. 사업목적 변경 사유는 신규사업 진출이다.
사업목적에 건기식이 포함된 건 흡수합병한 유유건강생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유유제약은 지난해 7월 관계사인 유유건강생활을 흡수합병하며 이커머스본부를 신설했다. 해당 본부는 이커머스영업마케팅팀과 OEM 및 ODM팀으로 구성됐다.
유유건강생활은 의약외품, 액상차, 과채 가공품 등을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했다. 주요 제품에는 체지방 감소 건기식인 '포모라인L112' 등이 있다.
유유건강생활의 흡수합병 이후 건기식 관련 매출은 성장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건기식 매출은 225억53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87%(14억5000만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력 사업인 의약품 매출이 3.24%(24억6100만원)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이다.
◇ 영업이익 흑자 전환했지만 판관비 감축 등 재무적 성과 불과
유유제약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으로 1.2% 감소한 137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억2203만원이다. 전년도 5억9211만원 적자를 낸 걸 감안하면 흑자전환은 이룬 셈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53억원으로 전년 대비 21.3% 손실폭이 확대됐다.
매출 감소와 당기순손실 확대에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 건 판매비와 관리비를 비롯한 비용 감축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판관비는 10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4%(18억원) 줄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재고자산평가손실 환입이 3억2173만원 발생했다. 1년 전 재고자산평가손실이 7억8743억원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재고자산에서 11억원 이상 비용을 줄였다. 광고선전비는 33억8150만원을 지출해 전년 동기 대비 37.93%(20억6638만원) 감축했다.
판관비 감축은 최근 빠르게 증가하던 R&D 비용 집행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R&D 비용은 72억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추산한 지난해 R&D 비용은 96억원으로 2022년(98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당기순손실 확대는 결국 매출 부진 영향이 크다. 지난해 매출 감소는 최근 10년간 매출 성장과 대조된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유유제약의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9.4%였다.
신약 개발에도 추가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 주력 파이프라인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YP-P10'다. 해당 물질은 미국 임상1/2상 결과 1차 평가 지표인 각막염색지수와 안구불편감이 위약 투여군과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
뒤이어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탈모치료제를 낙점한 상태다. 두타스테리드 성분 탈모치료제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아보다트'의 크기를 3분의 1로 줄여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개량신약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박노용 대표 연임…유원상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 유지
이번 주총에서 박노용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 안건도 의결한다. 임기는 2년이다.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직도 연임한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된다. 2022년 3월 이전에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3명 등 4명 체제였다. 이후 박 대표가 경영지원본부장(상무)로 재직하던 지난 2022년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현 체제로 바뀌었다.
박 대표는 폴란드 바르샤바 경제대에서 MBA를 졸하고 대우그룹과 경영 컨설팅펌 거쳤다. 2001년 유유제약에 입사해 기획, 재경, 홍보/IR, 전산, 구매, 수출 등 부서를 관할했다. 2014년부터 CFO(재무최고책임자)를 맡고 있다.
박 대표의 연임이 확정되면 유유제약은 오너 3세인 유원상 대표와 박 대표의 각자대표 체제가 유지된다. 유 대표는 국내외 R&D, 영업마케팅, 신사업 개발을, 박 대표는 생산과 재무 등 경영관리 전반을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부진으로 업계에선 유유제약이 지난해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상황에서도 판관비 감축을 통해 영업 흑자를 기록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지속된 영업 실적 악화를 자금조달로 막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신사업 등에서 매출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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